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까지 두 편에 걸쳐 대만 중국어의 특징에 대한 글을 썼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중국 대륙에서 사용되는 중국어와 대만 중국어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작지만 분명한 차이’ 때문에 중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중국 대륙 출신인지, 대만 출신인지를 어느 정도 구별할 수 있다. 이번 글은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중국 대륙의 중국어와 비교했을 때 대만 중국어에서 두드러지는 어조와 표현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 대륙에는 표준 중국어를 비롯해 다양한 방언이 공존하기 때문에, 대륙에서 대만식 어조나 화법,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크게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다. 반면 대만에서 중국 대륙식 표준 중국어를 사용하면, 대만 사람들은 그 사람이 중국 대륙 출신이라는 사실을 비교적 쉽게 알아차리곤 한다.
중국 대륙에서 사용되는 표준 중국어가 대만 중국어와 대비되는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로는 ‘얼화(兒化)’를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서 중국어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중국어 발음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한국어에는 없는 발음이기 때문에 이를 어려워하는 학습자도 많다. 하지만 대만 중국어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얼화를 사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조금’을 뜻하는 표현은 중국 대륙에서는 ‘一点儿(yìdiǎnr)’이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만에서는 ‘一點(yìdiǎn)’과 같이 얼화되지 않은 형태를 주로 사용한다. ‘꽃’ 역시 중국 대륙에서는 ‘花儿(huār)’라고 발음할 수 있지만, 대만에서는 ‘花(huā)’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얼화의 사용 여부만으로도 두 지역의 중국어를 구별할 수 있는 사례는 매우 많다.
중국 대륙에서 이러한 얼화가 발달한 배경에는 중국 표준어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징을 비롯한 북방 지역의 언어 습관이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명사 뒤에 ‘얼(儿)’을 붙여 발음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러한 발음 습관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지역의 언어적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베이징 방언을 바탕으로 표준 중국어가 정립되면서 얼화 역시 중국 대륙의 중국어를 대표하는 특징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반대로 중국 대륙의 중국어와 비교했을 때 대만 중국어에서 두드러지는 특징도 있다. 바로 어기조사의 적극적인 사용이다. 여기서 말하는 어기조사는 단어나 문장의 끝에 ‘아(啊)’, ‘라(啦)’ 등의 표현을 덧붙여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태도, 친근한 분위기 등을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 ‘맞아’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对(duì)’를 대만에서는 ‘對啊(duì a)’와 같이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좋아’라는 뜻의 ‘好(hǎo)’ 역시 ‘好啊(hǎo a)’처럼 사용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어기조사는 특별한 의미를 추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만에서는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말이 다소 딱딱하거나 직접적으로 들릴 수 있다. 반대로 적절한 어기조사를 덧붙이면 말의 분위기가 한층 부드럽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어조의 특징 때문에 대만 영화나 드라마를 접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대만 중국어가 유독 부드럽고 귀엽게 들린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다.
대만 중국어에서 이처럼 어기조사가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이유 역시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언어 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대만에서 표준 중국어가 공용어로 자리 잡기 전, 대만 지역에서는 현재 흔히 ‘대만어’라고 부르는 민남어가 널리 사용되었다. 그리고 민남어의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바로 문장 끝에 다양한 어기조사를 붙여 화자의 감정이나 태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언어 습관은 중국어가 대만의 공용어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도 어느 정도 유지되었다. 그 결과 대만 사람들이 중국어를 사용할 때에도 민남어에서 익숙했던 문장 끝 표현을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되었고, 이것이 오늘날 대만 중국어의 독특한 말투와 어조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중국 대륙의 중국어와 대만 중국어는 서로 다른 언어라기보다는 같은 중국어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지역적 특성이 더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얼화의 사용 여부, 어기조사의 활용처럼 겉으로는 사소해 보이는 차이도 그 배경을 살펴보면 각 지역의 역사와 언어 습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러한 차이를 알고 중국어를 접한다면 단순히 ‘중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을 넘어, 누가 어떤 지역의 중국어를 사용하는지까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세 편에 걸친 대만 중국어의 특징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