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하늘을 향해 도전하다, '에어로너츠' [영화]

영화 <에어로너츠>의 두 인물을 보다.
글 입력 2020.06.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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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하늘로의 추락>을 각색한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두 배우 에디 레드메인과 펠리시티 존스가 주연을 맡았다는 것으로도 상당히 기대를 주는 영화였다. 심지어 영화 <레미제라블>과 <신비한 동물 사전>에서의 에디 레드메인을 기억하고 있는 나에게 이 영화는 사실 개봉하길 손꼽아 기다려온 기대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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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런던, 기상을 예측할 수 있다 믿었던 기상학자 ‘제임스 글래이셔’는 당시 과학계의 외면과 비웃음을 산다. 또한, 무리한 열기구 운행으로 인해 남편을 잃은 슬픔을 지닌 열기구 조종사 ‘에밀리아 렌’은 상처를 잊지 못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도중 제임스 글래이셔는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열기구 조종사 에밀리아를 찾아오고 함께 역사 적으로 가장 높은 열기구 모험을 떠나자고 부탁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생각 모두 완전히 다른 두 인물은 결국 힘을 합쳐 역사에 기록될 열기구를 띄우고야 만다.

 

사실, 이 영화는 실화와 비교해면 각색된 부분이 많다. 심지어 ‘에밀리아’는 다른 나라, 다른 시대를 살았던 인물을 모티프로 창작된 인물이라 실화의 감동을 그대로 느끼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그녀의 서사는 ‘제임스’만으로는 다소 부족했을 이야기를 조금 더 극적이고 매력적으로 이끌어 준다.

 

실화 속 주인공이 제임스라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에밀리아다. 영화에서 넌지시 보여주는 당시 여성들의 제약은 에밀리아를 더 빛나게 한다. 반면에, 오히려 계속 해서 과학적 성과에 집착하는 제임스의 맹목성은 무지하게까지 보인다. 하지만, 죽음을 겪어봤기에 욕심의 한계를 알고 있는 에밀리아는 이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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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인물의 이러한 명백한 대립은 꼭 과학과 인문학의 관계를 보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인류의 발자취를 남길만한 과학을 탐하면서도 결국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의미를 품어낸다.

 

하지만 결코 과학을 부정적으로 그려내지는 않는다. 결정적인 순간 두 인물의 목숨을 살리는 것 또한 과학이다. 그러면 인문학적 모습은 어떤 역할을 할까? 이 영화 속 과학은 ‘살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면 인문학은 ‘살아가는 근거’를 마련한다.

 

인문학을 상실한 과학은 목적을 잃는다. 삶을 살아가면서 행동의 이유는 중요하다. 그 이유를 상실하는 순간 우리는 모든 사람이 경험했듯 ‘번 아웃’, ‘우울’, ‘상실감’ 등을 동반한 슬럼프를 겪는다.

 

영화 속 인물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아픔과 그 아픔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서로를 통해 치유하고 배우며 성장하면서도 각자의 신념을 잃지는 않는다. 그들의 삶을 보고 있자면 각자의 삶을 그려내는 방향에 옳고 그르다는 표현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전부 서투를 수는 있으나 서투른 면모가 있기에 인간이고 모험이 존재할 수 있었다.

 

영화가 주는 교훈은 보통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그렇듯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아름다운 도전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인물들의 의지와 용기는 언제나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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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위를 보면서 살지만 넘어지지 않으려면 아래를 보고 걸을 줄도 알아야 한다.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다리가 아프면 잠시 멈춰서 앉을 때도 있어야 하며 빨리를 외치기 보다 ‘천천히’ 라는 단어의 속도를 되새기며 걸을 줄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영화 속 열기구가 그렇다. 너무 높이 그렇다고 너무 낮게 날아서도 안된다. 올라가는 순간이 있다면 결국은 내려오는 순간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삶의 모습과도 겹쳐 볼 수 있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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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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