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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나의 백일몽 : L.A.에서 만난 행운 [문화 전반]

PJ morton 그리고 Stevie Wonder 공연 리뷰

by 손혜림 에디터
2026.06.0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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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백일몽 : L.A.에서 만난 행운


 

언젠가 외국에서 꼭 보고 싶었던 아티스트가 있었다. PJ MORTON. 오래전부터 내 플레이리스트 한 켠을 꾸준히 지켜온 아티스트다. 미국의 가수이자 키보디스트인 그는 한 번도 한국에 공연하러 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18년에도, 2024년에도 내한 공연을 했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늘 개인 스케줄과 겹쳐 그의 공연을 보지 못했다. 그 아쉬움은 꽤 오래 마음속에 남아 있어, 나는 자주 그의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며 해외 공연 일정을 체크하곤 했다. 언젠가는 내가 그의 일정에 맞춰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품고 있었다.

 

작년 가을, 과연 나에게 어떤 행운이 깃들었던 걸까. 앨범 프로젝트 워케이션으로 로스앤젤레스에 가게 될 기회가 생겼다. 믿기지 않게도 내가 머물던 숙소에서 도보 5분 거리의 공연장에서 마침 PJ MORTON의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언젠가 바라왔던 날이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은 몰랐다. 그 넓디 넓은 로스앤젤리스에서 어떻게 그의 공연이 내가 바로 닿을 수 있는 거리에서 열릴 수 있을까..! 마치 큰 행운이 처음으로 잇따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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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줄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쉽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 앞 뒤로는 서로 다른 인종의 관객들이 가득했고, 거의 가장 작은 체구였던 나는 누구보다 더 큰 기대감과 긴장감을 품은 채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무대는 꽤 가까이에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너무 가까운 자리는 앉지 않았다. 오랫동안 동경해온 아티스트와의 거리감을 천천히 느끼고 싶었다. 적당한 거리의 자리에 앉아 긴장되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켰다. 공연을 해본 사람만이 아는 긴장감이 있다 . 묘하게도 그날의 나는 관객임에도 불구하고 그 감각 안으로 깊게 들어가고 있었다.

 

탄성이 나왔다.

 

그가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즐기는 연주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온 몸의 감각이 한꺼번에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함께 움직여. 함께 느끼자.” 라고 말하는 듯한 그의 에너지가 공연장 안을 가득 채웠다. 그의 음악은 단순히 흘러 나오는 사운드가 아니라, 눈 앞의 공기와 함께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앙코르 곡 끝난 뒤 몇 분 뒤, 무대 위로 누군가가 등장했다. 흥분한 관객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고, 작은 체구의 나는 사람들 사이의 좁은 틈으로 겨우 그 장면을 바라봤다.


휠체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설마-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곧이어 선글라스가 보였다. 맞았다. 스티비원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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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아티스트가 무대 위에 등장한 것이다. 온몸의 소름이 단번에 솟아올랐다. 어린 시절부터 존경하던 아티스트를, 내가 가장 보고 싶었던 아티스트와 같은 무대 위에서 마주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내 생애 귀로 직접 스티비원더의 연주를 보게 됐다니. 어쩌면 정말, 행운이 내게 깃들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일몽일까?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고 있는 순간,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었고, 나를 안아주었다. 대부분 누군가와 함께 공연을 즐기고 있었지만, 홀로 앉아 있던 내 모습이 들어왔던 걸까. 같은 감동을 함께 공유해주고 싶다는 듯, 나를 품으로 따스히 안아주었다. 다정하고도 낯선 인사였다. 어수선한 마음을 진정시키기엔 그 하루만으로도 부족했다. 나는 시차를 넘어 흥분한 마음에 쉽게 잠들지 못했다.

 

사진과 영상 속 기록들을 반복해서 들여다보며 그날의 감동을 오래 붙잡고 있었다. 나의 백일몽.

 

그리고 L.A.에서 마주한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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