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Review] Lonely Together - 외로움의 함정

관계의 홍수 속 이어지는 결핍의 아이러니

by 박유진 에디터
2025.09.30 07:45

 

 

인간은 본래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관계’는 점점 느슨해지고, ‘연결’이라는 단어가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깊은 고립감을 호소한다.

 

『외로움의 함정』은 바로 이 지점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저자는 외로움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임을 보여주며, 이를 방치할 경우 개인의 삶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책은 먼저 외로움의 정의를 다각도로 풀어낸다. 일시적이고 긍정적 상태의 고독은 창조성과 성찰을 가능하게 하지만, 만성적 외로움은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우울과 불안, 심혈관 질환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가족 해체와 사회적 신뢰 약화를 초래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개인적 결핍’이 아니라, 개인주의의 확산과 초고령 사회 진입 같은 구조적·문화적 요인이 만들어낸 시대적 문제로 바라본다. 즉, 외로움은 현대인의 삶에 내재한 구조적 함정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외로움을 ‘함정’으로 규정한 시각이었다. 저자는 우리가 외로움에 빠지는 과정을 일상적–심화적–고립적 단계로 설명한다. 외로움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감정이 아니라, 환경에 의해 점차 깊어지는 구조적 과정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새 그 함정에 스스로 발을 들여놓고 있었다는 사실이 섬뜩하게 다가왔다. 외로움을 개인적 경험이 아닌 분석 가능한 현상으로 바라보게 된 점은 무척 의미 있었다.


이 책은 ‘사회’의 본질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진정성 있는 관계가 부재할 때 비롯되며, SNS가 일상화된 오늘날 그 모습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오히려 고립감을 심화시키는 역설적 현실 속에서, 저자는 ‘피상적 연결’은 결코 진정한 관계를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결국 인간이 본질적으로 갈망하는 것은 존재 자체를 인정받고 공감받는 경험이라는 것이다.


특히 인생에서 가장 사회적 관계망을 넓히고 깊게 다져야 할 시기인 청년들이, 극도의 경쟁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점점 더 고립감을 느끼고 자립마저 두려워하며 외로움의 동굴 속으로 숨어버리는 현실은 안타깝다. 이는 비단 청년층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년, 노년 등 각 세대 역시 저마다의 시기적 어려움 속에서 외로움을 겪고 있음에도, 서로의 고단함을 나누거나 보듬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상황이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책은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만남의 횟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작은 대화 속에서 상대의 감정을 경청하고, 일상에서 경험을 나누는 태도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공동체적 차원의 변화도 중요하다. 지역 모임, 돌봄 네트워크, 사회적 안전망이 강화될 때 개인의 외로움도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을 저자는 분명히 보여준다.

 

 

K272030036_t1.jpg


 

이 책은 외로움을 사적인 약점으로만 여겨왔던 내 인식을 바꾸어 주었다. 외로움은 누구나 겪을 수 있으며, 이를 직시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 시절, 사람들 속에서 문득 느껴졌던 고립감이 떠올랐다. 그때는 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현대 사회 전반이 겪고 있는 보편적 현상이었던 것이다.


『외로움의 함정』은 단순히 외로움의 폐해를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간이 어떻게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모색한다. 외로움은 피해야 할 수치심의 대상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 마주해야 할 과제다.

 

이 책은 외로움을 겪는 개인뿐 아니라, 사람 사이의 진정한 연결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평면표지) 외로움의 함정.png

 

 

박유진이 에디터의 다른 글 보기
글은 하나의 소망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