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한국 포크 음악의 상징이었던 송창식의 명곡들이 새로운 창작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송창식은 1970년대 한국 포크 음악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로, 자유롭고 실험적인 음악 세계를 통해 당시 청년 문화의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 잡았다. 특유의 철학적인 가사와 독창적인 멜로디는 당시 청년들의 자유와 방황, 저항의 정서를 담아내며 오래 사랑받았고 지금까지도 한국 포크 음악의 중요한 흐름으로 남아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익숙한 포크 음악을 단순한 향수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와 결합해 새로운 감정과 서사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작품은 1923년 경성을 배경으로 한다.
종로 한복판에 폭탄이 투척되고 일제의 감시와 탄압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대를 버텨내는 네 청춘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를 사랑했던 청년 영수는 경성 최고의 스타 지혜를 동경하며 음악만이 사람을 위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의 형 영기는 독립을 위해 싸우는 의열단원으로 살아가며 그런 영수를 답답하게 바라본다. 한편 소꿉친구였던 대길은 일본식 이름 ‘다이키치’로 살아가며 친일 세력 안에서 의열단의 흔적을 추적하고, 지혜 역시 화려한 무대 뒤에 쉽게 드러낼 수 없는 비밀을 감춘 채 살아간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단순히 독립운동만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선택과 흔들림에 더 집중한다. 누군가는 노래로 시대를 견디고, 누군가는 살아남기 위해 이름을 버리고, 또 누군가는 목숨까지 걸며 저항한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인물들의 관계가 계속 엇갈리며 극의 긴장감을 만든다. 특히 어린아이들까지 희생되는 현실 앞에서 영수가 점점 변해가는 과정은 작품의 중요한 감정선으로 이어진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송창식의 음악이 가진 감성을 시대극 안으로 자연스럽게 끌어왔다는 점이다. ‘피리 부는 사나이’, ‘고래사냥’, ‘담배가게 아가씨’ 같은 익숙한 곡들이 단순한 추억의 음악이 아니라 당시 청년들의 자유와 상실, 분노와 희망을 담아내는 장면으로 새롭게 사용된다. 그래서 관객들은 익숙한 노래를 들으면서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감정으로 작품을 받아들이게 된다.
창작진 역시 공연계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제작진들이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국립정동극장과 아트로버컴퍼니가 공동 제작했으며, 포크 음악 특유의 감성과 무대적인 에너지를 함께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을 그려낼 배우진으로는 김리현·최민우·조성태, 이태은·이루원, 이동수·박좌헌, 윤석현·조성윤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작품은 국립정동극장에서 오는 6월 12일부터 8월 2일까지 공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