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독일 여행기 1 - 독일로 떠나다! [여행]

독일로 떠난 약 20일 간의 여행, 그 첫 번째 이야기
글 입력 2020.05.3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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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정말 아름다운 나라다. 유럽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이 독일을 여행지에 집어넣는데 중간 거점으로 가는 사람은 많아도 독일만 가는 사람은 잘 없어서 작년 8월에 약 20일 동안 독일의 한 도시만 갔다 왔던 나는 독일의 매력을 소개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번 글은 독일 여행기 1탄이다. 이번 여행기에서는 여행을 가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독일을 가게 된 계기를 중심으로 서술하겠다.

 

우선 나는 뮌헨에 20일 정도 동안 갔다 왔는데 독일을 간 계기가 있다. 고등학교를 지원하는데 그 고등학교가 외국어 특성화 학교여서 3년 동안 외국어를 배워야 했고 과를 선택하고 지원서를 제출한 후 면접까지 봐야 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가능성이 있는 과에 지원해야 했다.

 

언니가 같은 고등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했던지라 나 역시 중국어과를 가기 위해서 중학교 3학년 때 중국어 과외를 했었는데 아무리 봐도 중국어와는 인연이 없게 느껴져서 그만두고 고민을 했다. 오랜 고민 끝에 경찰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던 터라 범죄 심리, 즉 심리와 연관이 깊은 독일어과로 지원했고 합격해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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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독일어를 배우고 나니 기본적인 의사소통과 독일어로 된 짧은 글은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꿈꾸던 경찰과 다른 길을 걸어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배운 독일어를 직접 가서 써보고 싶었고 고등학교 때 시간을 내어 배우던 철학 수업의 선생님께서 독일에서 학회를 여신다고 하셔서 이때다 싶어 따라갔다.

 

학회의 장소는 어느 수도원, 이 수도원은 정말 독일의 시골에 있어서 주요 도시 뮌헨에서 2시간 정도 기차를 갈아타고 버스를 30분 정도 타고나서야 도착했다. 여행은 뮌헨에서 약 12일가량을 보내고 4일 정도를 수도원에서 보낸 뒤 다시 3일 정도를 뮌헨에서 보내기로 계획하고 갔다.

 

처음 독일로 가는 루프트한자 비행기를 예약하고 차례대로 숙소와 교통편을 예매했다. 숙소예약과 교통편 예약은 모두 원어로 되어 있어서 (언어를 모르고 가도 문제는 없지만) 그 나라의 언어를 한다면 훨씬 많은 것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구글 지도에 의존하지 않고 현지인들에게 길을 물을 수도 있고 현지인들과 친해져 대화를 잠깐 나눌 수도 있으며 현지인들만이 아는 맛집도 물론 알아내어 후회 없는 식사를 할 수 있다. 물론 프랑스에 간다면 나 또한 헤매고 당황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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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들을 사고 짐을 싸다 보니 어느새 독일에 갈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작년 8월은 우울증에 빠져 지낼 때라 내 공간을 벗어나 다른 나라로 떠나고 싶던 나에게는 8월달에 독일 여행 일정을 잡아놓았던 게 행운이라 할 수 있을 정도였고 우울을 털어낼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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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나 동남아 여행을 주로 가서 유럽은 처음이라 11시간을 비행기에서 보낸다고 생각하니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하며 분명히 버티기 힘든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 예상은 적중했다.


5시간이 넘어가자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었고 비행시간이 6시간이나 남았다는 소리에 멍하니 있다가 비행기에서 준 독일 과자 ‘프레첼’을 계속 씹으며 억지로 버텼다. 승무원분께서 맥주, 물, 그리고 주스 가운데 무엇을 마실 거냐고 물어보시는데 바로 맥주라고 대답하고 분위기를 내어 비행기 창밖을 보며 맥주를 마시며 지루함을 없애려고 노래도 들었지만 시간은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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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내려서야 생각난 건데, 비행기에서 시간을 재밌게 보낼 수 있는 법은 주변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복도를 돌아다니면서 승무원들과 이야기 하는 것이다. 몸도 풀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 몸도 풀리고 시간이 금방 간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기 전 최대한 잠을 덜 자두고 나머지 시간은 자는 데에 보내면 생각보다 금방 간다. 집으로 올 때는 꼭 이 방법을 쓰고자 메모까지 해놓았다.

 

뮌헨 공항에 내려서 발을 디디니 주변의 풍경은 어느새 한국과 정반대였고 지나다니는 사람 역시 머리 색과 눈동자 색깔이 달랐으며 언어 역시 독일어와 영어가 혼재하여 한국과 멀리 떨어져 있음을 실감했다. 뮌헨 시내로 가서 유스호스텔로 가야 하는데 독일의 교통은 한국과 달리 정말 복잡해서 익숙해지지 않으면 현지인들도 가끔 헷갈릴 정도라고 하니 긴장하고 타야 한다. 기차 종류만 거의 네 가지이고 지하철 플랫폼은 양쪽에 있어 어느 방향으로 내릴지도 헷갈렸다. 현지인분께 물어서 표를 뽑고 겨우 지하철을 타서 뮌헨 시내에 도착했다.

 

구글 지도로 여러 골목을 누비며 헤매다가 유스호스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정말 피곤했지만 원래 ‘피곤하다고 자면 그 나라의 생활시간과 달라져서 여행을 제대로 못 한다.’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일어나서 카운터에 있는 분과 이야기도 하고(영어로 했다. 독어는 너무 빨라서 과부하가 왔기 때문에) 근처 마트에 들러 하리보를 한 손에 들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독일인을 만나고 보는 모든 순간이 꿈 같았고 막상 독일의 거리를 걸어다니니 공항에서의 느낌과 달리 독일에 와 있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았다.

 

독일의 신호등은 매우 긴 보도라 할지라도 건너갈 수 있는 시간이 15초도 안 될 정도로 매우 짧다. 그래서 항상 뛰어가야만 겨우 건널 수 있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은 이걸 건너지 하고 돌아보니 독일인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긴 다리를 이용해 여유롭게 건너가고 있었다. 그 순간에서야 내가 독일에 있음을(sein) 강하게 느꼈다. ‘아, 이 사람들은 동양인들과 신체 구조부터 다르구나.’ 나도 168로 작은 편은 아닌데 여성분들은 170이 넘는 상당한 키에 기본 골격이 달랐고 남성들도 키가 기본 180부터 시작하는 놀라운 광경을 보고 신기해서 잠시 벤치에 앉아 입 벌리고 보고 있었던 게 생각난다.

 

유스호스텔 바로 뒤에 있는 광장에 가서 맥주도 마시고 독일의 돈가스인 슈니첼도 먹으며 감상했는데 한국을 평생 떠나 있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처음 본 건물은 OSRAM 간판이 붙어있었는데 전구와 조명 기구를 생산하는 독일의 회사임을 알고 왜 ‘Hell Wie Der Lichte Tag(빛나는 날만큼 밝은)’-참고로 원래 독일어는 명사만 대문자로 쓰는데 강조하기 위해서 간판 같은 곳에는 첫 글자를 다 대문자로 쓴다. 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는지 알게 되었다. 이밖에도 독일만의 건축 분위기와 아름다운 하늘이 합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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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현지인처럼 벤치에 앉아 쉬며 맥주를 마시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숙소에 돌아오니 피곤함에 금방 잠이 왔다.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있을까, 계획이 들어있는 수첩을 보며 편안한 마음으로 누워 한 손에는 시장에서 사 온 독일 복숭아를 베어 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래층에는 맥주 파티가 있는 것 같았지만 마시다 보면 늦게 잠들 것 같아 왁자지껄하게 대화하는 소리, 잔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정다운 소리는 서로 섞여 바다의 파도소리처럼 잔잔하게 내 귀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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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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