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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문득 아름다운 이야기가 보고 싶어졌다. 상투적으로 느껴질지라도, 때로 시작부터 해피엔딩이 정해진 이야기가 필요하다.


작년 11월에 개봉한 <주토피아 2>는 누적 관객 수 약 861만 명을 기록하며 2025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방문한 부모 관객도 많았겠지만, 극장 관객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토끼와 여우의 모험을 보러 영화관을 찾았다는 방증이다.


이 영화가 사랑받은 이유는 닉과 주디의 케미와 매력, 참신한 세계관이나 영화의 맛을 끌어올려 주는 음악 등 다양하다. 하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공통적으로 반복하는 플롯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타인의 다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결국 선한 사람들이 협력하여 위기를 해결하고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이야기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느껴지기에 영화 속 세계는 유토피아처럼 보인다. 자기 자신의 모난 점을 스스로 마주하고 인정하는 일도,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결코 쉽지 않다.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고, 끊임없이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나 어딘가에 존재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관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풀어가고 싶은 사람들과,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들, 더 좋은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예시를 제시한다. 그렇게 긍정적인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준다.


오랜만에 내가 위로를 받았던 이야기를 꺼내 봤다. 두 중심 인물의 관계 변화를 토대로 공통된 모티프를 보여주는 세 작품, <주먹왕 랄프>, <주토피아>, <엘리멘탈>을 살펴보며 그 안에서 발견한 메시지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1. 서로 다른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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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왕 랄프>에서 랄프는 프로그램상 악당이라는 이유로 게임 속에서 차별을 받는다. 반면, 레이싱 게임 ‘슈가 러시’에서 생활하는 바넬로피는 오류라는 이유로 레이싱에 참여하지 못한다. 두 인물 모두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지만, 랄프는 위축되고 우울해하는 반면 바넬로피는 밝은 태도로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주토피아>의 주디는 최초의 토끼 경찰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성장한 인물이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정의감과 용기가 대단하다. 반면 닉은 맹수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 트라우마가 있으며, 타인을 쉽게 믿지 않고 자신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엘리멘탈>에서는 두 인물의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불과 물이라는 본질적으로 다른 원소인 엠버와 웨이드는 성격 또한 상반된다. 엠버는 화가 많고 강인하며 상황 대처에 빠른 인물이고, 웨이드는 눈물이 많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지만 원칙적인 인물이다.


이처럼 디즈니는 인물의 배경이나 디자인에서부터 같은 상황에서도 다르게 반응하는 성격 차이를 통해 극명한 대립을 보여준다. 동시에 이러한 차이는 서로에게 없는 부분을 보완하는 관계로 이어지며, 두 인물이 서로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2. 오해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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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서로가 너무 다르므로 두 인물은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생각하지 않거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상대에게 드러내게 된다. 갈등 상황에서는 대화보다 감정이 앞서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오해가 깊어진다.


랄프가 바넬로피를 위한다고 생각했던 행동이 오히려 상처가 되고, 오해로 비롯된 상황에서 두 인물이 각자의 입장만을 고집하며 싸움이 커지게 된다. 주디의 여우 퇴치 스프레이가 닉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거나 함께 사건을 해결하던 중에 주디가 닉의 가치관이 자신과 다르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 등 서로 다른 존재에 대한 이해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엘리멘탈>에서는 신체 접촉조차 꺼릴 정도로 서로를 경계하게 만드는 원소의 근본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엠버 가족이 웨이드를 반기지 않는 것처럼 가족 공동체 내에서의 거부가 전제된다. 아버지와의 갈등을 겪고 있던 엠버를 위한 웨이드의 돌발 행동에 엠버는 얼떨결에 아버지와 웨이드 모두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이처럼 갈등은 두 인물이 이미 가지고 있던 대립되는 성질이나 선입견이 우연한 사건을 만나 밖으로 드러나는 순간에 발생한다.

 

 


3. 화해와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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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 속 인물들은 위기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과정을 거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까지 이른다. 그리고 솔직하고 용기 있게 상대에게 사과를 건네며 대화를 시도한다.


관계가 회복되는 장면에서 모든 인물은 대화를 한다. 이후로 관계는 완전히 회복됨을 넘어서 더욱 단단해지며 힘을 합쳐 위기 상황을 해결하게 된다.


위기 상황에서 등장하는 악당은 대개 타인과 협력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다. 절대적인 선과 악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지만, 모두가 공존하기 위한 사회에서 타인을 자기만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차별하는 인물은 악으로 규정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협력 가능한 사회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동화이자, 더 나은 관계를 위한 하나의 모델이다. 이러한 사회와 관계는 현실에도 일부 존재한다. 그렇기에 디즈니가 보여주는 세계는 단순한 환상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만큼 세상에 편재되어있는 유토피아적 가능성이 확장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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