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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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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가 생겨 "Musicscape - 그림자의 경계에서”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다. 지난 토요일, 일요일 11월 29일에서 11월 30일까지 이틀간 각각 오후 7시 30분, 오후 3시에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되었던 해당 공연은 기타리스트 최인이 기획 및 연출과 작곡을 담당하였으며 바이올리니스트 박재린, 피리연주자 유현수, 첼리스트 박기흥이 참여하였다.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 최인은 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졸업 후 벨기에로 유학, 레멘스인스튜트(Lemmensinstituut)에서 석사 학위를 거쳐 독일 로스톡 국립음대 (Hochschule für Musik und Theater, Rostock)에서 콘테르트엑자맨 과정을 만점으로 졸어바였다. 독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내악과 독주활동을 펼쳐왔으며 서울대 현악합주, 원주시향, 부천신포니에타와 협연 및 다수의 독주회, 라디오 출연, 드라마 OST 작곡 및 연주, 피에스타 기타 앙상블, 기타 쿼텟 Imagine, 듀오 카프리치오소의 리더로 활동해왔으며 그의 다양한 레퍼토리와 학구적이고 감성적인 연주는 유럽과 한국에서 많은 호평을 받아왔다. 또한 다양한 동시대적 주제들을 가지고 꾸준히 기타 독주와 실내악곡들을 창작 연주해 가고 있으며 영상, 인터랙티브 그래픽, 프로젝션 맵핑 등을 활용하여 음악과 표현의 영역을 더욱 확장해가고 있다.(출처: 최인 기타리스트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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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SCAPE - <그림자의 경계에서> 공연은 기타, 피리, 바이올린, 첼로의 환상적인 조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작곡가 최인은 “혼돈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빛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며 현실과 가상, 빛과 어둠, 소리와 영상, 그리고 음악과 연주자, 청중의 경계를 그려내며 불확실한 시대 속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프로젝트로서 인간의 섬세한 감정을 들여다 본다. 1부와 2부로 나뉘는 공연은 1부에서 자연과 그 자연의 질서, 고요하면서도 강렬하고 우리의 내면을 뒤흔드는 힘을 자연의 영상과 함께 풍부하고 조화로운 음악으로서 우리가 실제 그 자리에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2부는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시대 기술의 진보에 대한 반문을 사운드와 영상으로 표현함으로서 우리 스스로가 질문을 던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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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 구성된 ‘숲’, ‘산과 바다’, ‘서(書)’, ‘석풍수’, ‘가던 길’ 은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이에 울림을 주는 자연의 모습을 사운드와 영상의 조화로 표현한다. 기타와 바이올린, 피리 등의 악기가 조화로운 음악을 이루어낼 때 영상은 자연의 모습과 소리를 비춘다. 무대 위 연주자들과 청중들은 하나가 되어 공원, 수목원, 산이자 계곡으로 탈바꿈된 공연장에 앉아 내면을 돌이켜본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으로부터 비롯되었기에 자연과 닮아있는 음색과 리듬, 영상미로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감동을 선사하는 1부의 공연은 마치 우리가 정처없이, 그러나 누구보다도 편한 마음으로 자연을 거닐며 풍경을 즐기는 ’나그네‘가 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 내게 ‘서(書)’가 가장 와닿았는데, 기타로 표현되는 붓의 흐름을 따라가며 하나의 글자를 이루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공감각적으로 상상하게 되어 더욱 가슴이 두근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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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구성은 공연 제목인 ‘그림자의 경계’ 작품이 포함되어 있으며 기타와 첼로, 바이올린, 피리가 표현하는 ‘Dawn', '공간’, ‘Who am A.I?', 'Blue Hour', '그림자의 경계’는 현대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시대, 공간 속 인간의 내면과 자유, 본질을 표현하는 거대한 음악적 흐름이자 물음이었다. 2부는 특히 영상미가 두드러졌는데, 가장 인상깊었던 ‘Who am A.I?'에서는 A.I를 표현한 거대한 인물과 무대 뒤에서 실루엣만 보이는 연주자의 모습은 인공지능 뒤로 밀려난 인간을 의미하는 것인지, 혹은 A.I를 이용하여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 모습인지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공간‘은 음악의 흐름과 리듬에 따라 변화하는 영상미를 통해 공간 그 자체의 울림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기타, 첼로, 바이올린이 만들어낸 ’공간‘ 속에서 청중들은 1부 자연의 분위기와는 다른 웅장함을 느낄 수 있던 순간이었다.

 

MUSICSCAPE - <그림자의 경계>에서 음향감독 이수용이 설계한 L-ISA 입체음향 시스템 덕분에 음악과 어우러지는 영상이 심상을 극대화해주는 느낌이었다. ‘보이는 라디오’가 한때 혁신이었던 순간을 말해주었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는 물론 보거나 듣는 것으로도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만 두 가지 이상의 감각이 조화를 이룰 때 더욱 풍부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MUSICSCAPE를 통해 눈과 귀, 그리고 피부로 느껴지는 공연장의 울림 등이 우리가 어떤 초월적인 황홀경, 트랜스(Trance)상태가 되어 공연의 중심에 깊이 빠져든 순간이었다.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리듬게임을 즐겨왔는데, 리듬게임은 보통 다양한 가상악기로 음악이 구성되어 있고 이를 보조해주는 BGA(Back Ground Animation)이 존재한다. BGA는 음악에 맞춰 어떤 형태를 구성하는 물체가 나올 때도 있고 애니메이션이 나올 때도 있다. 클럽에 가면 DJ가 음악의 비트를 변경하고 기교를 부리는 순간에 영상도 함께 변화한다. 이는 음악에 맞춰 실시간으로 영상을 다루는 VJ의 능력이다. BGA와 VJ의 편집 모두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는 영상이 존재한다는 것이 특징인데, MUSICSCAPE를 보며 이와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영상과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조화 혹은 비조화를 이룰 때 우리의 내면에서는 어떤 추가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영상과 사운드는 자칫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서로 보완하고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예술적인 감각을 제공하는 이 조합이 앞으로도 쭉 지속되길 바라며 글을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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