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인 '다시 사랑에 빠지는 널 보는 건 힘들기에'를 먼저 감상 후, 본 글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Alex Sampson의 < Play Pretend >라는 노래는 사랑하는 그녀의 새로운 사랑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화자의 심정을 담아낸 노래이다. 사랑, 그중에서도 외사랑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해당 노래를 해석해 본다. 이 글은 2절부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우린 새벽 3시까지 수다를 떨 수 있어.', '해가 뜨겠지만 그 순간을 원하지 않아.' 노래의 2절은 이 가사로 시작한다. 새벽 3시는 평범한 사이에 수다를 떨 수 있을 만큼 쉬운 시간이 결코 아니다. 이 가사에서도 화자는 자신과 그녀의 관계가 이토록 가깝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한다. 또한 해가 뜨는 순간, 오직 둘만의 세계가 끝나는 그 순간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화자의 사랑이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너에 대한 감정은 예고 없이 찾아왔어. 우리가 만난 이후로는 오직 너만 보여.' 화자가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음을 알 수 있는 구절이며, 'warning'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그에게 그러한 감정은 갑자기 찾아온 재해와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는 듯하다.
Spending all of my time
내 시간을 전부 쏟아부어
Dancing on this fine line
가느다란 선 위에서 춤을 춰
It's hard to watch you fall again
다시 사랑에 빠지는 널 보는 건 힘들기에
'Cause now I gotta play pretend
이제 난 연기를 시작해야 해
I know you like the back of my hand
난 너를 손바닥 뒤집듯 너무 잘 알아
I want you more every day
날이 갈수록 너를 더 원하고
And it's hard to watch you fall again
다시 사랑에 빠지는 널 보는 건 힘들기에
'Cause now I gotta play pretend
이제 난 연기를 시작해야 해
이후 위의 구절이 1절과 같은 형태로 반복되며, 멜로디와 함께 감정이 고조되는 마지막에서 화자의 솔직한 진심이자, 그녀의 행복을 위해 그가 포기했던 것을 들을 수 있다.
All you gotta do is let me be your man
내가 네 남자일 수 있게만 허락해줘
Got a hold on me like quick sand
모래 늪처럼 나를 끌어당겼지
It is hard to watch you fall again
다시 사랑에 빠지는 널 보는 건 힘들기에
'Cause now I gotta play pretend
이제 난 연기를 시작해야 해
이 노래의 가장 직설적이고, 솔직한 가사가 여기서 등장한다. 너의 남자이길 허락해달라는, 말 그대로의 고백이자, 그가 연기를 하면서까지 숨겨왔던 진심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모래 늪처럼 자신을 끌어당긴다는 표현은 그저 그녀에게서 헤어 나올 수 없다는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았다. 해당 가사를 굳이 그의 가장 솔직한 고백 뒤에 노래했다는 것은 어쩌면, 화자를 끝없이 끌어당기는 그녀와 그녀를 향한 감정의 부풀림에 더는 견디지 못하고 '솔직한 진심'을 내뱉고 말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더 힘을 실어주는 다음 가사는, 마치 툭 튀어나온 그의 진심을 수습하고 정신을 차리고자 하는 자기 세뇌처럼 느껴진다. 보컬 역시 그러한 감정을 표현하듯 애처롭고 강하게 표현하던 멜로디를 '이제 난 연기를 시작해야 해'라는 가사 한 줄에서 반전시켜, 체념한 듯 슬픈 목소리로 노래한다. 감정이 폭발한 이 구절 뒤에는 보컬의 스캣이 길게 이어지며 과거를 회상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Don't take this the wrong way
오해하지 말고 들어줘
I want you to be happy
난 네가 행복하길 바라
It is hard to watch you fall again
다시 사랑에 빠지는 널 보는 건 힘들기에
'Cause now I gotta play pretend
이제 난 연기를 시작해야 해
그리고 마침내 정신을 되찾은 것처럼, 마음의 갈피를 잡은 것처럼 화자는 마지막 말을 남긴다. 앞선 1절과 2절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던 가사이자 멜로디이지만, 보컬은 다른 창법으로 차이를 드러내었다. 앞서 반복되었던 같은 구간은 안절부절못하며 자신의 마음을 들키기라도 할까 불안정하게 노래했다면, 마지막의 이 구간은 흔들림 없이 조금의 신념이 내비치는 듯한 분위기로 노래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도록 했다. 해당 노래의 화자는 노래의 끝에 결국, 그녀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진심을 희생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일까?
해당 노래는 외사랑의 형태 중 '희생적인 짝사랑'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조금씩 다른 형태의 사랑을 하고 있지만, 그 모든 형태의 사랑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결정을 내린 화자가 해피 엔딩을 맞았을지는 모르는 사실이다. 그러나 해피 엔딩이 아닌 배드 엔딩, 혹은 끝나지 않는 서사 속에 갇힌 사랑이 되더라도,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의 형태를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형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