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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버섯, 얼만큼 알고 계세요? - 미코, 버섯의 모든 것 [도서]

식물도 동물도 아닌 이상한 생물체에 관하여

by 이예진 에디터
2026.02.23 00:15

 

 

살면서 먹는 버섯에만 관심을 가져봤지. 버섯 자체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긴 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너무 알 수 없는 생물체라 관심을 갖기 어려웠던 걸지도 모른다.

 

식물인지 동물인지조차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 채, 그저 식탁 위 반찬 정도로만 여겨왔으니까.

 

도서 『미코, 버섯의 모든 것』은 그런 무심함을 단번에 깨뜨린다. 버섯의 오랜 역사부터 신화, 생태, 종류에 이르기까지 버섯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펼쳐 보이며 우리를 낯설고도 경이로운 균류의 세계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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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14개의 별색으로 구현된 신비로운 버섯 그림이다.

 

96쪽의 그림책을 가득 채운 다채로운 색감은 우리가 알고 있던 ‘소박한 식재료’로서의 버섯 이미지를 완전히 깨뜨린다.

 

붉고 푸르고 보랏빛으로 번지는 버섯들은 생명체이자 예술적 존재로 다가오며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이 작품은 2024년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인 아동도서 시상식에서 디자인과 편집, 창의성, 내용의 완성도를 모두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지식 그림책을 넘어 하나의 완성도 높은 작품임을 증명한다.

 

책의 첫 장은 인상적인 ‘버섯의 독립선언문’으로 시작된다. 버섯은 자신들이 동물도 식물도 아닌, 곰팡이와 효모와 같은 균류에 속하는 독립적인 생물임을 당당히 밝힌다. 선언문 형식의 도입은 유쾌하면서도 명료하다. 부끄럽지만, 이 장면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버섯을 식물로 오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기원과 진화의 역사에서 출발해 인간과의 관계, 숲속에서의 공생, 신화와 예술 속 상징, 그리고 과학적 역할까지 차근차근 확장된다. 버섯은 더 이상 조용히 그늘에 자라는 존재가 아니다. 생태계를 연결하고, 생명을 순환시키며, 때로는 인류의 문화와 상상력까지 자극해온 주체적인 생명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더 이상 버섯을 함부로 지나칠 수 없다. 비 오는 날 숲길에 돋아난 작은 갓 하나에도, 보이지 않는 균사 네트워크의 세계가 겹쳐 보인다. 버섯을 직접 키워보고 싶은 욕망이 슬며시 피어오르고, 산에 올라 이름 모를 버섯을 찾아보고 싶어진다.

 

그저 식재료였던 존재가 하나의 세계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이제는 앞이나 위만 바라보던 시선을 조금 낮춰, 땅 가까이에 자리한 그들의 세계로 발을 들여보고 싶어진다. 우리가 몰랐을 뿐, 그곳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단단하고도 경이로운 생명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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