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흐 b단조 미사>는 단순히 미사곡으로서의 기능을 넘어서 존재론적인 음악적 표현으로 이어집니다. 매번 악보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되죠. 제 이해를 뛰어넘는 영적인 힘이 작품 속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고음악의 거장' 필리프 헤레베허(Philippe Herreweghe)와 세계적인 바로크 앙상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Collegium Vocale Gent)'가 오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작품은 <바흐 b단조 미사>로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이 곡을 서울 무대에 올리는 것은 2006년 이후 19년 만이다.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인 <바흐 b단조 미사>는 종교 음악의 진수이자 바로크 음악의 절정이라 평가되는 작품으로, 바흐가 생애 전반에 걸쳐 쓴 여러 악장을 모아 말년에 유산으로 남긴 것이다. 헤레베헤는 이 작품에 대해 "수십 년의 경험, 신학적 깊이, 대위법적 완성도, 이해를 뛰어넘는 영적인 힘이 응축된 작품"이라 말하면서 이 작품을 지휘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번 무대는 바로크 양식으로 제작된 '시대악기'를 사용하여 바흐가 살던 시대의 음향을 재현하고, 당시의 연주 관행을 반영한 역사주의적 접근을 통해 '바흐가 상상한 소리의 세계'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웅장한 푸가, 극적인 합창, 섬세한 솔로가 어우러진 <바흐 b단조 미사>는 헤레베허 특유의 깊이 있는 해석과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의 투명한 음향을 만나 더욱 장엄하고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헤레베허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순수한 소리'에 대한 집념이다. 그는 벨기에 겐트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전공했고, 음악을 인간 정신의 언어로 이해했다. 종교적인 방식이 아닌 음악을 통해서도 '영적 소통'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 그는 모든 불필요한 것을 걷어낸 ‘순수하고 진실한 소리’를 추구해 왔다.
그는 바흐 작품에 있어서도 비브라토를 최소화하고, 균일한 음색을 추구하여 투명하고 정제된 음향을 만들어낸다. 이로 인해 청중들은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작곡가의 '진실한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그에게 ‘시대악기' 또한 단순히 향수나 순수주의 차원을 넘어 청중들에게 음악의 구조와 의미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려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다.
1970년 헤레베허가 창단한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오늘날 세계를 대표하는 바로크 앙상블로 자리 잡았으며, 특히 바흐 성악 작품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상을 지켜왔다. 헤레베허는 이들과의 만남 이후 의사라는 직업을 떠나 전문 음악인의 길을 택했으며, 이들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면서 고음악 연주의 표본을 정립해 왔다.
현존하는 가장 학구적이면도 심오한 바흐 해석자라 불리는 헤레베허와, 그의 반세기 동반자인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이번 무대에서 만들어낼 선율은 단순한 옛것의 재현을 넘어설 것이다. 그것은 헤레베허가 말했던 음악의 궁극적 목표, 즉 '진실한 소리를 통해 마음과 정신을 동시에 울리는 시도'이며, 관객은 이 숭고한 선율 속에서 '존재론적 여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필리프 헤레베허 &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바흐 b단조 미사>
공연일정: 2025년 9월 18일 (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프로그램: 바흐 b단조 미사
투어: 9.19 대전 예술의전당, 9.20 아트센터 인천
출연: 필리프 헤레베허 (지휘)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마리아 루이제 베르네부르크(소프라노), 예린 미라(소프라노),
알렉스 포터(알토/카운터테너), 가이 커팅(테너), 요하네스 캄러(베이스)

PROGRAM
J.S Bach
mass in b minor, BWV232
I. Missa (미사)
A. Kyrie (키리에)
1. Kyrie eleison I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2. Christe eleison (그리스도여, 불쌍히 여기소서)
3. Kyrie eleison II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B. Gloria (글로리아)
1. Gloria in excelsis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2. Et in terra pax (땅에서는 평화)
3. Laudamus te (주를 찬양하나이다)
4. Gratias agimus tibi (감사하나이다)
5. Domine Deus (주 하나님)
6. Qui tollis peccata mundi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7. Qui sedes ad dexteram Patris (성부 오른편에 앉으신 주여)
8. Quoniam tu solus sanctus (홀로 거룩하시다)
9. Cum Sancto Spiritu (성령과 함께)
II. Symbolum Nicenum (니케아 신경)
Credo (크레도)
1. Credo in unum Deum (나는 한 분 하나님을 믿노라)
2. Patrem omnipotentem (전능하신 아버지를)
3. Et in unum Dominum (오직 한 분이신 주)
4. Et incarnatus est (육신을 입으시고)
5. Crucifixus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6. Et resurrexit (부활하시고)
7. Et in Spiritum Sanctum (성령을 믿나이다)
8. Confiteor (나는 고백하나이다)
9. Et expect (나는 기다리나이다)
III. Sanctus (상투스)
1. Sanctus (거룩하시다)
2. Pleni sunt coeli (땅과 하늘이 영광으로 가득하도다)
IV. Osanna (호산나)
1. Osanna (호산나)
2. Benedictus (복되시도다)
3. Osanna (호산나)
4. Agnus Dei (하나님의 어린 양)
5. Dona nobis pacem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