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나에게는 무서운 나이이다. 과연 몇 년 뒤 서른 살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사회로의 첫발을 내딛는 이십 대와 달리 삼십 대는 걱정투성이이기만 하다. 자기 삶에 책임을 지는 나이, 스스로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나이.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까지 더해져 더더욱 불안해진다.
서른 살이라고만 검색해 보아도 많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엿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 멀고도 막연한 강박이 사람을 더욱 초조하게 만든다.
뮤지컬 <틱틱붐>의 주인공, 뮤지컬의 꿈을 가진 ‘존’ 역시도 그렇다.
곧 찾아올 서른 살 생일, 그리고 자신의 작품 워크숍을 앞둔 존의 머릿속은 금방이라도 틱, 틱, 붐! 소리와 함께 터져버릴 것만 같다. 존의 머릿속에도 무언가를 이루어야만 한다는 강박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존에게 성공은 멀어 보이기만 한다. 존의 주변 사람들은 이미 각자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뮤지컬의 꿈을 접고 안정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절친 마이클, 넓은 집, 그리고 멋진 차를 가진 마이클의 모습이 존은 부럽다.
그리고 무용수이자 존의 연인이 수잔은 이제 뉴욕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서 새로운 일자리도 찾고, 자리도 잡자고 말한다. 수잔은 안정을 찾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들이 권유하는 수많은 선택 사이에서 갈등한다. 하지만 마이클과 수잔이 제시하는 길은 두 사람의 길일 뿐, 존의 길은 아니다.
마이클이 기회를 만들어주어 회사에도 들어가 보지만 거의 쫓겨나다시피 나온다. 그리고 수잔의 권유에도 존은 망설인다. 그것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알기에. 점점 불안함은 커져만 간다. 서른 살, 그리고 곧 있을 워크숍. 그 불안함 사이에서도 존은 자신의 길, 뮤지컬을 계속해 본다.
그리고 마침내 워크숍 날, 존은 자신의 곡을 부르는 배우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존이 계속해서 자신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이었기에, 최선을 다해서 걸어온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붐! 서른 살 생일이 찾아온다. 가졌던 불안감과는 달리 서른 살의 존은 이십 대의 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즐거운 하루를 보내던 중, 존은 그토록 기다리던 연락을 받는다. 드디어 자신의 공연을 더 큰 무대에서 보여줄 기회가 생겼다.
친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존은 직접 자신의 생일 축하 노래를 연주한다.
그때 존의 머릿속에서 들리던 틱, 틱, 붐! 하던 소리는 사라진다. 존은 스스로 만들어갈 삶을 진심임으로 축하하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다.
존, 수잔, 마이클은 모두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그 삶을 스스로 선택해 나가려 노력하는 인물들이다. 이 모두가 자신만의 길이었기에 작품을 보면서 모두의 이야기가 공감이 갔고, 고개를 끄떡이며 관람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앞에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답을 찾는 일이다.
불안을 직면하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직접 선택하며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 틱, 틱 시계 초침같던 불안한 소리가 결국 붐! 하며 터지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처럼. 불안을 이겨내고 자신의 선택을 하는 것이 만족하는 삶의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