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내 삶의 일부가 된 건 불과 1년 전부터다.
뭐든 끄적여보겠다는 다짐이야 오래 해왔지만, 실행에 옮기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내 글이 ’뉴스‘로 출력된다는 것, 매일 플랫폼을 방문하는 수많은 독자들의 읽을거리가 된다는 것. 에디터로서의 활동이 여전히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다.
특히 오피니언은 신문 등에서 분야별 권위자들의 논평을 싣는, 전통미디어의 백미와 같은 코너다. 글쓰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권위자와는 거리가 먼, 나이도 어린….. 내가 거침없이 사색을 기고해도 되는 것인지. 망설이던 와중 오프라인 피드백 모임을 신청했다.
처음 모임 장소로 들어서기 전 되뇌었던 문장이 기억난다.
"한번 깨져보자"
지난해 9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총 네 번의 모임을 가졌다.
어땠냐고 묻는다면 일단 깨지진 않았다. 내 글을 뜯어가며 문장을 첨삭 받거나, 구조적인 피드백을 가지는 자리일 것이란 예상은 완벽히 빗나간 시간들이었다. 서로의 글을 읽고 떠오른 각자의 지식과 경험들을 나누는 ‘만담회’에 가까웠달까.
문화예술을 주제로 이렇게 깊은 대화를 가졌던 경험은 극히 드물었다. 신기하게도 각자 빠져있는 분야들이 달랐다. 덕분에 영화부터 회화에 이르기까지, 물 흐르듯 예술계를 탐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대화를 나누며 얻어 가는 곁지식들 또한 유익했다. 칭찬과 응원에 용기를 얻으면서도, 문화예술 앞에 한없이 겸손할 수 있었다.
필자는 보부상처럼 항상 악기들을 짊어지고 다닌다. 매 순간 음악과 함께하고, 음악으로 가득 차 있고자 한다. 하지만 피드백 모임 당일만큼은 빈손으로 참석하려고 노력했다. 모임이 있는 달에 하루는, 몸과 마음을 비우고 에디터들의 이야기를 한껏 담아가고 싶었다. 또다른 문화예술로 주변을 환기하는 일종의 루틴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2024년은 스스로 ‘행운이 감싸준 일 년’이라고 평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목표했던 많은 것들을 이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흥미롭게도 마지막 피드백 모임이 많은 열정을 쏟은 EP 앨범 발매일과 겹쳤다. 에디터 세 분께 가장 먼저 소개할 수 있어 기뻤다. 에디터로서, 또 예술가로서 성장해 하나의 마침표를 찍은 기분이었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을 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올해 내게 깃들었던 행운이, 새해에 여러분과도 함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