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WIMPS가 올해 메이저 데뷔 20주년을 맞아 트리뷰트 앨범 “Dear Jubilee – RADWIMPS TRIBUTE”를 발표했다.
총 14팀의 뮤지션이 참여한 이 앨범은 단순한 커버 앨범이 아닌, 지난 20년 동안 RADWIMPS의 음악이 어떻게 일본 대중음악의 기층을 형성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프로젝트가 흥미로운 이유는, 참여 아티스트들의 세대와 장르가 극적으로 다양하다는 점이다. YOASOBI, Vaundy, ZUTOMAYO, Yorushika, Mrs. GREEN APPLE, Kenshi Yonezu까지, 현재 일본 음악씬을 대표하는 이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RADWIMPS의 감정 구조를 다시 조립한다. 원곡의 에너지나 감정선을 존중함과 동시에 각자의 고유한 사운드를 얹어 새로운 한 편의 노래처럼 완성하는 접근이 돋보인다.
Vaundy가 재해석한 '前前前世'는 원곡의 직선적인 록 에너지 대신 훨씬 더 팝적인 리듬과 텍스처를 강조하며, 곡이 가진 청춘성의 결을 다른 방향으로 확장한다. YOASOBI가 커버한 '会心の一撃' 역시 원곡보다 더 정교하고 기하학적인 구성으로 편곡돼, 가사의 정서가 ‘서사적 감정’에서 ‘기억의 단면’처럼 변화한다.
반대로 My Hair is Bad의 'いいんですか?'는 원곡의 풋풋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밴드 특유의 페이소스를 덧씌워 가장 자연스러운 ‘계승형 커버’라는 인상을 준다.
트리뷰트 앨범의 재미는 결국 ‘시간’에 있다. RADWIMPS가 데뷔 초기에 만들어낸 감정과 언어는 당시의 10·20대 청춘에게 압도적인 공감을 얻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나, 그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가 지금 일본 음악계를 이끌고 있고, 그들이 다시 RADWIMPS의 곡을 새 목소리로 부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리메이크라기보다 한 시대의 정서가 다음 시대에 어떻게 전달되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연쇄 반응이다.
‘Dear Jubilee’는 그래서 과거를 회고하는 기념앨범이 아니다. 오히려 RADWIMPS라는 이름이 가진 영향력과 ‘감정의 언어’가 지금 음악 씬 안에서 어떻게 다시 살아 움직이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작업에 가깝다. 원곡을 정확히 기억하는 팬에게는 익숙한 정서를 새로 듣는 기쁨을, 처음 RADWIMPS를 접하는 청자에게는 그들의 음악 세계로 들어가는 새로운 입구를 만들어준다.
리메이크는 종종 “그리움의 소비”라는 비판을 받게된다. 하지만 좋은 리메이크는 원곡의 시절감을 벗기고, 그 안에 들어 있던 핵심적인 감정을 현재의 언어로 다시 번역하는데, 이번 앨범은 이를 완벽히 수행한다.
긴 시간 동안 RADWIMPS가 구축해온 감정의 지도 위에 새로운 아티스트들의 눈과 목소리가 겹쳐지며 수행된 재탄생은 RADWIMPS의 음악이 주는 감동과 추억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