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La Dolce Vita! 달콤한 인생이여! [영화]

영화 '소울' 감상 후기
글 입력 2023.12.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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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는 조. 사실 조의 진짜 꿈은 멋들어지는 재즈 피아노 연주가다. 그러나 세상만사 맘처럼 되는 일이 잘 없어, 현실과 적당히 타협해 지겨운 보통날들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본인이 그동안 간절히 염원하던 재즈 밴드의 피아노를 연주할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소울(soul, 영혼)들이 사는 세상에 떨어진 그.
 
조는 본인에게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지구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22번 소울의 관심사를 찾는 일을 돕는다. 과연 조와 22번은 각자의 미션을 이뤄낼 수 있을까?

 

(해당 글은 영화 소울에 대한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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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나는 확신의 디즈니-픽사 취향이다. 여전히 <인사이드 아웃>을 봤을 때의 황홀함을 잊지 못한다. 감정이 하나의 캐릭터가 되고 기억은 구슬로 표현된다니. 상상이 곧 일상 속 활력이 되는 파워 N인 내게 큰 감동이었다. 인사이드 아웃의 하이라이트, 빙봉의 결심 장면에서 결심했다. 앞으로 디즈니-픽사 작품은 다 챙겨 보리라.

 

그렇게 영화 <소울>을 봤다. 영화 시작 직전 친구(친구 또한 처음 소울을 보는 것이었다)의 ‘스포해줄까? 여기서 사람 죽어’라는 우스갯소리는 가볍게 무시했다. 그런데 누가 알았을까.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주인공인 조는 죽어버렸다.

 

제목을 통해 영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은 알고 있었지만, 주인공이 정말 갑자기 죽어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영화 소울의 상상력이 나의 황당함을 달래주었다.

 

에스컬레이터 같은 다리에 줄을 서서 올라가다 어떠한 창을 넘으면 죽음의 세계로 오롯이 떠나진다는 표현이 좋았다. 은행원처럼 주판을 뚜들기며 사후 영혼을 관리하는 모습도 유쾌했다.

 

무엇보다 영혼이 지구에서 정식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본인의 관심사를 찾아 성향을 부여받아만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우리가 흔히 살아가면서 찾아내는 본인만의 성향과 관심사는 사실 태생부터 내재해 있다는 역발상이 새로웠기 때문이다.

 

다시 영화 줄거리로 돌아가면, 조는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연주하기 위해 어떻게든 지구로 가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다 22번과 함께 지구로 떨어진다.

 

22번의 영혼이 조의 몸으로 가고 조는 고양의 몸으로 들어가게 되며, 22번은 꼼짝없이 22번은 조 대신 조의 염원을 들어주게 됐다. 처음 겪는 지구에 22번은 조의 몸으로 실수를 연발하지만, 그동안 조가 보지 못했던 세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령, 매번 가던 미용사와의 새로운 대화라든지 나무에서 떨어지는 나뭇잎이라든지 말이다.

 

본인이 염원하던 연주를 마친 조와 자신만의 영혼의 불꽃을 찾아낸 22번. 영화는 꽉 닫힌 해피 엔딩보다 더 강조하는 게 있다. 바로 ‘삶의 깨달음’.

 

 

디즈니 영화 소울 2.jpg

 

 

재즈 연주라는 목표 하나만을 보며 살아 그간 꿈을 이루지 못한 본인을 실패자라고 생각하며 인생의 박물관이 더없이 삭막했던 조. 다른 영혼들은 잘만 찾아낸 영혼의 불꽃을 본인만 찾지 못해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던 22번.

 

두 명에게 건네진 해답은 같았다. 목표나 재능이나 그건 어디까지는 삶의 부수적인 부분이지, 삶의 본질은 '살아간다는 것' 그 자체라는 것.

 

가끔 동네 산책 중 날이 좋아 멍하니 하늘을 볼 때가 있다. 어떤 날은 날씨가 좋아 하늘의 구름을 쳐다봤고. 또 어떤 날은 달이 너무 예쁘게 떠 사진도 찍고 오래도록 눈에 담아뒀다. 감수성이 풍부해서일까? 하늘을 오래 보는 날에는 마음이 벅차올라 눈물이 차오르곤 했다.

 

영화에서 22번이 떨어지는 단풍나무잎을 잡으려다 하늘을 응시하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앞선 경험들이 떠올랐다. 아, 나는 그때 삶이 주는 경이로움의 순간을 경험했던 것이구나. 뒤늦은 깨달음이었다. 나는 일상의 소중함을 무의식적으로 느껴왔구나.

 

하늘을 보거나 걷는 건 목적이 아니야. 그냥 사는 거지. 영혼의 불꽃은 영혼의 목표가 될 수 없어. 영화 소울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인생, 뭐 거창할 필요 없어. 그냥 살아가는 거지. 살아가고 있으니 된 거야.

 

왜 사람들이 소울은 일상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평하는지 이해가 됐다. 걱정이 특기 후회가 취미인 사람으로서 자책으로 점철된 스스로에서 벗어나 삶의 생동감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었다. 인간은 목표로만 살아갈 수 없으니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 없다.

 

우리 모두 삶의 목표나 성취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그저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즐기자. 당장의 성취와 실패에 웃고 울기에는 삶이 가져다주는 경이로움이 훨씬 더 크니까.

 

오늘을 살아가는 나와 당신 모두를 응원한다!

 

 

[이도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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