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써니데이'
다시 만난 우리, 새로 시작할 용기, 인생도 사랑도 리스타트.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슈퍼스타 오선희(정혜인)는 이혼 소송 후 고향 완도를 찾는다. 그곳에서 로스쿨을 때려치우고 고향에 틀어박혀 사는 첫사랑 조동필(최다니엘)을 만나게 되고 어린 시절 친구들과도 어울리며 점점 웃음을 되찾게 된다. 하지만 이혼 소송 중인 남편 강성기가 고향 완도에 리조트 개발을 무리하게 추진하며 또 다른 위기를 맞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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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써니데이>를 보러 오는 관객이라면 가족 영화를 좋아하거나 영화를 통해 치유를 받고 힐링하기를 좋아할 것이다.
흔히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완도’ 섬과 엮어 사건을 풀어간다. 지역 홍보 영화 같기도, 추억 회상 영화 같기도 하다. 영화 속 감정들은 다소 직관적이고 직설적이다. 대사, 표정, 몸짓 등 숨기기보다 어떤 방식으로든 ‘표출’하는 데 중점을 둔 듯하다.
영화 <써니데이>는 긴박하고 과장된 연출과 액션과 대단한 장비와 소품 없이도 충분히 관객의 감정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결론은 하나였다.
[매력적인 캐릭터일 것.]
배우 최다니엘이 맡았던 ‘조동필’, 배우 정혜인이 맡았던 ‘오선희’, 배우 한상진이 맡았던 ‘하석진’, 배우 강은탁이 맡았던 ‘강성기’, 그리고 배우 김정화가 맡았던 ‘차영숙’.
오선희가 이혼 소송 중에 완도로 내려오면서 선희, 동필, 석진, 영숙은 하나가 된다. 동필과 선희, 석진과 영숙, 그리고 선희와 성기 각각의 관계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슈퍼스타 오선희가 다시 완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 ‘이혼소송’과 남편 ‘강성기’라는 사람의 인성과 권력, 그리고 수많은 악플에 시달려 고향 땅으로 내려왔다고도 할 수 있겠다. (번아웃이 이유의 전부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관심과 사랑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상처를 극복하면 성숙해진다고 하지만 상처를 받은 시간, 상처가 흉터가 되는 시간을 생각하면 현재를 견디는 것은 ‘성숙’이라는 단어가 가진 힘보다 더 클 수 있다. 수면제를 복용해야 겨우 버틸 수밖에 없는 하루들. 러닝타임 98분 안에 관계성 서사부터 각각의 인물의 심리적 묘사까지 기승전결로 담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개인적으로 영화 <써니데이>는 이를 해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가 어딘가 익숙했다. 스무 살 때 멋 모르고 '처음' 썼던 희곡이 떠올랐다. 희곡의 '희', 연극의 '연'자도 제대로 몰랐을 아이가 선배의 도움으로 한 편의 희곡을 완성시켰을 때의 짜릿함. 나의 희곡과 <써니데이>는 인물의 직업과 설정이 닮아 있었다. 다른 점은 '디테일'인 것 같다. <써니데이>는 '완도'라는 명확한 지역이 설정되어 있었고, 인물들의 캐릭터가 확실했다. 특히 동필 친구 '석진'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유쾌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캐릭터 덕분에 영화의 재미가 한층 더 살아날 수 있었다.
영화 <써니데이>는 2월 19일 수요일 개봉이니 고향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분들이나 가족 같은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한번 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