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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 틱, 틱…붐! [영화]

’꿈꾸는 나’의 모습이 벅찬 당신을 위한 현실적인 영화

by 이상아 에디터
2026.01.30 07:32

 

 

2026년이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인생의 속도는 나이의 앞자리 숫자만큼 배속으로 빨라진다는 말이 있던데 서른 중반이 되니 그 말이 왜 이리 가슴에 와닿는지 모르겠다. 네이버 쇼핑에는 물건을 산 뒤 한 달 후에 다는 ‘한 달 리뷰’라는 게 있다. 진짜 상품을 사용해 본 사용자들의 리뷰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매력적인 제도이다. 나의 새해 한 달 리뷰는 어땠을까 문득 생각해 보면 나름대로 잘 보낸 것 같다가도 무언가 예전처럼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언제부터였을까 ‘현실적‘이라는 말로 두려움을 포장하게 된 때가. 해야 하는 것들이 아닌 ‘꿈’을 꾸지 않게 되었을 때가. 따뜻하고 푹신한 소파에 편히 앉아 있으면서도 딱딱한 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골똘히 고민하고 해내고 있는 이들을 바라볼 때의 경외심 같은 이상한 감정은 다시 꿈을 꾸는 사람이 돼야 할 것만 같은 초조함을 주곤 한다. 우연히 만나게 된 영화 <틱, 틱…붐!>은 이 모든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뮤지컬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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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틱, 틱…붐!>은 2021년작 넷플릭스 뮤지컬 전기 영화로 동명의 뮤지컬과 <렌트>의 작가인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존‘은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하며 몇 년째 뮤지컬 작품을 쓰는 유망한 작곡가이다. 인생의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는 공연을 앞두고 경제 상황, 여자친구와의 갈등 등 현실적인 일들이 그에게 갑자기 몰려든다. 서른 살 생일을 앞둔 존의 마음은 초조해지기만 하고, 예술가로서의 삶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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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피아노와 함께 무대에 오른 ‘존’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존의 이야기를 따라 그 안에서 영화식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는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되고 있어 뮤지컬 영화로서는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간혹 원작인 뮤지컬을 영화로 옮겼을 때 너무 판타지스러운 연출로 뮤지컬 팬들의 아쉬움을 살 때가 있는데 이 영화는 무대의 모습은 뮤지컬의 매력을, 영화의 모습은 영화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어 뮤지컬과 영화 팬 모두를 사로잡는 특별함을 갖고 있다. 특히 ‘Therapy’라는 곡은 주인공과 여자친구의 갈등 상황이 극에 달했을 때의 모습과 무대의 모습을 교차 편집으로 정신없이 보여주며 심적 상태도 보여주면서 뮤지컬 무대를 앞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주어 인상 깊었다. 이런 식의 무대적 연출은 ’뮤지컬 작곡가’였던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무대를 사랑하는 그의 모습을 담기에는 가장 탁월한 연출 방향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다고 영화식 연출에서 이야기만 진행되나? 그렇지 않다. 영화는 120분의 러닝타임 동안 정말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 노래와 춤을 꽉꽉 채워서 보여주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존이 배우를 꿈꾸다 포기하고 일로 성공한 친구 ’마이클‘의 고급 저택에서 부른 ’No More’과 일요일 아침 아르바이트를 하며 부르는 ‘Sunday’, 그리고 수영을 하며 마지막 숙제를 풀던 ’Swimming’ 등이 인상 깊었다. 인상 깊은 부분이 너무 많은 거 아닌가 싶지만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정말 고심해서 3개를 뽑았군이라고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주인공의 심적 상태를 잘 표현한 명곡들이 영화 내내 끊이지 않았다. 사실 노래로 감정을 표현하는 뮤지컬 영화를 굉장히 힘들어하는 필자이지만, <틱, 틱…붐!>은 현실적인 이야기들과 빠르게 전개되는 노래로 구성되어 정신없이 영화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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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과 노래보다도 가장 놀라운 부분은 바로 주연인 ’앤드류 가필드‘의 연기 부분이었다. 거미줄을 타고 고층 빌딩을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 이미지가 강한 배우이기에 예술적인 부분에서 재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연기면 연기 그의 모든 행동과 눈짓이 ’존‘의 캐릭터를 잘 살리고 있어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엔딩 부분에서 뮤지컬 홍보 담당의 애정 어린 쓴소리에 현실의 고단함을 느끼면서도 다시 한번 희망을 느끼는 그 눈빛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잔상이 남을 정도로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실제로 노래에 대한 부담감이 얼마나 심했는지 말했었는데 영화 첫 워크숍 때 처음으로 출연진과 크루 앞에서 노래를 하기 전 감독에게 ‘공연 중에 사망한 경우가 있나? 내가 첫 케이스가 될지도 몰라‘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한다. 결과적으론 압박 요법이 통한 것 같다며 감독과의 호흡을 유쾌하게 표현하였는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이름이 알려진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노래와 연기에 진심인 모습이 조너선 라슨의 무대를 향한 순수한 사랑과 공통점이 많아 더욱 연기를 잘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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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조너선 라슨의 생전 모습과 실제 그가 만든 뮤지컬의 공연 장면들을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여느 뮤지컬 영화들은 희망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기에 이 영화의 엔딩은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마저 너무나 현실적으로 와닿기 때문에 오히려 이질감이 덜 들면서 꿈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그러나 닿을 수 없는 고민들이 아닌, 현실적인 계획들을 세울 수 있는 고민들이기에 오히려 힘이 되었다. 꿈을 꾸고 목표를 세우는 건 언제나 쉽다. 하지만 그 과정에 대해선 모두가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꾸는 나‘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모두를 위해,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어 오래 기억될 영화일 것 같다.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알아보고 싶다면 뛰어들고 또 뛰어드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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