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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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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원작의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 뮤지컬로 재탄생되었다.

 

일본 청춘물 특유의 풋풋함과 감성이 잘 녹아든 이 극은 한 번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일을 잊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마오리와 그녀를 사랑한 도루의 미숙하지만 완전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연인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만큼 비극적인 일이 있을까. ‘기억상실증’은 여전히 로맨스 서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클리셰 중 하나지만, 그만큼 강력한 여운을 남긴다.

 

마오리는 불의의 사고를 겪고 전날의 기억을 잊는 병을 얻게 되어 오로지 일기에 의존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기억한다. 극중 마오리는 MZ세대라기엔 너무나 잦은 셀카 타임을 갖는다. 마치 순간을 기록하지 않으면 안되는 강박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에는 켄토의 짖궂은 장난으로 마오리와 사귀게 된 도루지만, 점점 더 깊게 그녀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오늘이 지나면 사라지고 마는 사랑이었다. 과거의 자신이 남긴 기록이 없다면, 마오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오늘은, 오늘만, 오늘이니까!"]

 

마오리의 감정은 연속되지 않는다. 마오리는 날마다 하나의 점으로서 존재하지만, 도루는 그런 마오리의 나날들을 하나의 선으로 이어준다.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도루에게 밝고 다정한 마오리는 속절 없이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인물이었다. 1막은 도루와 마오리의 풋풋한 순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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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막에 들어서며 큰 반전이 드러난다. 도루 역시 불치병에 걸린 상태였다는 것이다.


마오리는 도루가 없다면 다시 하나의 점으로 되돌아간다. 마오리를 아끼는 친구들은 도루의 죽음을 마오리에게 알리지 않은 채 그녀의 기록에서 도루를 지워버리기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도루가 사라진 마오리는 과거의 모든 순간들을 조작 당한다.


그러나 마오리의 병세가 점점 나아지기 시작하고, 기억 속 도루의 존재가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친구들은 마오리의 안위를 위해 도루를 지웠지만 마오리가 그를 기억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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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오세이사’의 특징이라면, 주인공 커플 모두가 환우라는 사실이다. 보통 기억상실증 클리셰라면 한 명만 병을 앓고 있는 것이 흔하다.

 

그러나 도루가 일찍 숨을 거두며 ‘기억’의 아이러니가 생긴다. 망자는 남은 자의 기억 속에 살아가지만,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마오리에게 도루는 완전한 망자가 된다. 완벽히 설계된 비극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애절함은 2막 전반을 채운다. 그러나 마오리가 도루를 기억하는 순간, 도루는 다시 한번 무대에 나타나 그녀의 기억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오세이사'는 일본 소설 원작으로 한국 뮤지컬로 각색된 '4월은 너의 거짓말'을 잇는 청춘물 뮤지컬의 계보를 잇는다.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는 음악으로 주인공들이 하나가 된다면, 오세이사는 문학으로 하나가 된다. 예술로 하나가 된 두 주인공이 불치의 병으로 헤어지게 된다는 설정은 하나의 공식처럼 보인다.

 

일본의 '라이트노벨'을 그대로 따온 것 같은 적당한 유치함과 순수함은 이러한 청춘물 뮤지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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