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se-Colored Glasses (장밋빛 안경) : 자신이나 상황을 실제보다 더 낙관적·긍정적이거나 이상화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태도. 글 속에서는 스스로를 이상화하거나 고정된 가치관에 갇혀 바라보는 시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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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두고 있던 가장 화려하게 포장된 '장밋빛 안경(Rose-Colored Glasses)'의 순간을 기록하며"
- Created with Midjourney & Nano Banana AI
핑크빛 포장지 속에 감춰진 '알맹이'
어릴 때부터 '핑크색'을 좋아했다. 여느 여자아이들처럼 공주 이야기와 장난감에 푹 빠져 지냈다. 딱히 특이할 만한 점은 없었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거짓말을 싫어하고 그러기에 보기 좋게 애써 포장하는 것 또한 무척이나 싫어했다.
늘 누군가가 포장해 놓은 것에 대해서는 그 안에 담긴 진실을 알고자 했고, 그래서 달콤한 말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즉, 화려한 포장이 아니라 그 안의 '알맹이'를 어릴 때부터 중요하게 여겼다는 뜻이다.
장밋빛 안경이 벗겨진 자리, 낯선 얼굴 마주하다
보통 이력서를 쓰거나 면접을 볼 때 우리는 자신을 최대한 포장하곤 한다. 이전에 기자 수업에서 들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실제 인터뷰를 나가보면 어떤 사람이든 자신을 포장해서 답변한다"는 이야기였다.
당시에는 스스로만큼은 예외일 거라 믿었다. 하지만 훗날 직접 작성한 셀프 인터뷰를 다시 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심지어 오글거려 끝까지 읽기 힘들 정도였다.
나는 그런 존재다. '나는 안 그럴 것 같은데?', '나는 달라'라고 어릴 때는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다 똑같고 상황에 따라 더 심해질 때도 있었다.
내가 나 자신에게 씌우고 있던 '장밋빛 안경'이 벗겨지는 순간이 있다. 가치관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그 가치관을 지키지 못하는 순간들을 겪었다. 즉, 사회화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에게 씌워 두었던 그 안경이 벗겨진 것이다.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도 결국 적응한다고 한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내가 장밋빛 안경을 벗어던진 것 또한, 적응을 위한 또 하나의 방식이었을까?
정의할 수 없는 나, 끊임없이 변화되는 세계
그동안 안경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새로운 시각과 관점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포용력도 함께 넓어졌다.
스스로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지만 그동안 배워온 것들을 상황에 맞게 파괴하기도 하며 스스로에 맞게 재창조하는 사람이다.
변화를 수용하기 시작하자 행동 방식도 달라졌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기에 일단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이 된 것이다. 그리고 수습은 나중에 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나는 누구보다 자신을 가장 잘 안다고 확신했다. 혼자일 때는.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실 '지금만큼 스스로를 모를 때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다.
혼자라면 스스로를 잘 알고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수많은 관계 속에서 그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면서 여러 역할(가족, 친구, 연인 등)을 수행하다 보면 상대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고 가치관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예전처럼 '나 자신을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게 된다.
처음 아트인사이트에서 자기소개를 쓰라고 했을 때 고민이 많았다. 10대 때 느낀 가치관과 지금 느끼는 가치관이 달라졌듯이, 10년 후 이 글을 읽으면 지금의 나를 우습게 느낄 수도 있을 테니까.
<데미안>으로 유명한 소설가 헤르만 헤세는 <나의 믿음>에서 글을 쓰고 독자들과 편지를 주고받는 과정 속에서, 과거에 썼던 자신의 사상이 내면에서 달라졌음을 고백한다. 이는 인간의 생각과 가치관이 언제든지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생각이나 사상, 가치관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나는 안 그럴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변하지 않는다고 세상이 변하지는 않는다. 결국 모든 것은 변화하게 마련이다. 우선 나 자신에게 씌운 '장밋빛 안경'을 거두어 볼까? 시야가 한결 넓어지고,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도 더 커질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나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끊임없이 변하고, 그 변화 속에서 나를 다시 정의해 나가는 사람.
"안경 너머의 환상을 지나, '프리즘(Prism)'이 된 나의 세계"
- Created with Midjour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