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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That’s all을 Next stage로 바꾼 여자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앤드리아 삭스

by 하상은 에디터
2026.04.29 12:00

 

 

2006년, 낡은 갈색 숄더백을 메고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갓 졸업한 앤드리아 삭스를 기억하는가? 미란다에게 바칠 스타벅스 커피와 울프강 스테이크를 테이크아웃해 뉴욕의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던 24살의 그녀. 런웨이 편집장실 너머로 미란다 프리슬리의 코트를 받던 사회 초년생 앤드리아는 이제 없다.

   

20년이 흐른 지금, 앤드리아 삭스는 누군가의 비서가 아닌 패션 미디어 그룹의 수장이자 미란다의 비즈니스 라이벌로 성장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개봉한 지 20년 만에 돌아오는 시즌 2.

 

이제는 업계의 거물이 된 앤드리아 삭스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물었다.

 

 

*

본 인터뷰는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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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앤드리아! 당신이 무척 그리웠어요. 뉴욕의 아침은 여전히 전쟁인가요? 아니면 조금은 평온해졌나요?

 

전쟁터의 위치가 바뀌었을 뿐이에요. 예전엔 런웨이 꼭대기에 있는 미란다의 사무실이 세상의 전부였지만 지금은 내 마음속이 가장 시끄러운 전장이죠. 하지만 이제는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확인하는 대신 물을 끓이고, 원두를 갈고, 내가 마실 커피를 내려요. 미란다 말고 ‘내’가 마실 커피요.

 

20년 전과 변한 건 나뿐만이 아니에요.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게 변했죠. 나, 에밀리, 나이젤, 미란다, 뉴욕, 그리고 집 앞 아이스크림 가게의 맛. 뭐 하나 빠진 것 없이 다 변했어요. 시간의 흐름이란 가만 두면 저절로 흘러가는 시계초침과도 같아서 어느순간 보면 저만치 혼자 가 있어요. 가끔은 그게 무섭기도 하지만 그게 바로 인생을 정신차리고 똑바로 살아야하는 이유이지 않을까요?

 

저는 지금도 런웨이 시절처럼 아주 바쁘게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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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앤드리아, 요즘도 ‘세룰리안 블루’ 스웨터를 보면 소름이 돋나요?

 

하하 소름까지는 아니지만 가끔 옷장 앞에서 멈칫하긴 해요. 하지만 이젠 그게 단순한 스웨터가 아니라 수십 명의 야근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걸 잘 알죠.

 

생각해보면 그때의 저는 참 어렸고, 또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 무려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 앞에서 벨트를 보고 그깟것이라니. 저도 그땐 제정신이 아니였죠. 지금의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제 입을 틀어막았을 거예요. 앤디! 제발 그 입을 닫아! 라고 외치면서요. 뭐 그런 날이 있었으니 지금의 제가 있는 거겠죠? 물론 저의 경우 어린날의 패기라고 하기엔 철이 없었지만 지금의 사회초년생들도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주눅들기 보단 그런 패기쯤은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런 패기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도 가끔 그 스웨터를 입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러 가요.

 

미란다가 봤다면 당장 해고감이겠지만 뭐 어때요? 지금 내 편집장은 나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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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너는 나와 닮았어”라고 했던 그녀의 말은 저주였을까요, 아니면 최고의 찬사였을까요? 지금의 당신은 그 말에 어떤 답을 내놓고 싶나요?

 

미란다가 말한 닮음은 타인을 짓밟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에게 얼마나 가혹해질 수 있느냐에 대한 동질감이었다는 걸 이제는 알 것 같아요. 그녀의 말은 저주도, 찬사도 아니었어요. 일종의 인정이었죠. 그녀에게서 받은 인정은 제게 의미가 커요. 결국 미란다 덕분에 제가 원히던 신문사에도 취직할 수 있었고요. 런웨이에서의 시간들은 제게 힘든 시기였기도 했지만 동시에 엄청난 성장의 시기이기도 했어요. 그 당시 런웨이는 패션을 사랑하는 여성들이 하루에도 수백 번 문을 두드리는 꿈의 직장이었어요. 제가 미란다의 눈에 든 건 큰 행운이었죠. 이제 나는 그 말에 이렇게 답하고 싶어요.

 

"당신이 맞았어요. 나는 당신을 닮아 있었고, 당신 덕분에 나 자신을 몰아붙여 한계를 깨는 법을 배웠어요. 그 인정은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아주 날카롭고도 단단한 이정표가 되었어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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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우리 모두는 각자의 '악마'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들과 공존하는 법이 있을까요?

 

그 악마가 사실은 가장 닮고 싶었던 나의 그림자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거예요. 미란다의 냉혹함이 사실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자신과의 투쟁이었음을 이해하게 됐을 때 그녀를 향한 일종의 적대심이 조금은 둥글게 가다듬어졌어요. 적대하기보다는 가만히 곁을 내어주는 것, 그것이 내가 런웨이라는 치열한 전장에서 그리고 미란다라는 거대한 벽을 통해 배운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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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마지막으로, ‘나다움’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너무 힘주지 마요. 꽉 끼는 샤넬 구두를 신고 걷다 보면 결국 발만 아프거든요. 가끔은 그냥 걸으세요. 촌스럽게. 좋아하는 스웨터의 색이 올해의 트렌드와 연관있는지 상관말구요. 남들이 정해준 성공의 규격에 당신을 맞추지 말고, That's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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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그녀에겐 은은한 우디 향이 감돌았다. 그 향은 마치 시간의 흐름을 간직한 듯 그녀의 변화를 상징하는 듯했다.


촌스러운 스웨터를 입고 미란다의 비웃음을 받아들이던 그녀는 이제 완연한 리더로 우뚝 서 있었다.


뉴욕의 거리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그녀의 모습은 무언가에 갇혀 있던 소녀가 아니었다. 그저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성장을 보여주는 새로운 앤디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제 그녀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과거의 앤드리아와 현재의 그녀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갈지, 그리고 뉴욕이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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