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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사라지지 않기 위해 그린 것들 [미술/전시]
김창열과 쿠사마 야요이가 고통을 다루는 법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김창열 회고전>을 다녀왔다. 김창열은 전쟁의 상처를 ‘물방울’이라는 하나의 이미지로 정화해낸 예술가이다. 이번 회고전은 김창열의 치유의 여정을 시간 순으로 따라가는 전시였다. 웅장하고 정돈된 국립미술관의 위엄을 느끼며 군더더기 없이 잘 연출된 작품들을 따라 천천히 공간을 걷던 중,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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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은 에디터
2025.12.04
리뷰
전시
[Review] 예술이 시대를 건너올 때 -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고전 회화가 현대까지 조명받고, 조명해야 하는 이유
과거의 그림들은 늘 매력적으로 보인다. 몇 백년 전의 낭만과 야만을 동시에 품고 있으며, 나아가 그것을 현대의 관점으로 재해석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늘 과거의 그림들을 담은 전시를 방문하며 떠올랐던 의문은 단순했다. 왜 지금, 왜 이곳에서, 600년의 시간을 거슬러온 타국의 그림들을 다시 마주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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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에디터
2025.11.26
리뷰
PRESS
[PRESS] 살아있다는 감각을 쟁취하며 -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결국 해즐릿이 말하는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은 죽음의 부정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감각 그 자체다. 그것은 자신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사유하려는 인간의 본능이다. 해즐릿은 그 감각을 문장으로 붙잡았다. 그래서 그의 글은 여전히 젊다. 그리고 그 젊음은,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필요한 저항의 다른 이름이다.
고전 소설이나 당대 에세이를 읽다 보면 그들이 분명 살아있는 사람이었음을 종종 잊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마냥 진지하고 딱딱하지 않으며 웃길 줄 아는 인간인데, 어쩌면 그들을 과소평가(혹은 과대평가)하는지도 모른다. 특히 윌리엄 해즐릿의 에세이는 그 중에서도 사람을 피식피식 웃길 수 있는 힘을 가졌다. 그는 진지함 속에서도 아이러니를 놓지 않는 작가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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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정 에디터
2025.10.2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오지 않을 고도를 영원히 기다리며 [도서/문학]
믿음 때문에 길을 잃은 두 노인의 이야기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우리는 태어나기 위해 열 달을 기다린다. 그렇게 세상에 나 탯줄을 자르고 첫울음을 내지르면, 그 순간부터는 죽음을 기다린다. 그 외에도 사람들은 수많은 것들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기차, 친구, 물건, 연락 등 그 종류는 너무나 다양해 셀 수조차 없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자신이 무얼 기다리고 있는 건지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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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에디터
2025.10.2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泫泫, 물방울에 맺힌 시선 – 김창열 [미술/전시]
투명한 물방울은 비워진 온몸에 모든 것을 담아낸다. 장력으로 응집된 무색무취의 방울은 빛과 그림자, 배경의 색과 질감에 관계없이 자연(自然)스럽게 그 자리에 존재한다. 어떤 건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생생하고, 어떤 건 멈춰 있는 듯 고요하다. 그리고 그 형태를 유지하던 물방울은 상처의 골을 만나면 마치 본래 그 자리를 알고 있었다는 듯 빈틈없이 그 자리를 메운다.
어쩌다, 무슈 구뜨 도(Monsieur goutte d'eau) 작가의 방은 전시 순서상 마지막에 배치되어 있긴 했지만, 가장 먼저 그곳에 들어갔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주말이라 전시장은 평소보다 북적였고, 시간의 여유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무작정 ‘김창열’의 이름이 크게 적힌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잘못 들어간’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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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원 에디터
2025.10.17
리뷰
공연
[Review] '왜'를 묻는 인간, 이야기를 시작하는 인간 - 단테 신곡 [공연]
인생의 사춘기를 지나는 이들에게 권하는 <단테 신곡>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가도 문득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무엇이 옳고 그른 걸까?”와 같은 답이 정해지지 않은 질문들이 불쑥 떠오를 때가 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반드시 어떤 순간에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마주한다. 이러한 질문이 가장 강렬하게 찾아오는 시기는 대개 처음으로 상실을 경험했을 때다. 어린 시절에는 세상의 선악이 뚜렷해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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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빈 에디터
2025.10.08
리뷰
공연
[Review] 생각을 던지는 연극 - 연극 '단테 신곡'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기
약 6-7년 전, 대학교에서 서양 문화 관련된 수업에서 ‘단테의 신곡’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다. 오래전이라 내용이 잘 기억나지는 않았기 때문에 올해 연극을 통해 내용을 보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미션 포함 약 2시간 40분 정도 되는 연극이라는 것을 알고 내가 과연 집중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몰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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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2025.10.04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고통의 승화, '물방울' [미술/전시]
국립현대미술관 '김창열 회고전'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창열' 화백의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화법의 변화마다 전시실을 구분하여 총 4개의 챕터(상흔-현상-물방울-회귀)로 나뉘어져 있는 이번 전시는, 김창열 화백의 전 인생을 총망라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그의 회화는 그의 굴곡진 인생만큼이나 다채롭게 변화해 왔었던 듯하다. 비록 많은 사람들은 그를 '물방울 화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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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규리 에디터
2025.09.28
리뷰
공연
[Review] 삶의 보편적인 어려움과 공감에 관해서 - 연극 퉁소소리 [공연]
다양화된 사회인 만큼 개인들의 고민은 이제 과거와는 달리 다양할 것이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이들과 잘 살고 싶고, 고난이 있더라도 끝에는 행복이 있을 것이라는 마음은 여전히 보편적으로 유효할 것이다.
살아가며 고전 소설을 오랜 시간 깊이 들여다보고 몰입할 일은 많이 없을 것이다. 기껏해야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에 나오는 몇몇 고전 소설을 시험 준비를 위해 열심히 외우고 공부한 일 정도가 있을 것이다. 그것도 마음 깊이 몰입하기보다는 공부를 위해 억지로 이해를 한 것에 가까운 이들이 많을 거로 생각한다. 지금은 쓰지 않는 한자 어휘가 가득한 가운데,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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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란 에디터
2025.09.18
리뷰
공연
[Review] 이야기가 직접 다가와 나를 안아주다 - 퉁소소리 [공연]
운명이 꺾지 못하는 한국인의 희망
영문학을 전공한 나는, 늘 서양 특유의 시각적 화려함에 끌렸다. 영문학의 기반이 되는 기독교적 신화도, 그리스 로마 신화도 인격적 신이 등장하기에 눈에 그려지는 것들이 선명했다. 반면 한국문학은 낯설었다. 고등학교 때 배운 문학들은, 내가 한국인인데도 단어의 뜻을 모르겠는 것이 많았다. 한국문학은 내게 명절에 만나면 분명 반갑지만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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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빈 에디터
2025.09.13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예술이 기억되는 이유
예술은 내면을 드러내는 장르
옛날, 아주 먼 옛날, 주먹도끼를 쥔 손으로 가축을 사냥하던 우가씨는 오늘따라 본인이 잡은 멧돼지가 거대해보였다. 우쭐해진 우가씨는 본인을 비롯하여 함께 이 멧돼지 사냥의 여정을 떠난 사람들에 대한 자랑을 대대손손 남기고 싶었다. 뾰족한 수가 없나 고민하던 우가씨는 좋은 묘수를 떠올렸다. 본인이 살던 동굴 내벽에 돌로 이 광경을 긁어 남기는 것이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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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에디터
2025.09.0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점에서 구체, 그리고 물방울로: 김창열 회고전 [미술/전시]
총탄 자국 같은 구멍에서 시작해 정화의 방울로 귀환하는 생의 역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회고전 《김창열》은 익숙한 ‘물방울’의 광택을 찬양하는 전시가 아니라, 그 표면 아래 가라앉은 상흔의 기억과 형식 실험의 역사를 끌어올리는 전시다. 전시는 네 개의 장—‘상흔–현상–물방울–회귀’—과 별도의 아카이브 섹션으로 짜여 있으며, 작가의 사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답게 미공개 기록·작품을 포함한 약 120여 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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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연 에디터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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