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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3주 동안 매일 영어 공부를 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

by 원나루 에디터
2026.01.06 08:28

 

 

사람들은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제일 큰 이유 중 하나는 당연하게도 한 번에 이루어지는 일이 없어서일 것이다. 공부를 예로 들어보면, 1부터 5까지만 알던 사람이 갑자기 곱하기와 나눗셈을 할 수는 없다. 이처럼, 한 번에 소화할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기도 할 뿐 더러, 한 번 했다고, 곧바로 내 것이 되지도 않는다. 머릿속에 피상적으로 저장되된 정보를 끄집어내어 계속 떠올리고 활용하며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루만 건너뛸까? 이번 주는 고생했으니까 조금 쉴까? 다음 주부터 할까?’와 같은 유혹들은 때로는 계획을 유연하게 조절해 주지만, 한없이 미뤄내기도 한다.

 

그럴 때 동기부여를 주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번에 나는 여러 사람과 함께 스터디에 참여하며 일종의 강제성을 부여하기로 마음먹었다. 작정하고 스터디를 찾아본 것은 아니었다. SNS 페이지를 보다가 재밌어 보이는 스터디 모집 광고를 클릭했다. 영어 팟캐스트 스터디였다. 요즘 알고리즘을 따라 영어 팟캐스트를 자주 접하며 그 매력에 빠져가던 찰나였다. 곧 마감이 될 것 같다는 공지를 보고, 허겁지겁 설레는 마음으로 신청서를 작성했다.


곧 서른 명 정도의 사람들이 오픈 톡방에 모였다. 매일 정오가 되면 해당 일자에 공부할 분량의 학습 자료가 도착했다. 스터디는 다음 날 정오까지 지정된 미션을 완료하고 피드백을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꾸준한 영어 공부, 그리고 팟캐스트에 본격적으로 흥미 붙여보기.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변수 하나가 있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모든 기력을 잃어버린다는 것이었다.

 

의기양양하게 공부를 하겠노라 노트북을 끌어안고 전기장판 속으로 들어갔던 사람은 그렇게 다음 날 동이 틀 때까지 한 문장도 공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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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미션 실패인가? 이를 어쩌나 싶었지만, 아직 마감까지 여섯 시간 정도는 남아 있었다.

 

세상에, 스터디를 하며 생각보다 내가 아침에 집중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침을 먹고, 화장을 하며, 지하철에 서서, 틈틈이 헤드폰을 끼고 화자의 말을 경청했다. 퀴즈를 풀기 위해선 받아쓰기가 필요했다. 메모장을 열어 두 엄지를 사용해 토도독토도독 문장을 입력했다. 흘러 지나간 문장은 내 귀에는 남았지만, 타이핑하는 손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뒤로 가기를 몇 차례 눌러가며 듣고 쓰는 과정을 반복했다.

 

입력한 문장을 그대로 쓸 때도 있었지만, 같은 내용을 다른 문장으로 재구성해 보기도 했다. 약간의 변주를 주는 것은 재밌었다. 문장 구조든 단어든 과감히 도전해 보았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이 알려주신 팟캐스트 속 표현들을 함께 공부했다. 영화나 드라마는 배경과 성격에 따라 대사 톤이 달라 일상에서 쓰기에는 어색한 표현도 일부 있을 테지만, 팟캐스트에는 실생활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표현이 많아서 특히 유용했다.


3주 간 계획한 바를 이뤄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라는 아쉬움으로 변할 즈음, 스터디가 끝났다. 꼼꼼이 공부를 하진 못했다. 노트를 펴놓고 모든 스크립트를 분석하거나 단어를 일일이 암기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3주 동안 꾸준히 듣고, 문장을 받아쓰며, 습관처럼 영어와 함께했다. 스터디 종료는 오히려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할 동기부여를 주었다. 명시된 기간의 스터디는 끝났지만, 이제 진짜 나의 것으로 만들어갈 시간이다. 작문했던 문장을 모아 오답노트를 작성하고, 나중에 또 써먹고 싶은 표현을 암기하며 내용을 한 번 더 흡수해 보기로 했다.

 

더 나아가, 스터디에서 소개된 팟캐스트의 다른 에피소드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꾸준히 한다는 것에서 상쾌함을 느꼈다. 루틴을 만들어 가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영어뿐 아니라 이루고 싶은 다른 일들 또한 3주에서 한 달, 한 달에서 여섯 달, 그리고 일 년씩 차곡차곡 쌓여가다 보면, 그 쌓아 올린 모든 것들이 나의 일부가 되어 삶을 이끄는 키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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