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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반 만에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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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 <파벨만스>는 2022년 9월 10일에 미국에서 개봉했고, 2023년 3월 22일에 우리나라에서 개봉되었다. 필자는 스필버그 작품을 제대로 본 건 '파벨만스'가 처음이었다. 출장십오야 세븐틴 편 멤버 '버논' 인터뷰 중에 영화 얘기가 나왔다. 워낙 영화를 좋아하는 버논은 당시(2023년 4월 즈음)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파벨만스'를 극장에서 관람했다고 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겠지 하고 넘겼는데, 10월 초부터 '파벨만스' 영화가 눈에 아른거렸다. 결국 보고야 말았다.

 

 

난생 처음 극장에서 스크린을 마주한 순간부터 영화와 사랑에 빠진 소년 ‘새미’(가브리엘 라벨). 아빠 ‘버트’(폴 다노)의 8mm 카메라를 들고 일상의 모든 순간을 담기 위해 열중하던 새미는 우연히 필름에 포착된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되고 충격에 휩싸인다. 진실을 비추는 필름의 힘을 실감한 새미에게 크고 작은 삶의 변화가 일어나고 엄마 ‘미치’(미셸 윌리엄스)의 응원으로 영화를 향한 열정은 더욱 뜨거워져만 가는데… 영원히 간직하고픈 기억, 영화의 모든 순간과 사랑에 빠진다!

 

 

영화 <파벨만스>의 주인공은 '새미'다. 부모님 따라 극장에 갔다가 스크린 속 장면들에 충격을 받고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도 폭발음이 환청처럼 들린다던가 장면이 머릿속을 멤돌다던가, 하는 식으로 영화를 떠올렸다. 이때부터 조금씩 새미는 카메라를 들고 순간을 담았다. 조금씩 연출 기법을 터득하고 매일 어떻게 하면 멋진 장면을 구현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자전적인 영화라고 해서 이렇게 잔잔한 흐름으로 영화가 진행되느냐? 그건 전혀 아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만큼 새미에게 몇 가지 시련이 닥친다. 가족 간에 벌어지는 오해, 갈등, 다툼, 유대인이라고 친구들에게 놀림받던 상황들, 영화계나 방송계에서 일하고 싶어 3시간 통학을 하고 밤잠을 새워가며 돌아다니고 타자치는 등 열정을 보이지만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하는 상황들. 복합적인 구성은 영화의 질을 높여주었다. 특히 새미의 내적 갈등과, 새미와 부모의 갈등, 새미를 대놓고 무시하는 학교 친구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제자리인 것 같아 번아웃이 와 버린 새미까지 놓치지 않은 한 사람의 인생을 알차게 구성한 작품이라고 느꼈다. 영화는 인생 전반을 담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템포로 제작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열정을 바쳐 도전하는 일


 

새미는 영화를, 필자는 글을 사랑한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매일 읽고 쓰기를 반복할 정도로 글에 열정을 보이고 있나?'라고 자문하면 분명히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시대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 등 새미와 필자가 처한 상황과 환경은 다르지만 흔히 좋아하는 일로 성공하려면 깊이 파고들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번 글을 줄거리를 세세하게 밝히지 않았다.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것보다 한번 보고 느낄 때 이야기와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혹은 더 가깝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Now remember this.

When there horizon is at he top? It's interesting.

When it's on he boom? It's interesting.

When it's in the middle? It's boring as shit!

 

 

영화 끝 부분에 새미가 CBS 알프란 프로덕션의 편지를 받고 존 포드 감독이 몇 가지 질문을 앞서 던진 다음에 위와 같은 말을 내뱉는다.

 

[명심해. 지평선이 바닥에 있으면 흥미롭고 지평선이 꼭대기에 있으면 흥미롭고 지평선이 가운데 있으면 더럽게 재미없어. 행운을 빈다.]

 

이를 단순하게 해석하면 영화를 만들 때 촬영 각도를 정면으로 동일하게만 설정하면 진부하고 지루하다며, 이를 한번 틀어 하늘에서 땅을 바라보듯(하이 앵글), 땅에서 하늘을 바라보듯(로우 앵글) 등 다양한 시선에서 찍는 것이 흥미롭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며 감독은 새미를 응원했다. 이 대사는 이동진 평론가가 이 영화를 보고 남겼던 한 줄평과도 연관이 있었다.

 

[시선이 없다면 사건도 없다]

 

비단 영화를 만들 때만 그런 것은 아니다. 창의성, 상상력, 참신성을 중요시하며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데 시간을 쏟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조금이라도 바라보는 시선을 틀면 이야기가 다르게 보이고, 서로 다른 이야기와 관점이 맞물려 사건을 일으키고 서사를 진전시키는구나, 하고 창작자의 이마를 탁 치게 만들었던 영화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필자 역시 동화를 쓸 때, 학교 과제로 방송이나 축제를 기획할 때, 평소와는 다른 사고의 흐름으로 촬영을 할 때 영화 '파벨만스'가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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