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Review] 오늘을 사랑하기를 선택하다 -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용기 있게 사랑할 수 있는 마음

by 허희원 에디터
2025.07.13 10:38



‘오세이사’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리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이미 대중들에게 굉장히 잘 알려진 작품이다. 원작 소설의 흥행부터, 일본판 영화, 뮤지컬, 거기에다가 최근 추영우 배우와 신시아 배우를 주연으로 한 한국판 영화까지 제작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나의 스토리가 이토록 많은 장르의 작품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그 이야기가 정말로 매력적인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나 또한 영화를 관람한 적 있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어떻게 뮤지컬 장르로 재탄생했을지 기대감을 가지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오세이사_포스터 최종본.jpg

   

 

*

공연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오늘을 만들어 줄게


 

뮤지컬 <오세이사> 속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극을 이끌어 나가는 두 인물의 캐릭터다. 여주인공 마오리와 남주인공 도루, 하루하루를 치열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고, 좌절하기보다 사랑하기를 선택하는 결정을 보여주는 두 사람의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 속에도 따뜻한 다정을 불러일으켜 주는 구석이 있다.

 

이야기를 이끄는 핵심 축은 여주인공 ‘마오리’가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난 마오리는 어제의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노트에 써진 자신의 일기를 보고서야 자신이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는 것과, 한 달 전과 일주일 전과 어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즉 마오리의 일기장에 기록되지 않은 일들은 마오리의 기억 속에 존재할 수 없다. 기억상실증을 앓게 된 이후에 만난 사람이라면, 그게 누구이든, 친구이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전혀 마오리의 ‘오늘’에 머물 수 없다.

 

 

04 뮤지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_내일의 네가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_김인성, 솔빈.jpg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보자. 연인이 나를 처음 만난 사람, 낯선 사람 보듯 대한다면 그보다 슬픈 일이 있을까. 하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도루는 슬퍼하기보다는, 오히려 다짐한다. 내가 마오리의 하루하루를 즐거운 기억으로 가득히 채워 줄 거야, 그렇게 날마다 새로운 ‘오늘’을 만들어 주겠다고 다정하게 말한다. 사랑하는 오늘을 만들기 위해 주어진 하루의 시간을 치열하게 달려가는 두 사람의 마음과 모습은, 무대 장치를 통해 끊임없이 교차 된다.

 

그 끝에서, 불꽃놀이가 절정에 달하며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은 단연 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고 해도


 

그러나 2막이 시작하며 풋풋했던 분위기는 반전된다. 선천적으로 병을 가지고 있던 도루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도루는 이 일로 마오리가 받을 충격을 걱정하며, 친구들에게 만약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자신에 대한 모든 마오리의 기록을 지워 달라 부탁한다. 결국 마오리의 기억 속에서 도루는 지워지게 된다. 그런 사람은 없던 것처럼. 마오리는 도루를 잊는다.

 

 

10 뮤지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_소거_장민제, 오유민, 정지우.jpg

 

 

하지만 사랑은 쉽게 지울 수 있는 종류의 성질이 아니다.

 

마오리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지나간 ‘어제’를 기억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마오리가 기억하려는 어제 속에는 사랑했던 ‘도루’도 있다. 도루와 함께 즐거운 하루하루를 만들어 나갔던 날들의 의미가 있었던 걸까. 마오리는 도루를 기억하고 싶다고, 도루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달라고 친구들에게 부탁하기에 이른다. 마오리가 기억하는 이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졌다고 해도... 마오리는 사랑을 기억해 내는 인물이다.

 

<오세이사>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극을 이끄는 두 사람이 사랑하기를 선택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오리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하지 않고 오늘을 보람차게 살아가길 선택한 도루, 그리고 다시는 도루를 만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도루를 기억하고 살아가길 선택한 마오리. 두 사람이 보여주는 용기 있고 다정한 마음이 기껍다.

 

뮤지컬로 각색되는 과정에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1막과 2막을 이어 주는 연결고리가 헐겁게 느껴졌다. 원작의 이야기를 모른다면 의아함을 느낄 수도 있을 만한 구조였다. 또한 원작과 영화에서 표현되었던 특유의 아련한 감성이 줄어들고, 원작에 없던 인물 ‘켄토’가 추가되며 발랄함이 더해진 부분이 있었다. 분위기를 반전시켜 주는 구간이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몰입을 깨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또한, 뮤지컬 장르에서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신선함이겠거니 생각한다.

 

용기 있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보고 싶다면, 뮤지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추천한다.

 

8월 24일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

 

 

 

[크기변환]KakaoTalk_20250713_021651730.jpg

 

 

허희원 에디터의 인기글

많이 읽힌 글 3편
  1. 01 [Opinion] 양육권 아니고, 냥육권 전쟁! [드라마/예능]
  2. 02 [Opinion] 아름다운 우리 여름 [드라마]
  3. 03 [Opinion] 설레는 봄, 설레는 하이틴! [문화 전반]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