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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당신] 생각이 많은데 생각이 없어 [인터뷰]

인터뷰와 대화 그 중간 어딘가

by 한정아 에디터
2026.06.28 14:05

 

 

Q1. 어릴적 꿈이 뭐였어?

 

축구선수.


왜 안 했어?


못한거지 안 했다기보단. 전문적으로 축구를 배우던 놈도 아니여서. 그래도 또래에서 잘했기도 했고 너무 좋아하기도 했었고 그랬다보니까 아무래도 이제 축구선수가 첫 번째 꿈이었지 내가 태어나고 나서.


두 번째 꿈은 없었어?


그 다음에가 뭐 게임 스트리머 bj 였지. 내가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상한 게임을 어떻게 잘 찾아가지고 하는게 있었다보니까. 근데 이제 한창 그 꿈을 꿨을 때는 이미지가 안 좋았기 때문에...


또 다른 꿈은 없었어?


게임을 만들고 싶었지. 컴퓨터를 배우고 게임도 만들고 하고 싶었지. 그러다가 이제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옷을 하고 싶었지. 옷 쪽에 내거를 만들어서 이제 썩어빠진 패션시장을 바꿔버리겠다는 일념하나에 (웃음) 이게 군대 가기 전까지 제일 오래 갖고 있던 꿈이었는데 성인때 그게 점점 흔들리고 나서. 그때 이제 알바했던 기억 덕분에 요식업계도 재밌겠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건 반짝하다 말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일하던 사람들이 좋고 재밌어서 그렇게 보였지 딱히 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군대 가서는 대학교 안 가기로 마음을 먹고 기술을 배워야겠다 생각했어. 그러고 이제 전역하고 한 것들은 가슴 아픈 얘기지만 해야할 것 같아서 한 것들이었지. 용접배우러 해남에 간거든 마트에서 일한거든. 지금 하는 것들은 돌이켜보면 패션 좋아했던 것 만큼 좋아하진 않아 솔직하게. 너무 좋아 미칠 것 같아서 막 찾아보고 하진 않아. 근데 또 달라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이제 진짜 하게 되면은 나는 좋아해서 잘한다기 보다는 잘해서 좋아지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해. 하다보면은 실력이 쌓여서 더 좋아질거라고 생각하기도 해. 지금 하려는 바버 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꾸미는 일이기도 하고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그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패션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왜 이제는 안 해?

물어보지 말까?


대학교가 컸던 것 같아. 너무 재미가 없었거든. 애들도 그렇고. 패디과에 그래도 옷 좋아하는 애들만 올테니까 나름 기대를 했는데. 근데 하나같이 다 멋이 없는거야. 지들 멋에만 취해있고. 그걸 보고서 괴리감이 왔던 것 같아. 멋 존나 없는데 왜 자꾸 다들 멋있는 척 하지? 왜 그러지? 그때 이제 겹치는게 알바 일이 잘 맞았어서, 그 사람들이 워낙 좋았어서 내가 더 흔들렸던거지. 알바를 안 했더라면 그때 그냥 입 닫고 학교 다녔을 수도 있고. 다니다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었던거지. 아다리가 안 맞았던 거지 뭔가. 내 생각은 그래. 그러면서 패션 쪽에서 뭔가 많이…. 그냥 뭔가 생각을 해봤을 때. 패션은 트렌드가 있고 그게 엄청 빠르잖아. 어느 순간부터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게 너무 멋이 없어보여서 관심을 안 둔걸지도 몰라. 그냥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입고, 라이프스타일을 찾고 그러다보니까 겉에서 보면 패션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되는 것처럼 보였을수도 있을 것 같아. 요즘은 패션보다는 더 큰 범위인 문화생활이나 라이프스타일에는 더 빠져있지 않나 싶어.

 

 


 


Q2. 그럼 너는 어떤 사람이 멋있다고 생각해?

 

아 그거는 확고하지. 세 박자가 맞아야해.

 

사람 자체에서 풍겨져 나오는 분위기, 태도, 라이프스타일.. 이 세 개가 다 맞아야지 멋있다고 생각해.


어렵네.. 맞는다는게 뭐야?


이 세 개끼리 어울려야 해. 그렇지 않다고 멋이 무조건 없을거다는 아닌데. 옷으로 에시를 들자면, 스케이트보드 영향을 많이 받은 패션 브랜드 뭐.. 죽어가고 있다고는하지만 슈프림이 있지. 슈프림 누구나 멋있게 입을 수 있지. 근데 진짜 멋있는 사람들은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그걸 입어야지 멋있는거라고 나는 생각해.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국사람들 중 멋있는 사람 찾기가 어려워. 한국 사람들은 다 라이프스타일이 거의 똑같아. 집단 문화가 강하고, 개성을 이단아로 보는 경향이 있는 나라다보니까. 남 눈치 안 보는 태도가 멋있다고 생각해. 하고 싶은게 있으면 남들이 아니라고 해도 그냥 하는 거. 그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 결국에는 태도, 분위기, 라이프스타일 다 서로서로 영향을 주는 것들이니까.

 

멋은 난 절대적이라고 생각해. 사실 잘생기고 예쁜거랑은 좀 다른 느낌이잖아 멋있다라는거는. 잘생기고 예쁜거는 주관적인거고. 당장 그거 기억나? 너랑 작년엔가 올해초인가 신도시(펍) 갔을 때 마주친 일본인 3인방. 물론 그때 우리 취향이 갈리긴 했는데, 세 분이 다 멋있었잖아. 멋있는 사람은… 누가 봐도 다 멋있어.


 


 


Q3. 나는 이제 졸업을 앞둬서 곧 대학이라는 소속이 사라져. 너는 대학을 다니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소속되지 않음에서 오는 불안은 없어? 


아 또 제대로 된 사람한테 왔네. (웃음) 그래도 나름 같은 나이대랑 비교를 해봤을 때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으니까. 음.. 불안감 있지. 근데 소속이 있다고 해서 불안하지 않은 것도 아니기도 하고. 네가 항상 말하는 균형이 중요한 것 같아.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물론 안 좋게 생각할텐데. (웃음) 그냥 일을 할 때는 일 하는대로 좋고. 좀 탱자탱자 놀고 있는 것도 난 좋고.


그냥 확실한건.. 둘 다 한 1년 이상은 가면 안 된다는 거야. 소속이 없는 상태는 1년이 넘어가면 안되는 것 같고. 소속이 있는 상태는 회사에 다니든 군대에 있든 학교에 있든 어디에 있든 간에 조금의 변화가 필요한 것 같아. 꼭 일적인게 아니어도 되는거잖아. 그게 중요한 것 같아. 일이 아니더라도 취미 활동, 축구든 테니스든 골프든 사람들이랑 같이 하는거. 나는 뭐든 혼자 하는걸 워낙 좋아해서. 공동체 생활을 꾸준히 하는게 중요한 것 같긴 해. 모르는 사람을 만나거나, 친분을 쌓아야하는 것 같아. 그래야 하는 것 같아. 너무 뿔뿔이 흩어져있지 않나 싶어. 하는 사람은 너무 하고 안 하는 사람은 너무 안 하고. 뭔가 한 가지는 필요한 것 같아. 어디 하나에는 속해있어야하는 것 같아. 자기가 진짜 혼자 있음으로써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게 아닌 이상 고립되는 건 위험한 것 같긴 해. 무조건적으로 우울해지는 것 같아.


불안을 다스리려면, 균형이 중요하다는거지?


그치. 그냥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서. 소속이 되든 안 되든 불안은 있으니까. 소속되는 순간 인간관계에 연류되잖아. 특히나 인간관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해야지… 소속감이 들기도 전에도 힘들지 사람들 만나는게 피곤하고 지치고.


너는 소속되었을 때의 힘듦과 소속되지 않음의 불안이 거의 비슷한가보다.


그런 것 같아. 그래서 자꾸 거리를 두는 것 같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소속이 안 됐을 때도, 소속이 됐을 때도 언제든지 거리를 두고 있으니까. 오른쪽에 소속이 있고 왼쪽이 소속 없음이 있으면 가운데에 있는거지. 언제든 왼쪽 오른쪽에 갈 수 있게끔.


그래서 네가 안 심심한가?


그런 것 같아. 사실 소속이 없어도 막 크게 불안해하지도 않고 그러다 보니까 별로… 좀 뭐든 내가 덤덤한 편이기도 하고. 무던하고. 그런 영향도 있겠지? 생각이 많은데 생각이 없어.

 

 


 


Q4. 네가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하게 되면, 어떤 질문을 할거야?


"본인이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뭐고 그걸 날 설득시켜봐라." 그게 틀렸으니까 증명해보라는게 아니라 그냥 설득해보라는거지. 얼마나 자기 가치관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지 궁금한거라서. 잘못된 건 없지. 정말 좋은 건데도 설득이 전혀 안돼. 그럼 뭐 그 사람은 그렇게 크게 진지하게 생각해본거 같진 않아가지고.


그럼 이제 날 설득시켜봐.


내가 먼저 했어.


아니야.


뭐가 아니야.. 설득시켜보라고? 음…

 

알잖아 내가 제일 중요시 하는거. 평화롭게 살기. 내면의 평화가… 좀 재수없고 거창해보일 수 있겠지만.. 내면의 평화로움을 찾고 싶어 죽기전까지. 바로 죽기 하루 전이 되든. 이유는! 뭐… 그렇게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은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내 또래들이랑도 같이 살고, 나보다 훨씬 나이 많은 사람들이랑 몸 맞대고 살고 해봤는데. 아무나 할 수 없는거라는 생각에 더욱 확신이 들어가지고. 반항아 기질이 있어서 (웃음) 내가 한번 해보겠다라는 생각도 있고. 도달하기 어려운 것일수록 더 노력해야한다고, 지향해야한다고 생각해서. 무엇보다도 니체가 말하는 초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통제받지 않고 세뇌받지 않은 채로 사고 하고 싶어. 요즘 같은 SNS 세상에서는 정말 단 1%의 이물질 없이 나만의 생각을 안고 가는게 어려우니까………… 음 설득이 안됐나보네 (웃음)

 

 


 


Q5. 요즘 뭐가 제일 행복해?

 

너 만나는거.


그런거 말고.


아이 진심인데 이건 뭐 글로 쓸 수가 없어서 그래? 근데 그거 밖에 없는데.


퇴근할 때 버스 시간이 딱 맞아서 바로 타고 집에 갈 때.

주문한 가위가 품절이라고 더 좋은 가위로 보내줄 때.

인모랑 만나서 서든 할 때.

엄마가 생일 선물 받고 좋아할 때.

어제 집으로 혼자 걸어올 때.


노래 안 들으면서 왔어?


어. 듣기 싫더라고 딱히 듣고 싶었던 노래도 없고.

조금 습했는데 그냥 그랬어.

그 시간에 버스가 없어서 20-25분 걸어왔어.

 

 


 


Q6. 삶을 살 때 고충이 있어?

 

많죠. 고충 없이 사는 사람이 있나.


하나 좀 얘기해주세요.


뭐가 있지? 인생 살면서 나의 고충….(한참 고민) 없나봐 이 정도면… 없나봐. 다들 뭐라고 하지? 고충이 있다고 하면? 쳐봐야겠다. (고충의 뜻 검색)


떠오르는 고충이 생겼어?


남에게 쉽게 말하지 못하는 괴로운 심정이라는데. 이게 인터뷰에서 나올 질문인가 이게? 뭔가 잘못 된 것 같은데… 너한테 말하면 고충이 고충이 아니잖아 근데… 음…

 

 


 

 

Q7. 그러면, 요즘 어떤 생각을 해?


요즘 그냥 든 생각인데. 내가 요즘 나를 의식 해보니… 미안하다라는 말이랑 죄송하다는 말을 너무 습관처럼 해. 너무 짜증나 그래서.


짜증나는 이유가 뭔거 같아?


내가 진짜 사과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하는 건 모르겠는데. 내가 너무 습관적으로 안부 묻는거 마냥 해버리니까. (웃음) 기분이 안 좋아. 그 사람이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뭔가 내가 너무 자주 스스로 해버리니까. 아 또 내가 사과할 것까지 아닌데 내가 왜 죄송하다고 했지. 왜 미안하다고 했지. 그런 느낌이 좀 들어.


어떻게 하면 덜 할 것 같아?


내가 좀 뻔뻔해져야지 아무래도. 근데 난 뻔뻔이랑 거리가 먼 사람이어가지고. 좀 뻔뻔해져야하지 않을까. 내가 실수를 한 거에 용납을 못 하는 스타일이니까. 근데 이제 실수해도 괜찮다-라고 생각을 하고. 그런 식으로 처음부터 다 뜯어고쳐야지. 근데 좀 쉽지 않지. 본투비 그렇게 태어나버린지라.


그러면, 워딩을 바꿔보는거 어때?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빼고 다 하는거야.

아이고..

그래? 그랬어?

이런 식으로


내가 지금 해볼게

(상황극)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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