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역사의 순간을 기록하다 - 퓰리처상 사진전 [전시]

글 입력 2021.03.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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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7일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퓰리처상 사진전 앵콜 전시’를 관람했다.

 

2020년 12월 25일에서 2021년 2월 28일까지 전시되었던 ‘퓰리처상 사진전’은 많은 분의 요청에 힘입어 3월 21일까지 연장되었다.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온라인 예매 시 시간대별로 예약이 진행되었으며, 현장 예매의 경우 대기 번호를 부여받기도 했다.


퓰리처상은 1917년 창설된,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 문학, 음악상이다. 언론 분야의 14개 부문과 문학·드라마·음악 분야의 7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언론 분야에서 수상하기 위해서는 미국 신문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문학과 드라마, 음악 분야에서 수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 시민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2019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로이터 통신 김경훈 수석 사진기자가 퓰리처상 ‘브레이킹 뉴스’ 부문을 수상하면서 퓰리처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높였다. 이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인접한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국경을 넘으려던 온두라스 출신 이주민 모녀가 미국 국경 수비대가 쏜 최루탄을 피해 도망치는 현장을 기록한 것이다.

 

 

[꾸미기][포맷변환][크기변환]김경훈 퓰리처상.jpg


 

나 또한 이 사진을 인터넷을 통해 접했고, 다른 퓰리처상 수상작에 대해서도 궁금해져 전시를 찾게 되었다. 전시된 사진 옆에는 사진마다 설명이 함께 제공되는데, 근현대사, 사회 문제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 않더라도 설명을 통해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위험한 순간에 왜 사진을 찍고 있는지, 사진 기자들을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역사를 기록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가 역사를 한 번이라도 더 되돌아볼 수 있고, 더욱 사실적인 역사를 기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에서는 약 2시간 동안 관람한 수많은 사진 중 나에게 가장 크게 와닿았던 사진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퍼거슨 사태에서의 장면을 담은 사진이고, 두 번째는 6.25 전쟁 상황을 담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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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코헨이 기록한 사진이다. 퍼거슨 사태는 2014년에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비무장 상태로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발발했다.

 

사진 속 주인공 에드워드 크로포드는 항의 집회 참석을 위해 퍼거슨으로 향했고, 경찰이 시위대에게 발사한 최루탄이 시위를 구경하던 어린아이들 근처에 떨어지자 급하게 달려가 최루탄을 집어 경찰들에게 던진 상황이다.

 

‘최루탄 되돌려 주기’였다. 자유의 나라의 국기를 두른 에드워드 크로포드의 메시지는 이렇게 표현되었다. ‘맞서 싸워라!’ 이 사진이 포스터에 있는 이유도 그만큼 강한 울림을 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꾸미기][크기변환]퓰리처상 대동강.jpg

 

 

맥스 데스퍼가 6.25 전쟁 당시 기록한 사진이다. 북침에 피난이 늦어진 사람들이 파괴된 대동강 철교를 기어올라 강을 건너는 상황을 기록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모습을 담았지만, 나에게는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듯했다.

 

“한국인들은 전쟁의 시작만을 기념합니다. 이것은 당연합니다. 전쟁은 끝난 적이 없으니까요.”라고 말한 맥스 데스퍼의 말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점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김경훈 사진기자의 인터뷰에서 본 인상 깊었던 문구를 남긴다.

 

 

"훌륭한 보도사진에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 하나는 진실을 담는 능력, 나머지는 미적인 가치이다.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예술적인 가치에 진실과 스토리가 담기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생긴다."

 

 

이제껏 예술은 심미적인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내 생각을 바꿔주는 말이었다.

 

 

[김민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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