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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선선한 바람과 같았던 책 - 계절의 이유

글로 느껴보는 계절

by 김지연 에디터
2026.06.07 09:45

 

 

계절의 이유_앞표지_도서출판 잔.jpg

 

나는 우리나라의 사계절을 좋아한다. 벚꽃이 가득한 봄,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여름, 서늘한 공기의 가을,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드는 겨울까지.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제목부터 계절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을 읽었을 때 계절의 묘사, 계절마다 나오는 이야기들에 신기함을 느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 신기하기도 했고 내가 스쳐 지나갔던 계절의 무언가를 발견하고 풀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글을 읽는다는 것은 계절에 맞게 작가님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떻게 글을 남겨야 하나 고민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내가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와 나의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

 

p.68 '그가 가장 좋아하는 꽃' - 최근에 백화점 식당가를 향하던 중 시향지를 받았고 그 향은 바로 아카시아 향이었다. 어릴 때 고향인 강원도에서 뛰어다니며 맡았던 향기, 중학생 때 열심히 씹어 먹던 아카시아 껌이 생각났다. 정말 오랜만에 추억을 생각할 수 있는 향기였는데 책에서도 그 향기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더 반가웠다.

 

아카시아 향기와 함께 남편분을 처음 만났던 날, 마음을 확인한 날, 결혼하게 된 날을 이야기하면서 향기가 주는 특별함이 느껴졌다. 봄에 아카시아 향기를 느끼던 시절이 나도 있는데 잊고 있던 향기를 책 덕분에 기억할 수 있었다.

 

p.124 '마지막 여름의 울음소리' - 어린 시절부터 많은 추억을 공유한 외삼촌의 투병은 몇 년 전 우리 가족을 힘들게 했던 기억이다.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왜 우리 외삼촌이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 작가님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써 내려갔지만 내 가족을 생각하기에 충분했고 그 순간의 기억은 애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작가님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비슷한 마음을 느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 중 유독 글로 남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유한한 시간 속에서 많은 추억이 남아있던 순간이 떠오르기도 했다.

 

p.156 '가을이 온다' -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순간은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잘 아는 것 같다. 특히 시장에 가려고 새벽에 나왔을 때 느끼는 공기의 온도가 매우 빠르게 달라졌음을 느낀다. 한창 정신없던 시절에 내가 그 가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올해 가을은 가을의 달라짐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어졌다.

 

흘러가는 것들을 하나하나 감각적으로 잘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가을은 그런 감각을 온전히 경험하고 싶다.

 

p.194 '오늘의 정성' - 연말에 특히 한 해를 돌아본다. 어떻게 살았는지, 내년엔 어땠으면 좋겠는지 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많은데 작가님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구나에 내심 반가웠다. 주변 사람들이 아닌 책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볼 때 더욱 공감하게 된다.

 

하루하루를 값지게 살아가는 사람은 참 멋있다. 아직 여름에 다가가고 있는 6월이지만 계절을 넘어 하루하루를 더 잘 살아가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사계절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그리고 각자 계절마다 느끼는 다름과 같음을 떠올리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아직 완전히 오지 않은 여름, 가을, 겨울을 나는 또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 것이다.

 

어쩌면 무감각해질 수 있었던 계절의 변화를 다시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 이 책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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