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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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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라노>는 프랑스의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쓴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삼연은 5년 만인 2024년 12월 6일부터 2025년 2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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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종이 위에


 

뮤지컬 <시라노>를 관람하며 주인공 시라노의 모습은 애절하면서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 이유는 시라노가 겪는 내면의 갈등과 상처가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시라노는 뛰어난 시인이자 검객이지만 큰 코로 인한 콤플렉스 때문에 자신감이 부족하고 사랑하는 록산에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다. 용맹하고 뛰어난 내면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외면의 콤플렉스는 그를 괴롭히고 결국 그의 삶을 억누르는 큰 벽이 되었다. 우리는 모두 한 번쯤 시라노처럼 자기 자신의 콤플렉스를 마주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콤플렉스는 아무리 사소해 보이더라도 내게는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시라노는 록산의 행복을 위해 크리스티앙의 이름으로 아름다운 편지를 쓰며 자신의 진심을 전한다. 이러한 시라노의 행동은 사랑이 단순한 감정을 넘어서 때로는 자신을 희생하고 상대의 행복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깊은 감정임을 일깨워 준다. 시라노의 내면의 갈등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불안과 자격지심을 반영한다.

 

결국 우리가 진정으로 맞서 싸워야 할 '거인'은 외부의 장애물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불안과 자격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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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거인과 맞서 싸우며


 

시라노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아름다운 영혼을 추구하는 록산이 크리스티앙의 잘생긴 외모에 반하고, 정작 그것을 가진 시라노는 추한 외모 때문에 속내를 털어놓지 못하는 상황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모지상주의와 내면의 가치 사이의 갈등을 반영한다.

 

시라노는 한평생을 자신의 큰 코라는 외모 콤플렉스에 갇혀 있었다. 그는 크리스티앙이라는 '가면'을 통해서만 자신의 진실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고 이는 그가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대면하지 못하게 만든 장애물이 되었다.

 

시라노는 완전히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시라노의 지극하고 관대한 사랑, 불의에 맞서 싸우는 용기는 외모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치를 보여주며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모가 아닌 내면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시라노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또한, 시라노는 자신의 콤플렉스와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 모두가 내면의 거인과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응원한다.

 

시라노의 여정은 관객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준다.

 

아마 이 작품이 예전부터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메시지 덕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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