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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답이 없는 질문에게 - 어떻게 해야 했을까? [영화]

그 질문에는 정말 정답이 있었을까?

by 이상아 에디터
2026.08.3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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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는 제목에서부터 과거를 향해 뒤돌아서 있다. '해야 할까?'가 아닌 '해야 했을까?'에는 과거가 존재한다. 그 속에는 모든 일이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꺼낼 수 있는 질문들이 녹여 있다. 선택의 가능성도 없이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과 그 시간들을 되돌릴 수 없다는 후회의 감정이 느껴지는 제목이다.

     

    감독은 20년 동안 기록된 오래전 가족에게 일어난 일을 다시 바라본다. 누나는 젊었고, 총명했으며 다정한 사람이었다. 그녀가 앓고 있던 '조현병'은 현재까지도 원인이 불명확한 병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는 시작하기 전 두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말한다.

     

    ‘누나가 왜 조현병에 걸렸는지, 그리고 조현병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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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부터 시작된 지극히 사적인 기록을 통해 감독은 그 시간에 함께 했던 사건들과 그 사건들로 인해 변하는 가족들의 관계, 그리고 선택들의 방향을 묵묵히 이야기해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가족의 탄생부터 천천히 한 발짝씩 나아간다. 명문대를 졸업해 연구원으로서 유학까지 하던 부모님이 계셨고, 그 사이에 누나가 태어나 의사를 꿈꾸며 살아간다.


    조현병의 원인은 현대 의학에서도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누나에게서 ‘원인‘을 찾아내기는 힘들다. 그러나 집에 아픈 사람이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누군가 가족이 아프기 시작하면 누구나 ‘원인’을 찾고 싶어 한다.  불명확한 미지의 병 속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불안의 원인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다음 방향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마사코’의 병은 흔한 질환은 아니었고, 당시 일본 사회에게 ‘정신 병동’이 주는 이미지는 선하지 않았기에 가족들에겐 선택지가 적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저 기록하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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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는 바랜 시대를 담는다. 오래된 화질과 앳된 얼굴과 목소리, 대화를 고스란히 남겨 현재의 우리 앞에 다시 가져다 놓는다. 이 영화에서 기록된 과거를 바라보는 일은 그래서 묘한 감각을 만든다. 그 차이 때문에 과거의 선택들은 관객들에게 답답하고 야속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에게 관객들 중 야유를 날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결과를 알고 있는 우리는 너무 쉽게 과거에 정답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거를 다시 바라보는 일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면 우리는 왜 지나간 시간을 끊임없이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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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은 2021년 누나가 폐암 4기 판정을 받고 하늘나라로 떠난 뒤 모아놨던 영상들을 편집하여 아버지에게 보여준다. 그리곤 아버지에게 못다 했던 질문들을 던진다. 과거를 돌아본다고 해서 그 시간을 고칠 수는 없다.

     

    하지만 다시 바라볼 수는 있다.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마음들을 바라보고, 타인의 시선에서 시간들을 재정렬 해보며 당시 자신도 발견하지 못했던 마음들을 건넬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감독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 편집을 통해 가족의 시간을 되짚는 행위 역시 과거를 바로잡는 시도라기보다 과거와 다시 관계를 맺기 위한 과정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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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해야 했을까.


    크레딧이 올라가고 영화관에 나오면서까지 그 생각은 쉽게 정립되지 않았다. 영화를 만나기 전 문장 뒤에 붙던 물음표는 영화를 보고 난 뒤 마침표로 변해있었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 투성이인 세상에 정답을 찾으려던 시간들이 스쳐갔다.

     

    답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묻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후회하는 시간들과 사람들을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일 것이다. 어쩌면 사랑한다는 것은 끝내 정답에 도착하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잊지 않기 위해 오래도록 질문을 남겨두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질문을 이어받은 관객들은 지극히 사적인 자신의 영역에 그 질문을 이어 간다.


    남동생인 감독을 배웅하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며 인사하던 누나의 마지막 모습에서 그리고 그 모습을 찍던 카메라의 시선에서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깊은 여운으로 남는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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