[Opinion]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도서/문학]

글 입력 2021.09.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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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형제를 사랑함으로 사망에서 옮겨 생명으로 들어간 줄을 알거니와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사망에 머물러 있느니라.”

 

- 요한 일서 3장 1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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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가 1881년부터 1년에 걸쳐 저술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톨스토이는 이 소설을 통해 그의 기독교 신앙, 그리고 그것이 가진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 이 작품은 현대에 이르러서는 메마르고 삭막한 현대인들에게 사람이 과연 무엇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주인공인 시몬은 구둣방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가난했던 살림의 그는 겨울이 다가오자 새로운 외투를 만들기 위해 농부들에게 빌려주었던 5루블의 돈을 수금하러 길을 떠난다.

 

큰마음을 먹고 떠난 길에서 만난 농부들은 돈이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고, 결국 시몬은 속이 타서 외상값을 받지 못한 채로 집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던 길에 시몬은 벌거벗은 몸으로 교회 벽에 기대앉은 창백한 얼굴의 사람을 발견한다.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는데 남자를 데려가면 일이 복잡해질 것이 뻔해 고민하던 시몬은, 결국 인간으로서의 따뜻한 마음을 외면하지 못하고 그를 데려가게 된다.

 

당연히 그의 아내 마트료나는 외상값도 받지 못하고 이상한 남자를 데려온 시몬을 크게 질책한다. 그러나 시몬이 ‘당신의 마음에는 하느님도 없소?’라고 묻는 말을 듣고, 미하일의 얼굴을 보자, 그의 아내 역시 마음이 녹아내린다.

 

이런 마트료나의 반응을 보고 무뚝뚝한 표정을 유지하던 미하일 역시 미소지었다. 결국 미하일은 시몬의 집에서 구두 수선 일을 맡으며 훌륭한 보조로 성장하게 된다. 이상하게도 그는 평생 구두 일을 한 사람처럼 능숙하게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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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점점 잘 풀리고, 평온한 나날이 이어지던 어느 날, 엄청난 부자가 찾아와 1년간 신어도 절대로 뜯어지지 않으며 모양도 변하지 않을 장화를 주문한다.

 

그는 20루블이나 하는 고급 가죽을 건네며 소리를 치고 돌아간 부자를 보며 시몬은 미하일에게 장화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미하일의 실력이 좋았기 때문이다.

 

미하일은 자신만만하게 작업에 들어가고, 시몬은 안심한다. 그러나 미하일이 만든 것은 장화가 아닌 슬리퍼였다. 시몬은 크게 당황하여 미하일을 질책한다.

 

그러나 곧, 그 부자의 하인이 다시금 찾아와 부자가 집에 가던 길에 급작스럽게 죽었으며, 따라서 그 가죽으로 이른 시일 내에 장화가 아니라 장례식에 쓸 슬리퍼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한다.

 

이런 상황에 시몬은 미하일의 언행을 이상하게 여겼지만, 슬리퍼를 만들어주며 그 일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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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별 탈 없이 6년의 세월이 흐른다. 평범하던 어느 날, 한 부인이 가게에 방문해 두 여자아이에게 줄 구두를 주문한다.

 

어머니인가 싶어 사연을 물어본 시몬에게 돌아오는 이야기는 놀라운 것이었다. 이 아이들의 부모님은 모두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셨는데, 이 부인이 측은한 마음에 아이들을 데려와 기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병에 걸려 부인의 아이 역시 일찍 죽고 말았고, 부인은 이 아이들과 서로 의지하며 자신이 직접 낳은 아이들처럼 사랑하며 키워왔다고 고백한다.

 

이 사연을 듣고 감동한 시몬 부부는 부모님 없이는 살아도 하느님의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고, 이를 말로 내뱉는다.

 

그 순간 미하일이 다시금 미소짓더니, 방 안이 밝아지며 천사의 모습을 드러냈다. 시몬은 당황하여 자초지종을 물었다.

 

미하일은 자신은 원래 천사였는데, 데려와야 할 어머니의 영혼을 측은함에 데려오지 못한 일로 말미암아 세상에 내려가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것인지 세 가지 답을 찾으라는 숙제를 받았다고 설명한다.

 

 

 

미하일의 답


 

여기서 미하일이 목도했던 세 가지 질문의 답은 바로 사랑과 관련되어 있었다. 그가 첫 번째로 미소지으며 마주했던 사랑은 일면식도 없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한 시몬 부부의 사랑이었다.

 

다음으로, 미하일은 부자 신사의 뒤에서 죽음의 신을 보았지만, 그 부자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즉 사람은 자신이 언제 죽을지, 지금 당장 슬리퍼가 필요할지 장화가 필요할지도 예단하지 못한 것이다. 미하일이 깨달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바로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미하일은 부인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은 미래를 예측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없어도, 친구가 없어도, 오직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결국 인간을 지탱하는 것은 예측도 돈도 아닌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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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현대까지도 가치를 잃지 않고 살아있는 이유는 그것이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적용될 수 있는 통찰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역시 다소 기독교적인 이야기가 바탕이 되어있지만 결국 우리에게 어떤 것을 기반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질문한다. 사람은 당장 내가 내일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러므로 결국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철저한 계획에 기반한 선택이 아니라 사랑에 기반한 선택이다.

 

이는 언뜻 요즘 세대가 이야기하는 이야기와도 닮아 있다.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좀 더 내가 행복한 일을 하고 싶어”와 같은 사고방식은 이러한 고민과 통찰이 비단 과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행복을 찾고자 인류에게 반복적으로 질문되어온 것임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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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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