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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난 그 영화는 아이맥스 아니면 안 볼래

'아이맥스 오디세이' 열풍으로 살펴보는 한국 영화관의 현주소

by 양혜정 에디터
2026.08.14 16:52

지난 8월 5일, 그리스 로마 신화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영화 〈오디세이〉가 한국에서 개봉했다. 〈오디세이〉는 모든 장면이 100% IMAX 70㎜ 필름 카메라로 촬영된 최초의 상업 영화라는 파격으로 개봉 전부터 세계를 들썩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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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다크나이트〉, 〈인셉션〉, 〈오펜하이머〉 등 세계적으로 흥행한 명작을 다수 제작하여 이미 그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한국에서 〈인터스텔라〉는 외국 영화로서 세 번째로 천만 관객을 달성하며 큰 흥행을 거두었다. 이에 따라 한국인들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에 갖는 기대는 매우 크다. 그런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를 가능한 최고의 환경으로 감상하기 위한 경쟁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아이맥스 70㎜ 필름 영사 시설을 갖춘 극장은 전 세계에 41곳 뿐이며, 대한민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디지털 방식의 상영으로 놀란 감독이 의도한 1.43대1 화면비를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곳은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의 IMAX관, 이른바 ‘용아맥’이 유일하다. 일반관에서는 화면비가 달라 영화의 위아래 일부가 잘린 형태로 상영된다. 최근 IMAX 스크린과 일반 상영관 스크린의 화면 차이를 비교하는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오디세이〉는 반드시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개봉 이후 ‘아이맥스 명당’을 차지하고자 하는 예매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용아맥’은 예매 오픈과 동시에 장애인석과 맨 앞줄 좌석 일부를 제외하면 전 회차가 사실상 매진된다. 이는 평일 새벽 6시 30분과 자정에 진행되는 상영에도 예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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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화요일의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 〈오디세이〉 상영 일정.
6시 30분 상영과 24시 상영을 포함한 모든 회차의 좌석이 장애인석(6석)을 제외하고 모두 매진되었다. (작성일 8/14 기준)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그렇게나 영화를 사랑하는 걸까? 평일 새벽 6시에 용산에서 러닝타임이 3시간에 달하는 작품을 보러 갈만큼?

 

영화관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팬데믹 이후 영화관 관객 수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며, 운영이 어려워져 문을 닫는 상영관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영화진흥위원회와 함께 한국 영화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할인권을 배포하기도 하였다.

   

어떤 영화관은 매일같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어떤 영화관은 관객이 없어 문을 닫는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1. 극장의 '이벤트화'와 목적형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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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극장이 "주말에 심심한데 영화나 볼까?"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는 일상적 여가 공간이었다면, 현재는 '특별한 목적을 갖고 방문하는 이벤트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변화에는 영화 관람료의 인상이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8년 이후 영화 관람료는 네 차례 인상되었으며 CGV, 메가박스 등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성인 1인 기준 주말 15,000원의 관람료를 책정하고 있다. 낮지 않은 관람료를 지불하게 된 관람객은 ‘실패할 확률’, 즉 기껏 금액을 지불하고 관람한 영화가 실망스러울 가능성을 굳이 감당하지 않게 되었다. 손실 회피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또한 OTT의 범람과 맞물리며 극장에서 압도적 몰입감을 느낄 수 없다면 굳이 극장에 가지 않고 OTT에 작품이 공개될 때까지 기다리는 관객이 증가하면서, 최고 스펙의 포맷(IMAX, Dolby Atmos 등)으로 몰리거나 아예 관람을 포기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2. 과시 문화와 F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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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팅(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켓팅)’을 뚫고 용아맥의 명당을 잡는 행위, 영화를 특수 상영관에서 특별하게 감상하는 행위 자체가 SNS상에서 문화적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사람임을 증명하는 일종의 인증이자 밈(Meme)으로 소비되기도 한다. 전 세계/국내에 몇 개 없는 특수 상영관이라는 물리적 제한이 전 회차 매진, 콘서트급 티켓팅이라는 희소성을 창출한다. 이 때문에 〈오디세이〉의 용아맥 티켓은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의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프리미엄’이 붙은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까지 한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일반 상영관 스크린의 화면 차이가 알려지면서 일반관에서 관람할 시 영화의 일부분을 못 보게 된다는 불안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기도 했다. 좋은 기회나 유행에서 나만 소외되거나 뒤처질 것 같은 공포와 심리적 불안감인 ‘포모(FOMO)’를 자극하게 된 것이다.

 

 

 

3. 사라진 다양성, 좁아진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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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과 배급사는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검증된 대작이나 유명 감독의 작품에 스크린을 집중 배치한다. 이로 인해 규모가 작은 상업 영화나 독립 영화들은 상영관을 배정받는 것조차 힘들어 조조, 혹은 야간에만 상영되는 경우가 잦다. 이 때문에 관람객의 선택지 자체가 매우 좁아져 버리는 기형적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

 

거대한 스크린과 압도적인 사운드가 주는 영화적 경험과,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은 분명 특별하다. 그러나 영화관이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몇 년에 한 번 찾아오는 블록버스터의 기적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을 완화할 열쇠는 결국 영화계의 손에 들려 있다.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밀도 높은 콘텐츠, 관객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의 관람료, 그리고 다양한 규모의 영화가 공존할 수 있는 건강한 상영 환경을 마련하고 관객에게 긍정적인 극장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관객이 아무런 부담 없이 다시 극장의 붉은 좌석을 찾게끔 만드는 일, 그것이야말로 영화계가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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