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 같이 놀아요 뜀을 뛰며 공을 차며 놀아요 - 창문너머 어렴풋이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글 입력 2018.10.0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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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놀아요
뜀을 뛰며 공을 차며 놀아요"


창문넘어 어렴풋이
- 감성복구 뮤지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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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내용에 앞서


산울림과 김창완밴드, DJ와 배우로 잘 알려진 김창완의 음악을 뮤지컬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창문넘어 어렴풋이>는 '너의 의미', '아니 벌써',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비롯한 김창완의 음악들로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티켓부스가 채 오픈하기도 전에 도착할 만큼 기대가 큰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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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부터 장년층까지, 넓은 관객 스펙트럼 때문이었을까


유쾌함과 슬픔이 함께 존재하는 '감성복구 뮤지컬'이라는데 왜 어디선가 본 듯할까. 예상이 가능한 전개, 뻔한 클리셰, 옛날 드라마를 보는 듯한 대사 때문이다.

아무래도 스토리보다는 '김창완의 음악'에 포커싱이 되어 있는 뮤지컬이기에 어느 정도 뻔한 스토리라인을 가지리라 예상은 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세상과 연결되지 못한 채 습관적인 클리셰와 전개가 자꾸 몰입을 방해했다.

주인공 '창식'은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과 오래 사귄 애인도 있으며 남 부러울 것 없이 살다가 애인과의 여행 중 사고를 통해 인생의 온갖 불행을 떠안게 된 인물이다. 애인 '정화'는 꿋꿋하게 방황하는 창식의 곁을 지켜준다. 음악을 사랑하는 청춘 종필 일행은 창식을 알아보고 그를 스승으로 모시고자 하며 서로 성장해나가는 스토리다.

능력 있고 시니컬한 남자 주인공과 어떤 역경에도 꿋꿋한 캔디형 여자 주인공의 조합은 클리셰 중에서도 클리셰다. 특히 창식은 본인의 감정에만 집중하는 이기적 남성 캐릭터로 본인이 가진 뛰어난 음악적 재능이라는 권력으로 주변 인물들에게 늘 고함을 지르고 폭력적으로 대하는 점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장면 별로 오락가락하는 그의 감정선에도 쉽게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클리셰가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어떤 설정이 '클리셰'라고 여겨질 정도로 작품에 많이 사용돼 왔다면 그만큼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는 의미다. 클리셰가 제공하는 익숙함은 작품이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도 한다. 진부함, 식상함을 극복할 탄탄한 스토리만 있다면 말이다.

결국 문제는 스토리가 가지는 힘의 부재와 어색한 감정선이다. <창문넘어 어렴풋이>는 담고자 하는 이야기가 많다. 음악, 사랑, 대회..보는 이들을 설레게 하는 동시에 웃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엮여 하나의 맛을 낸다는 느낌을 주진 못한다. 각각의 스토리를 한 데 모이게 하는 중심축이 없으니 모든 이야기들이 겉돌고 스토리의 전개는 어색하다.

필자는 과한 감정적인 연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감정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새어나오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그걸 관객이 알아챌 정도로만 새어나오게 하는 것이 관객들의 감성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 관객은 이제 뻔하고 눈물을 쥐어 짜게끔 하는 억지스러움에 불편함을 느낀다.

감정은 맹목적이고 폭발적인 힘이 있지만 그만큼 단순하다. 감정을 자제하고 들키지 않으면서 이 미묘하게 새어나오는 그런 감성복구뮤지컬을 보고 싶었다. 영원한 뮤지션, 김창완의 음악을 기억하기 위한 헌정 뮤지컬이자 세대를 넘어 즐길 수 있는 작품의 주제는 너무나도 좋았지만 노래 외적인 부분에서 큰 아쉬움으로 폭 넓은 관객층을 아우르며 호응을 이끌어내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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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공에서만 볼 수 있었던 소소한 사건사고


필자가 관람한 공연은 <창문넘어 어렴풋이>의 첫 공연일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작은 사고가 종종 있었다. 노래를 부르는데 일시적으로 마이크가 나오지 않는다던가, 혹은 기타 음향이 너무 작았다던가, 연주 중 실수가 있다던가.. 무대 음향이 원활하지 않았던 이러한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개선되는 부분이라 생각해서 첫공을 즐기는 관객들만 느낄 수 있었던 소소한 재미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많이 놀랐을 텐데 크게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고, 더욱 멋진 공연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장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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