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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공허함을 안고 살아가는 법 [영화]

작은 관계가 만들어낸 변화 <아침이오면 공허해진다>

by 최온유 에디터
2026.06.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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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잔잔한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해, 평소처럼 그런 영화를 찾다가 유호 이시바시 감독의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를 보았다.

 

영화는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과 여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 '이이즈카'는 낯을 가리고 말수가 적은 내향적인 사람으로, 인간관계에 적응하지 못해 취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아직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공허함과 무력감을 안고 하루를 보내던 중, 그녀는 중학교 시절 동창이었던 오오토모와 우연히 재회한다. 처음에는 오랜만의 만남이 어색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편의점 동료들과도 관계가 싹트면서 그녀의 일상에 작은 변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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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이이즈카가 눈물을 흘리며 오오토모에게 회사를 그만둔 이유를 털어놓는 장면이다.

 

"그것조차 적응하지 못했다"며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는 그녀를, 오오토모는 조용히 껴안으며 "나도 그랬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 여기서 오오토모는 구원자가 아니라, 각자의 상처를 지닌 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외로움을 나누는 존재에 가깝다.


영화는 특별한 사건 대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상처가 회복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은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것을 아주 섬세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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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토모와의 만남이후, 이이즈카는 자신이 느끼는 공허함이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사회의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많은 사람들이 겪는 감정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더 이상 가족에게 숨길 수 없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다. 미리 겁부터 냈던 것과 달리, 어머니는 "큰일이 생기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예상치 못한 따뜻한 반응에 이이즈카는 스스로를 옭아매던 부담을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하고, 그렇게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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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주인공의 극적인 성공이나 인생 역전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이즈카가 완전히 달라지거나 뚜렷한 목표를 찾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고,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결국 사람으로 회복될 수 있으며, 공허함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더라도 그것을 안고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조용히 건넨다.


결국 영화는 말한다. 공허함과 무력감이 괜찮아지는 것은 한순간에 찾아오는 게 아니라, 아주 작은 관계와 일상의 변화 속에서 천천히 이루어진다고. 그리고 그것이 자신만의 감정이 아님을 알게 될 때 비로소 위로를 받고, 자신을 좀 더 솔직하게 받아들이며 움직일 때 작은 변화가 시작되며, 그렇게 사람은 조금씩 더 단단해진다고.


변화는 결국 자신의 마음 상태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회초년생, 혹은 번아웃이나 무력감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그럴 수 있다"는 따뜻한 위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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