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의 해였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는 일이 당연하지 않은 일이 되었고, 평범한 일상에 금이 갔다.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어 학기 중반까지 친구들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기도 하고, 마스크 없이는 외출하기 어려웠다.
우리의 삶이 크게 흔들린 만큼, 문화예술계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특히, 극장이라는 특정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예술은 그 특성상 더욱 큰 타격을 입었다. 거리두기 좌석 배치가 적극적으로 시행됐으며, 출연진의 확진으로 공연이 취소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그런 비대면의 시기, 공연 예술계에서 새로 주목받기 시작한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온라인 중계였다. 굳이 극장을 찾지 않더라도 OTT 서비스처럼 집에서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중계 자체는 코로나 이전에도 몇 번 시도된 적 있었으나, 본격적인 활성화의 시작은 공연장 방문이 어려운 코로나 이후부터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5년이 되었다.
코로나가 극성이던 시기부터 연극과 뮤지컬을 꾸준히 접해온 필자는 최근의 온라인 중계 상영 방식을 보며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느꼈다. 온라인 중계가 단순 공연의 대체를 넘어 새로운 매체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 생각에서부터 시작된 이 글에서는 현재의 온라인 중계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무료 중계의 등장
뮤지컬 <퍼스트맨>의 온라인 무료 중계 공지
- 출처 : 뮤지컬 <퍼스트맨> 공식 X (@lepremier2025)
기존의 공연 중계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영상 관람과 더불어 특전을 받을 수 있는 펀딩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무료로 공연을 송출하는 경우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보통 공연이 없는 월요일에 진행되는 무료 중계는 창작 초연작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창작 초연의 경우에는 공연 완성도에 대해 아직 관객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티켓값 상승이 큰 문제로 떠오르는 지금, 무료 중계는 관객들이 미리 극을 경험할 기회와 동시에 중계 기념 할인도 제공하는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계가 일종의 홍보 수단인 것이다. 단순히 공연을 집에서 편하게 관람하는 것을 넘어, 마케팅 전략의 일부로 활용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등장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소개 이미지
- 출처 :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홈페이지
점점 늘어가는 온라인 중계에 발맞춰 공연을 서비스하는 플랫폼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오아 라이브(OA LIVE)는 뮤지컬 실황 영상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가 인터뷰도 제공하는 복합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국립극단의 온라인 극장은 기존 공연을 다시 볼 수 있게 제공하는 동시에, 한글 자막을 제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에디터가 집에서 연극 <애도의 방식> 중계를 관람하며 찍은 사진
코로나로 인해 본격화한 온라인 중계는 단순히 대체제를 넘어 접근성을 넓히고, 새로운 관극 형태를 만들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공연의 현장성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이제는 현장성과는 다른 방면으로 관객들에게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기존 극장의 떨어지는 접근성, 그리고 공연을 한번 놓치면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일회성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중계는 현장 공연과 보완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더 이상 기존 공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관객과 만나는 하나의 소통 창구로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