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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어쩌면 나의 이야기로 가득 찬 시간 - 틱틱붐

by 박지영 에디터
2025.01.18 09:50


 

19살, 수능이 끝나고 20살이 되면 마음껏 꿈꾸고 원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20대의 시작은 취업이라는 또 다른 레이스의 출발점이었고, 그 뒤에는 결혼과 같은 사회적 기대들이 줄지어 있었다. 특정 나이에 도달하면 반드시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압박은 종종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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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자주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며 살아가는가. 조나단 라슨은 자신의 삶과 작품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하고자 했다. "틱틱붐!"은 라슨의 내면을 가장 솔직하게 담아낸 자전적 이야기다. 그는 늘 20대 때에 무언가를 이뤄놓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진 채 8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며 제작한 첫 번째 뮤지컬 <슈퍼비아>의 워크숍을 진행한다. 하지만 첫 뮤지컬이었던 만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고, 아직 내놓을만한 명함 없이 30대를 맞이해버린 이 순간의 감정을 토대로 "틱틱붐!"을 썼다. '락 모놀로그'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으며 그가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해 1인극으로 진행되었었다. 하지만 그의 죽음 이후 이 작품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주변 친구들에 의해 다시 무대 위로 올라오게 되었다. 모놀로그 형식에서 존, 마이클, 수잔으로 그리고 2024년의 틱틱붐은 앙상블까지 추가해 총 8인의 인물로 더 세분화해 이야기의 깊이를 추가했다.

 

 

 

어쩌면 나의 이야기인 틱틱붐!



틱...틱...틱...

 

"틱틱붐!"의 주인공 존은 라슨 자신을 투영한 인물로, 꿈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꿈을 향해 계속 노력하며 살고 있지만 현실은 끊임없이 선택을 요구하며 그를 시험하는 듯한 압박감은 뮤지컬의 첫 번째 넘버 "30/90"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세월은 빠르고 주름살은 더 늘어가고

발버둥 치는데도 한결같이 제자리고

당황도, 체념도 하지 마! 괜찮아

살면서 한 번씩은 겪는 거야


- 뮤지컬 틱틱붐 넘버 30/90 가사

 


[2024뮤지컬틱틱붐] 존(이해준).jpg

 

 

존은 자신의 이상이 현실에 부딪히는 순간들을 반복해서 경험했다. 이루지 못한 꿈을 탓하고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지만, 그의 삶과 작품은 모든 경험이 결국 창작의 바탕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우리 역시 "왜 아직도 이런 모습일까?"라며 자책하곤 한다. 하지만 지나온 시간은 단순한 실패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만들어온 여정이었다. "틱틱붐!"은 우리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다시 꿈꿀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준다.


마이클과의 관계, 수잔과의 관계로 끊임없이 흔들렸지만 존은 뮤지컬로 세상에 메시지를 전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을 해야만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길은 절대 순탄하지 않았다. 뉴욕의 작은 아파트에서 낮에는 웨이터로 일하고, 밤에는 악보와 씨름하던 삶은 녹록지 않았다. 특히 "Therapy" 넘버는 관계에서의 갈등과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랑과 꿈, 그리고 살아 내야하는 삶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몸부림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존은 이러한 고통 속에서도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놓지 않았다. 그는 두려움에 매몰되기보다는 그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갔다. "틱틱붐!"의 클라이맥스에서 울려 퍼지는 "Louder Than Words"는 라슨이 남긴 메시지의 정수를 담고 있다.

 

 

왜 우리는 안전한 길을 두고 험난한 길을 갈까

왜 실망할지 두려워 싸움을 피하는 걸까

새장과 하늘 새는 어떤 걸 택할까?

행동으로 외쳐 소리높여

두려워하지 마

불안함에 고개 숙인 마음들이 어떻게 날아오를 수 있나

내 앞에 높인 더러운 현실도 피하지 말고 너의 길을 가


- 뮤지컬 틱틱붐 넘버 louder than words 가사

 

 

 

이야기의 풍부함을 더하는 연출


 

[2024뮤지컬틱틱붐] 존(배두훈).jpg

 

 

뮤지컬 틱틱붐은 내용도 좋지만 무대 연출까지 잘 짜여 있다. 존의 서술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만큼 중간중간 브이로그 처럼 존을 클로즈업해 비디오카메라로 찍는 듯한 연출이 있다. 그리고 극이 후반으로 갈수록 비디오카메라의 배터리가 줄어들고, 레코딩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표현해 조금 더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포인트를 준다. 비디오의 레코딩 타임이 110분이 되는 순간 막이 내린다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존이 30대가 오지 않길 바라듯 이 극이 끝나지 않길 바라게 된다.

 


[2024뮤지컬틱틱붐] 존(배두훈), 수잔(김수하), 마이클(양희준), 앙상블.jpg

 

 

가로 세로가 모두 6미터 이상 되는 정글짐은 모든 장면의 배경이 된다. 연출가 이지영은 '존이 주저하는 사이 생각들이 뒤죽박죽 뒤섞이고, 때론 제자리를 빙빙 맴도는 존의 머릿속 같은 모습'을 담은 무대를 요청했다고 한다(프로그램 북 발췌). 실제로 정글짐은 다양한 각도로 회전하며 존의 방, 차 안, 회사 등을 묘사한다. 이 움직임은 단순한 무대장치가 아닌 존의 복잡한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극의 메시지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또한 밴드 사운드는 "틱틱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락 모놀로그였던 만큼 무대 한쪽에 자리한 밴드는 넘버마다 분위기를 살리는 생동감 있는 연주를 선보이며 극에 활기를 더하며 조명은 특히 극의 감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존과 수잔의 강렬한 전화 통화 장면에서는 두 개의 대비되는 조명으로 의견 차이가 극명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Louder Than Words"에서는 강렬한 빛이 무대를 가득 채워 메시지의 힘을 극대화한다.

 

이처럼 "틱틱붐!"은 단순한 스토리 이상의 체험을 제공한다. 무대, 음악, 조명이 조화를 이루며 존의 내면세계와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깊이 새겨준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들에게 단순히 공연을 본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함께했다는 특별한 감각을 갖게 된다. 꿈과 현실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두려움을 품고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자기 자신을 믿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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