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와 영화를 시청하고 곱씹고 있다 보면, 가끔은 세상이 조금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겠지만, 때로는 고민에서 벗어나 그냥 즐기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럴 때마다 기분 전환을 위해 찾을 수 있는 장르가 있다. 바로 우리들의 영원한 로망, 하이틴 물이다.

  

“하이틴”이란 단어는 10대 후반의 청소년들을 뜻한다. ‘장르’로 단어의 의미를 확장하면, 10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학원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하이틴물은 꽤 오래전부터 만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잘나게 생긴 소년 소녀들이 사랑하고 우정을 키우고 성장하는 내용은 재미가 없을려야 없을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한국에서는 쉽사리 경험하기 어려운 것-이를테면 프롬 파티, 미식축구 선수들과 치어리더들, 자유로운 분위기-들은 그 등장 자체만으로 하나의 로망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가볍고 발랄하게 즐길 수 있는 하이틴 물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볼 만한 작품들을 찾는 이들을 위해, 국적 불문, 매체 불문. 추천 작품들을 모아봤다.

 

 

 

하이틴의 영원한 고전, <퀸카로 살아남는 법> (2004)


 

일괄편집_KakaoTalk_20250311_122941198.jpg

 

 

하이틴 물이라 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작품이다. 아마 하이틴에 관심이 없는 이들도 한 번쯤은 접해 보았을 작품일 것이다. 고등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 케이디가 레지나와 그 친구들, 일명 퀸카 무리와 친구가 되게 되며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레지나의 전 남자친구 애런에게 반한 케이디. 하지만 그 일로 인해 레지나와 케이디는 서로를 음해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케이디는 돌이키지 못할 큰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고,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성장하고, 사랑에 성공한다. 린제이 로한을 주연으로 지금은 톱스타가 된 레이첼 맥아담스,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이 출연했다.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인, 공연 도중 끊겨버린 노래를 수습하기 위해 직접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네 명의 소녀들의 모습은 다시 보아도 웃음이 나온다. 영화 전반을 이루는 핑크빛의 화려하고 키치한 색감이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우정과 사랑 사이, <키싱 부스> (2018)


 

일괄편집_KakaoTalk_20250311_123608077.jpg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는 유명 하이틴 물. <키싱 부스>. 시즌 3까지 두 주인공 엘과 노아의 사랑 이야기를 전개했다. 어릴 때부터 엄청난 절친인 엘과 리. 두 사람 사이에는 친구 사이를 유지하기 위한 ‘절친 규칙’이 있다. 규칙 중 하나로, 서로의 가족과는 연애하지 않는 것이 있었는데... 엘은 리의 형 노아와 사랑에 빠져 버리게 된다. 절친한 친구 리를 선택할 것인지, 사랑하는 남자친구 노아를 선택할 것인지. 귀엽고 발랄한 여주인공 엘의 선택이 궁금해지는 영화 <키싱 부스>다. 영화의 제목인 키싱 부스는 엘과 리가 학교 축제를 맞아 고안한 기획으로, 눈을 가린 사람과 키스를 할 수 있는 부스다. 엘과 노아 두 주인공이 이곳에서 마음을 확인하며 키스하는 모습이 최고의 명장면. 시즌 3까지 나와 있지만, 개인적으로 시즌 1을 따라잡을 다음 시즌은 없었다.

 

 

 

OST를 꼭 찾아 듣게 될 영화, <미드나잇 선> (2018)


 

일괄편집_KakaoTalk_20250311_144712051_01.jpg

 

 

하이틴 물의 숨겨진 보석 같은 영화라고 소개하고 싶다. 태양빛을 받으면 안 되는 희귀병에 걸린 소녀 케이티. 오직 밤에만 외출할 수 있지만 꿈은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가수인 그녀다. 10년째 창문 밖으로 소년 찰리를 지켜보는 게 하나의 낙이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늦게 기차역에 버스킹을 하러 나갔던 케이티는 우연히 찰리와 마주치게 되고, 그때부터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케이티는 자신에게 희귀병이 있다는 사실을 찰리에게 숨기는 선택을 한다. 눈물 없이는 보기 힘든, 두 사람의 애절한 로맨스다. 케이티를 끔찍하게 위해주는 아버지와 친구 모건의 모습이 다정한 영화기도 하다. 가수가 꿈인 케이티 덕분에 영화를 가득 채우는 기타 선율과 케이티의 목소리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 OST를 꼭 찾아 듣게 될 영화다.

 

 

 

클리셰가 클리셰인 이유, <투투장부주: 너를 좋아해> (2023)


 

일괄편집_KakaoTalk_20250311_144712051.jpg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이 드라마에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오빠 친구와 로맨스에 빠지게 되는, 듣기만 해도 무슨 내용일지 예측이 가는 이 클리셰가 통하는 작품이다. 남녀 주인공들의 매력 덕분이다. 여주인공인 쌍즈(조로사)는 귀엽고 발랄한 하이틴 여주로서의 매력뿐만이 아니라, 어른이 된 이후의 성숙하면서도 생각 깊은 매력까지 가지고 있다. 남주인공 돤좌쉬(진철원)는 오빠 친구의 역할을 다한다. 쌍즈를 챙겨주고, 귀여워해 주고, 충고해 주고, 공부를 가르쳐 주는 과외 선생님까지 하는 이 남자는 얼굴까지 완벽하다. 거기에다가 감초처럼 등장하는 오빠 쌍옌의 모습은 드라마에 코미디 한 스푼을 더해준다. 오빠 친구로 만난 사이다 보니 가족 이야기가 꽤 등장하는데, 보고 있다 보면 가족을 아끼는 그들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진다. 중국 드라마 입문작으로 추천하는 작품.

 

 

 

웹소설로 접하는 하이틴, <이런 하이틴 빙의는 원하지 않았다> (2024)


 

웹소설에도 하이틴 물이 있다! 하이틴 드라마에 빙의한 여주인공 주노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다. 배경이 하이틴 물인 만큼 하이틴 장르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이 등장한다, 나에게만 친절한 전교 회장, 미식축구부 주장, 치어리더 팀, 소꿉친구지만 멀어져 버린 사이, 프롬 파티, 수영장 등등. 다만 판타지적 설정으로 ‘전 세계에 던전이 열린다’는 헌터물 설정이 포함되어 있기에 로맨스와 판타지의 지분이 반반이라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부분이겠다. 하지만 하이틴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도전해 봐도 될 만한 작품이다! 네이버 웹소설에서 감상할 수 있다.

 

 

 

[포맷변환]34968s3p.jpg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