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TT 플랫폼에는 ‘숏드라마’ 전용관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OTT 플랫폼 뿐만이 아니라,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도 숏드라마 관련 탭을 만나볼 수 있으며, 유튜브 광고에서도 중국풍의 ‘숏폼형’ 드라마를 흔히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숏드라마는 한 회에 2~3분 내외의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는 숏폼 형식의 드라마를 뜻한다.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를 시청하는 것과 동일한 형태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 그 특징 중 하나다. 긴 호흡을 가지고 시청해야 하는 일반적인 드라마들과는 다르게, 짧고 굵은 호흡으로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된다.
에디터를 포함해, 숏폼 중독증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이보다 괜찮아 보이는 도파민 콘텐츠가 아닐 수 없겠다. 한 회 한 회가 아주 짧은 분량을 가지고 있어 출퇴근길에 가볍게 즐기기도 좋고, 다음 회가 궁금하다면 언제든지 화면을 넘기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편한가. 그러나 장점이 있다면, 단점 또한 있기 마련이다.
숏드라마들 중 TVING의 인터랙티브형 숏드라마, <나는 최애를 고르는 중입니다>를 그 예시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나는 최애를 고르는 중입니다>는 숏드라마 중에서도 좀 더 특별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예전에 한 번 ‘인터랙티브 드라마’를 이곳에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 드라마도 시청자가 직접 선택하여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형식이다.
드라마 뿐만이 아니라 웹소설, 웹툰 등 연애물에서는 항상 ‘남주파’와 ‘서브남주파’가 있기 마련이다. 시청자들은 여주인공이 누구와 이어지게 될지 궁금해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응원하지만, 정작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결말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이 드라마는 그런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로맨스 드라마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시청자들은 서바이벌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주인공 ‘연주’의 입장에서, 여주인공과의 각기 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는 다섯 명의 남자들을 지켜보게 된다. 전남친, 회사 상사, 회사 후배, 자주 가던 카페 사장, 관심 있게 지켜보던 인플루언서... 그들 중 더 끌리는 이를 선택하여 최종 선택, 즉 여주인공과 누구를 이어줄지 결정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다섯 명의 남자들 중 정말로 내가 가장 끌리는 사람을 선택하면 되는 일이다. 드라마 자체에서도 남자들의 분량을 엇비슷하게 주고 있고, 각각 매력이 다 다르기 때문에 자유롭게 내 취향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볼 수 있다. 서바이벌 형식이라 여주인공이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낼지, 누구를 탈락시킬지, 누구와 밥을 먹을지 등등 사소한 것까지 시청자들에게 선택권을 준다. 선택지를 고르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결말까지 도달해 있다.
그러나 이야기 자체의 구조가 유치한 편이라는 것이 단점이다. 1회에서부터, 이상할 정도로 모든 남주인공들은 여주인공에게 맹목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각자의 서사를 가지고는 있지만 그 깊이가 충분히 느껴지지는 않기 때문에 몰입이 쉽지 않다. 여주인공 연주부터 남주들 모두 쭉 같은 감정선을 유지하고 있고, 결말까지 그 감정들은 별 변화를 띄지 않는다. 대사들도 어디선가 이미 들어본 적 있는, 클리셰를 충실하게 따라가는 상황과 대사로 채워져 있어 그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평면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나는 이것이 이 드라마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시간 안에 간결하고 명확하게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숏드라마의 특성상, 인물 한 명 한 명을 입체적이고 주체적인 인물로 설정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심지어 시청자들의 선택으로 인해 이야기가 전개되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더 이야기 구조를 단순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기도 하다.
숏드라마는 우리가 잘 만든 웰메이드 드라마를 시청하며 느낄 수 있을 것들을 포기하고, 다른 것들을 선택한 것이다. 이를테면 뭐라 딱 정의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들, 자연스레 마음속에 남는 질문들, 여운이 남는 장면과 마음을 울리는 대사들... 그런 것보다는 순간 순간의 도파민과 짧은 만족감을 추구한다.
분명 짧고 간결하고 도파민 넘치는 영상들을 넘겨보다 보면, 어느새 금방 완결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점에서 숏드라마의 존재란 참 야심차고 반가운 등장이다.
그러나 숏드라마가 우리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