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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으로서, 전통 콘텐츠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향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국립극장 등에서 판소리, 창극 등의 공연을 관람한다.

 

이번에는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이틀간 펼쳐진 뮤지컬 퍼포먼스 <아리아라리>를 관람했다.

 

<아리아라리>에 관심이 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지금까지 창극 형태의 공연은 여러 번 봤지만, 정작 한국을 대표하는 민요인 ‘아리랑’을 소재로 한 공연은 본 적이 없었다. 또한 뮤지컬과 다양한 퍼포먼스 요소를 결합한 이 공연이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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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라리>는 한국 전통문화의 핵심인 ‘아리랑’과 ‘한의 정서’를 가족애를 통해 풀어낸다. 모자 관계,부부 관계, 모녀 관계까지 이어지는 흐름 속 가족의 매개는 ‘아리랑’ 민요이며, 구슬픈 아리랑 가락에는 ‘한’의 정서가 담겨 있다.

 

주인공 신기목의 가족들은 15년 동안 돌아오지 않는 기목을 죽은 줄로 알며 제사를 지낸다. 그러던 중 기목이 한양에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자, 기목의 어머니는 편히 눈을 감고 세상을 뜬다. 기목의 아내 ‘정선’은 갓난 아이인 아리가 15살 숙녀가 되기까지 아이를 홀로 기르는 열녀의 삶을 살고, 아리가 기목과 돌아올 것임을 굳게 믿으며 기다린다. 기목의 딸 아리는 기목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 장돌뱅이를 따라 강원도 정선에서 한양으로 떠난다.

 

세 여성의 ‘한’은 ‘정선’, ‘아리랑’을 통해 응축되어 있다. 따라서 그들이 부르는 아리랑 노랫소리는 듣는 관객으로 하여금 울컥함을 자아낸다.


<아리아라리>는 70여 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공연 시간에 스토리, 연출, 퍼포먼스를 깔끔하게 담아낸다. 이야기는 ‘기-승-전-결’ 구도를 통해 ‘기목’을 둘러싼 핵심 내용을 다루며, 지루할 틈 없이 희로애락이 연결되며 조화를 이룬다.

 

단순하며 이야기가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전개되어, 한국의 정서와 설화를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이나 어린이도 쉽게 공감하고 이해하며 공연에 빠져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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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라리>에서 가장 인상 깊은 지점은 ‘퍼포먼스’다.

 

난타, 현대무용, 인간 목마, 판소리, 민요, 부채춤, 상모돌리기까지 여러 퍼포먼스 요소들이 어우러져 볼거리가 풍부하다. 무대 위 배우들은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역동적인 동작을 선보인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주인공 신기목과 동료 목수들이 경복궁을 중수하는 장면이다. 나무를 자르고, 올리며 경복궁을 짓는 과정을 영상과 강렬한 타악기 퍼포먼스를 통해 표현한다. 실제로 공연장을 울리는 중후한 북소리와 이에 대비되는 높고 경쾌한 꽹과리 소리가 합쳐져 풍악을 이룬다.

 

이외에도 나무를 벌초하는 장면이나 배를 타고 한양으로 향하는 장면에서는 무대 배경 대신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생동감을 더한다. 또한 아리가 아버지를 찾는 전통 연희 장면에서는 접시돌리기, 상모돌리기 등을 통해 관객에게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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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라리>는 정선아리랑의 매력을 넘어 한국적 색채의 매력을 잘 살리는 공연이다. 한국 전통 예술의 핵심인 한을 가락으로, 움직임으로, 그리고 예술로서 풀어나가는 한국 문화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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