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보낼 선물과 편지를 쓰고 택배를 보내러 걸어가다, 도로 옆 아스팔트의 몇 없는 초록색 풀들 사이에 우뚝 피어있는 작고 하얀 민들레 하나를 봤다.
난 사물이나 식물을 볼 때 종종 그들에게 내 마음을 심어준다.
민들레도 자연의 바람이나 어떤 누군가의 바람으로 날아와서, 새로운 곳에 정착하고 혼자 살아가는 게 뭔가 나 같아서 나도 모르게 민들레에게 투영되는 느낌이었다. 아주 예쁜 곳에 핀 민들레였으면 그런 생각이 안 들었을 것 같은데, 도로 옆에 아스팔트와 대충 자란 풀들 사이에 하얀 민들레 혼자 우뚝 서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민들레는 어느 곳에서 날아와 한곳에 정착해 깊게 뿌리를 내린다. 후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연약한 홀씨들을 품고 있지만 아스팔트에서도 뿌리를 깊게 내 자라난다.

또 바람이 불면 어디론가 천천히 날아가겠지만, 어디서도 뿌리를 잘 내려 살 테니, 그런 민들레가 강해 보였다.
어릴 때는 나도 민들레를 꺾어 후 불며 놀곤 했다. 근데 이젠 그러지 않는다. 함부로 꺾어선 안된다 생각도 들고, 그냥 줄기를 꺾어 인간이 불어 보내는 강제성이 아닌 때가 되면 자연의 바람으로 날아가 다시 꽃을 피우길 바라는 그냥 그런 작은 마음이다.
민들레의 꽃말은 순수한 마음, 새로운 시작, 인내와 신념이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민들레 홀씨는 이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난 이게 막연히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시작을 하려면 내 삶의 한 막을 내리고 새로운 막을 열어야 하니, 한 막을 끝낼 줄 아는 때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선 이별도 필요한 법이니까 좋은 영향의 이별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몇 번의 이별을 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학교도 이제 끝나 나는 사회인이라 불렸고 평생 갈 것 같았던 우정도 민들레 홀씨처럼 자연스럽게 다들 각자의 자리로 날아갔다. 사랑도 우정도 일도 만남과 이별이 자연스러웠다.
하나로 뭉쳐있던 우리가 언젠가 날아가는 것은 당연한 거겠지. 그리고 홀씨로 내려 민들레로 올라가야지.
- 민들레 홀씨처럼 부드럽고 사뿐하게 날아 굳세고 단단하게 뿌리를 내려 세상에 정착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