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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우리가 진정 찾아야 하는 인생의 모습에 대하여 - 소울 [영화]

거창하고 소소할 인생을 위하여

by 유희수 에디터
2025.07.0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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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화 '소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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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마음껏 누리고 돌아온 22의 빈칸이 채워졌다. 그러나 통행증으로 바뀐 스티커를 보며 22는 의문을 갖는다.

 

"도대체 왜 바뀐거지? 내가 지구에서 뭘 얻은 거지?" 22는 삶을 되짚어보지만 떠오르는 건 없다. 조 가드너는 연신 소리친다. "유 세미나에 있으면서 어떤 흥미도 느끼지 못했던 네가 갑자기 음악을 좋아하게 된 건 순전히 내 덕분이야!" 결국 22는 가드너에게 자신의 통행증을 내어주고, 가드너는 도로테아 윌리엄스의 재즈 공연에서 피아니스트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다. 하지만 그 열정과 사랑을 이룬 조 가드너가 맞이한 건 벅찬 감격이 아닌, 계속 반복될 일상의 권태로움이었다.

 

이 장면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공이나 꿈의 실현이 인생의 궁극적 해답이 아닐 수 있다는 주제를 던진다.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우리는 왜 사는가?" 그리고 결말에 다다라 깨닫게 된다. 22의 빈칸을 채운 건 어떤 뚜렷한 재능이나 목표가 아니라, 인생의 여정을 즐길 수 있는 사랑이었음을. '소울'은 이 부분을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건 그 어떤 큰 목표보다도 삶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묵묵히 전한다. 유 세미나에서 가장 문제아 같았던 22는, 오히려 누구보다도 그 삶을 가장 깊이 느끼고 사랑할 줄 아는 순수한 영혼이었던 것이다. 

 

'소울' 관람 이후 사람들은 생각할 수 있다. "아 정말 중요한 건 삶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사랑하는 것이구나!" 22가 그랬듯이 피자의 고소한 맛을 온전히 느끼고, 친구와의 소소한 대화에서 즐거움을 찾고, 떨어지는 낙엽이나 가족들의 웃음소리에서 조용한 안정과 행복을 찾는 것이 중요하구나. 이 모든 평범한 순간들은 사실은 삶의 가장 소중한 조각들이구나.

 

그러나 영화관을 나서 현실로 돌아간 우리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음을 우리는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고통은 반복되고, 바쁨에 하루를 흘려보내며 때로는 무의미함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종국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22도 인생을 모두 온전히 경험한 건 아니었잖아? 지구에 가게 된 22의 인생은 또 어떻게 변화할지 몰라. 결국 인생의 고저는 반복되고 괴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어. 22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중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지 않을까."

 

픽사는 하나의 이야기로 주제를 규정하지 않는다. 영화를 살펴보면 줄거리의 큰 줄기 안에 여러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활용해 부가적인 메시지를 함께 담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소울'의 메시지는 단순히 "22가 가진 삶의 철학이 옳다!"는 하나의 정답만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조 가드너 뿐 아니라, 미용실을 하던 조의 친구 데즈, 도로테아 윌리엄스, 그리고 수많은 등장인물을 통해 삶의 형태는 아주 다양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곁가지들을 통해 인생이란 무엇인지,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세 등장인물을 통해 '소울'이 전하고자 했던 부주제는 무엇인지 되짚어보려고 한다.

 

 

 

등장인물 1. 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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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한 조의 제자 코니이다. 코니는 음악을 통해 '몰입'의 기쁨을 보여준다. 트럼펫을 좋아하는 학생으로 조의 중학교 밴드 수업에 참여하며, 주기적으로 조의 집에서 개인 레슨을 받기도 한다. 코니는 그 나잇대 특유의 반항적인 태도와 무심한 모습을 내비치지만 트럼펫을 연주할 때만큼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 짧은 순간이라도 음악에 깊이 몰입하며 감정을 표현하고 음악을 향한 순수한 사랑과 열정으로 그 시간을 충만하게 느낀다.

 

코니는 '순간을 사랑하는 태도'의 상징이다. 언뜻 유사한 메시지를 가진 듯한 코니가 22와 다른 점은, 굴곡을 겪더라도 자기가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몰입한다는 것이다. 코니의 캐릭터성은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사랑하지 않더라도, 한 순간을 깊게 몰입해 즐기는 태도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등장인물 2. 문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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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영화 중반부, 조와 22를 도와주는 조력자 문윈드이다. 문읜드는 "적절한 몰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문윈드는 몰입의 세계를 항해하며 현실과 영혼의 세계를 넘나들 수 있는 초월적 존재로 비치기도 한다. 현실 세계에서는 광고판을 돌리는 단순 작업을 하는 듯 보이지만 영혼의 세계에서는 미아 영혼을 찾아 도와주는 영적 안내자이기도 하다. 문윈드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삶의 리듬을 느끼고 즐거워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또 다른 자아의 세계를 탐험하며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

 

문윈드는 "자신을 잃지 않는 몰입"의 상징이다. 그는 자기 일에 몰입하면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는 적절한 지점을 찾을 줄 안다. 문윈드의 캐릭터성은 어느 한 쪽에서의 대단한 성취가 있지 않더라도 스스로 삶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만족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등장인물 3. 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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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영화 중후반부, 22와 즐겁게 대화하던 미용사 데즈이다. 데즈는 "오랜 꿈이 이뤄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데즈의 어릴 적 꿈은 수의사였으나 가정 형편 때문에 미용사가 되었다. 이런 이야기는 꿈을 포기한 슬픈 현실로 이어질 수 있지만, 데즈는 즐거운 삶을 산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람을 웃게 만드는 미용사로서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며, 스스로가 중요하게 여기는 근본적인 의미를 명확히 알고 있음을 드러낸다.

 

데즈는 "현실을 성실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태도의 상징이다. 그는 꿈을 이루지 않아도 성공한 인생일 수 있다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데즈의 캐릭터성은 내가 반드시 원한 길이 아니었더라도 괜찮다는 나침반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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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세 캐릭터를 통해 우리는 음악이라는 공통된 연결고리에서 각자 삶을 향유하는 다양한 방식을 알 수 있다. 코니는 몰입을 통해, 문윈드는 적절한 균형을 통해, 데즈는 타인의 삶의 멜로디를 듣는 것을 통해 각자의 인생을 충족하고 살아간다. '소울'에서 보여준 22의 이야기와 달리, 세 인물의 서사에서는 위 특징들 뿐 아니라 굴곡도 명확히 찾아볼 수 있다. 코니는 트럼펫을 관둘 결심을 하고 조를 찾아와 고민을 꺼내고, 문윈드는 고용주의 압박을 받는다. 데즈 또한 꿈을 포기해야 했던 아픈 과거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생의 의미를 다시 찾고 자신만의 즐거움을 이어간다. 이게 22의 인생을 향한 순수한 사랑에서 느꼈던 좌절감을 상쇄할 수 있는 또 다른 열쇠가 되어준다.

 

에디터 활동의 시작을 영화 '소울'과 이 캐릭터들에 대한 오피니언으로 열게 된 것은, 나 역시 삶을 즐기며 또 다른 의미를 꾸준히 찾아가고 싶다는 바람에서였다. '소울'과 유사한 영화들이 보여주듯, 우리는 인생의 나침반을 찾은 듯한 후련함과 동시에 다시 얽매이는 순간들을 반복적으로 맞이한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을 어떻게 마주하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조금은 더 명확히 알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다양하고 즐거운 인생을 향유하며 좋아하는 순간을 온전히 맞이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그 모든 찰나를 아끼며 자신만의 시각으로 인생을 즐거이 유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첫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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