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움직임을 조각에 담기 그 직전, 알렉산더 칼더: 칼더 온 페이퍼 [전시]

알렉산더 칼더 전
글 입력 2020.01.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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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현대미술’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마주했을 때 사람들은 주로 어떤 생각을 떠올리는가? 새하얀 종이 위 단 한번의 붓질 혹은 종이 전체를 뒤덮은 알 수 없는 형체들의 향연 그 어느 쪽을 상상하던 그것들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미술은 한가지 특징으로 정의 내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혁신적인 방법들로 표현되었다. 그렇기에 과거의 사실적이거나 명확한 스토리가 한 눈에 보이는 류의 그림들과는 아주 다른 행보를 걸어갔다. 어느 시기야 그렇지 않겠냐 만 이 시기의 예술은 말 그대로 급변했다. 문제는 그 때문인지 더 이상 작품을 보면 ‘한 눈에’ 그 작품을 파악할 수 없어졌다는 것이다.

 

과거의 그림들을 볼 때의 사람들은 이 그림이 혹은 이 조각이 얼마나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는지 그 테크닉과 완성도에 관해 감탄하고 칭송할 수 있다. 마치 사진을 찍은듯한 사실적인 표현이나 작가의 개성 따라 아름다운 색채로 물든 작품들은 감동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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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것들은 점점 지루하게 여겨졌고 새로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형태는 더욱 단순화되었고 작품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덕분에 현대미술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며 보이는 것에 비해 터무니없는 가치가 산정되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실제로 그 많은 작품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아는 것은 힘든 일이다. 때로는 설명을 들어도 ‘그래서 도대체 이 작품이 왜 이런 거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알 수 없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란 많은 이들에게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지만 그렇기에 더욱 도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늘 존재한다. 그것이 미술이라는 분야라도 예외는 없다. 이해하기 힘들고 기준점 없이 마구잡이로 느껴지는 이 분야에 흥미를 느껴보고 싶은 그런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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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최되고 있는 <알렉산더 칼더: 칼더 온 페이퍼>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전시가 되어줄 것이다. K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그들이 추구하는 “모두를 위한 예술,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전시, 모두가 향유하고 즐길 수 있는 예술”이라는 모토를 가장 잘 실현시켜준다.

 

알렉산더 칼더는 미국의 예술가로써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 버린 ‘모빌’의 창시자 격이다. 그의 작품들 중 가장 유명한 모빌 작품들은 기존의 정적이던 예술작품에서 탈피해 작품 자체가 마치 자유의지를 가진 듯 주변 상황과 환경에 따라 그 모습이 변화해가며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도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중에 부유하는듯한 형형색색의 선과 덩어리들은 칼더 자신은 그것을 모빌보다는 ‘우주’라고 부르고 싶어했다는 이야기가 단박에 이해될 만큼 하나의 세계라는 느낌을 강하게 던져준다. 그는 기존의 고정되어있는 조각의 단조로움과 뻔한 지루함을 의외의 단순한 방법을 통해 깨부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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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전시는 단순히 그의 유명 작품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이미 전시의 이름에도 나타나있듯이 ‘Calder on Paper’, 즉 칼더의 후기 작품들의 근간이 되어준 회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의 회화 작품들은 어찌 보면 굉장히 유아적인 느낌을 준다. 단순하고도 명확하게 그여 있는 선들과 형형색색의 원색적인 색감들은 직설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덕분에 칼더의 그림은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직관적인 형태와 색을 보다 보면 그 의미를 알지 못해도 눈이 즐겁다. 칼더는 또 다른 유명 작가이자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몬드리안’ 그리고 ‘호안 미로’와 절친한 사이였다. 그렇기에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 그들의 작품에는 서로의 특징이 곳곳에 눈에 띄는데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는 것 또한 하나의 재미가 되어준다.

 

칼더의 회화작품들은 그의 조각작품들에 비해 덜 유명한 만큼 접하기가 더욱 쉽지 않다. 거기에 판화가 아닌 원작 150여점을 들여왔다. 그렇기에 더욱 이번 전시가 아니면 접하기 쉽지 않을 작품들이다.


<알렉산더 칼더: 칼더 온 페이퍼>는 거기다 칼더의 작업실을 재구성한다거나 설치 연출의 새로운 기법을 동원하여 2D와 3D가 융합된 구조물을 만듦으로써 관람객들이 칼더의 예술세계를 보다 흥미롭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칼더에게 영감을 주었던 몬드리안이나 뒤샹 같은 유명 예술가들의 장면까지 재현함으로써 관람객들이 직접 만지고 느끼는 관람을 이끌어나간다.

 

 

Installation View, ⓒ K Museum of Contemporary Art, 2019_05.jpg

 

 

그의 초기작부터 친구들까지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그리 어렵지 않게 관람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 모른다.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었지만 어쩐지 벽이 느껴져 도전하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적어도 동화 같은 그림들 사이에서 기분은 좋아질 테니 말이다.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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