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Opinion] 이곳에서 다시 춤추는 카니발, Bala Desejo - SIM SIM SIM [음악]

브라질 음악의 긴 흐름을 젊은 감각으로 다시 불러내다

by 김용준 에디터
2026.06.03 18:38

 

 

SIM SIM SIM.jpg

 

 

브라질 음악은 언제나 넓은 시대와 지역을 품고 있다. 보사노바의 부드러운 리듬, 삼바의 원초적인 에너지, 트로피칼리아의 실험성, MPB의 서정성은 서로 다른 시대의 감각처럼 보이지만 좋은 음악 안에서 하나의 풍경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Bala Desejo의 [SIM SIM SIM]은 이러한 브라질 음악의 긴 흐름을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다시 불러낸 작품이다.


Bala Desejo는 Dora Morelenbaum, Julia Mestre, Lucas Nunes, Zé Ibarra로 구성된 리우데자네이루 출신 4인조 밴드다. 각자 싱어송라이터이자 연주자로 활동하던 이들은 팬데믹 시기에 함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로 2022년 데뷔 앨범 [SIM SIM SIM]을 발표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앨범이 특정한 장르의 재현이나 복각처럼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앨범은 1960~70년대 브라질 음악의 향수를 품고 있지만 그 사운드는 고정된 과거가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다시 춤추는 현재에 가깝다.


앨범의 제목인 [SIM SIM SIM]은 포르투갈어로 “그래, 그래, 그래”라는 뜻이다. 반복되는 긍정의 말처럼 앨범은 삶과 음악을 향한 긍정으로 가득하다. 첫 트랙 ‘Embala pra Viagem’은 짧은 인트로처럼 앨범의 문을 열고, 이어지는 ‘Baile de Máscaras (Recarnaval)’는 카니발의 흥겨운 리듬과 사이키델릭한 편곡을 통해 아티스트의 세계로 청자를 끌어들인다. 이들의 음악은 단순히 밝고 경쾌한 분위기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여러 목소리가 겹쳐지는 코러스, 유연하게 흔들리는 리듬, 곳곳에서 등장하는 브라스와 기타의 질감은 한 곡 안에서도 다채로운 감각을 만들어낸다.


[SIM SIM SIM]의 매력은 장르를 섞는 방식에 있다. 앨범은 트로피칼리아, 삼바, MPB, 훵크, 소울, 레게의 요소를 자유롭게 오가지만, 각 장르를 전시하듯 나열하지 않는다. 오히려 네 멤버의 목소리와 밴드의 합주를 중심에 두고, 필요한 순간마다 색채를 골라 덧입힌다. ‘Lua Comanche’는 부드러운 멜로디와 코러스가 돋보이는 곡으로, 해변의 밤공기처럼 느슨하고 따뜻한 정서를 전한다. 반면 ‘Dourado Dourado’는 훨씬 풍부한 리듬과 긴 호흡의 전개를 통해 앨범의 넓은 스케일을 보여준다. 곡마다 다른 리듬과 악기 배치가 등장하지만 앨범 전체가 흩어지지 않는 이유는 네 사람의 목소리가 중심에서 계속해서 음악을 묶어내기 때문이다.


특히 앨범에서 중요한 것은 ‘함께 부르는 목소리’다. 많은 팝 음악이 한 명의 보컬을 중심으로 감정을 선명하게 전달한다면, Bala Desejo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같은 공간을 나누는 감각을 만든다. 이들의 코러스는 단순한 화음이 아니라 밴드의 정체성에 가깝다. 누군가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이 모여 서로의 노래를 이어 부르는 듯한 친밀함이 있다. 그래서 [SIM SIM SIM]은 잘 만들어진 스튜디오 앨범이면서도 동시에 작은 축제의 현장을 기록한 듯한 생동감을 가진다.


앨범의 매력은 세밀한 편곡에서도 드러난다. 브라질 음악이 여러 시대에 걸쳐 다양한 장르를 흡수하며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왔던 것처럼, [SIM SIM SIM] 역시 재즈, 사이키델릭, 훵크의 요소를 대담하게 섞어낸다. 특히 ‘Baile de Máscaras (Recarnaval)’는 앞서 언급한 시간과 공간의 감각을 한 곡 안에 엮어내며 긴장과 완화를 반복한다. 축제처럼 들뜬 리듬 위로 흐르는 보컬과 코러스는 흥겨움을 만들지만, 곡 곳곳의 사이키델릭한 질감과 변칙적인 전개는 그 흥겨움을 단순한 낙관으로만 남겨두지 않는다.


또한 ‘Passarinha’에서는 MPB 특유의 반복적인 리프 위로 부드러운 멜로디가 흐른다. 섬세하고 열정적이지만 느긋한 리듬 위로 춤추는 듯한 보컬과 코러스는 앨범의 따뜻한 질감을 더한다. 밝음은 때로 가볍게 소비되기 쉽지만 Bala Desejo의 밝음은 단순한 낙관과는 조금 다르다. 이들의 음악에는 팬데믹 이후 다시 모여 노래하고 연주하는 기쁨, 잠시 멈춰 있던 축제를 되찾으려 했던 감각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앨범의 흥겨움은 단지 신나는 리듬이 아니라 함께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하는 기쁨처럼 느껴진다.


브라질 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에게 [SIM SIM SIM]은 좋은 입문작이 될 수 있다. 보사노바처럼 부드럽고, 삼바처럼 리드미컬하며, 트로피칼리아처럼 자유롭고, MPB처럼 서정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앨범은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오래된 브라질 음악의 문법을 알고 있다면 더 많은 결을 발견할 수 있겠지만, 그런 배경을 모르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멜로디와 에너지가 넘쳐난다.


Bala Desejo는 과거의 브라질 음악을 향해 단순히 경의를 표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래된 리듬과 사운드를 오늘의 목소리와 오늘의 축제로 다시 불러낸다. [SIM SIM SIM]은 브라질 음악의 유산이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따뜻한 햇빛과 느슨한 리듬, 함께 부르는 목소리의 기쁨을 느끼고 싶다면, Bala Desejo의 [SIM SIM SIM]을 들어보길 권한다.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