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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 그림 알아요?"

 

이 질문에는 모두가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는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미술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도 익히 알고 있는 그림들을 수없이 남겼으니까.

 

나조차도 어린 시절, 세계의 명작들을 모아둔 그림책에서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어릴 적 나의 눈에도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은 무척 섬세하고 화려했으며, 동시에 유연했다. 어느 그림이 좋은 그림이고, 내 취향의 그림인지 알 수 없던 때였음에도 그 그림에서 한참이나 눈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아주 어린 시절에 책을 통해, 혹은 몇몇 전시를 통해 명화들을 자주 보던 것과 달리, 정작 미술을 전공한 이후로는 내로라하는 명작들에 크게 눈길을 두지 않았던 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진행되는 전시를 종종 보러 가기는 했지만, 굉장히 잘 그린, 좋은 그림이라는 것 외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대상을 잘 재현한 그림 그 자체만으로는 작가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어려웠던 것이 그 이유였다. 그 때문에 대학에 입학한 이후로는 기법적으로 아주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세계를 잘 표현해낸 작가들의 작업들을 주로 보러 다니며 익히 말하는 '명화'와는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좋은 기회로 클림트의 생애와 그림을 다룬 [구스타프 클림트]를 읽게 되었다. 기존의 나라면 잘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이었지만, 단순히 그림만을 조명한 것이 아닌, 작가의 생애까지도 함께 다룬 책처럼 느껴졌기에 천천히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특히 마음에 든 것은, 작가의 생애와 그림 스타일 등을 어느 정도 설명해준 후, 작가의 그림들에 대해 조금씩 설명을 덧붙이며 나열했다는 점이었다.

 

어떤 작업이든, 작가의 생애와 취향을 이해하지 않으면 와닿지 않는 것들이 훨씬 많다. 잘 그린 그림과, 잘 깎아낸 조각들도 작가의 생각과 생애가 일절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좋은 작업으로 와닿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 있어, 이 책은 무척 친절하게 작가의 생애부터 작품까지를 따라가게 만들어준다.

 

또한, 작품들 또한 시간순으로 나열되어 있어 조금씩 변화하는 작가의 화풍과 가치관 등을 파악하기 쉽도록 한다. 이 덕분인지 예술가의 작품과 생애를 다룬 다른 책들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쉽다는 인상을 받으며 읽을 수 있었다.

 

예술가의 생애는 너무도 다채롭고, 때로는 어둡기까지 하다. 때문에 그들의 작업에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부분들도, 혹은 알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부분들을 비교적 쉽게 조명하여, 작품을 넘어 작가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특히 좋았던 것 같다.

 

클림트의 작업들처럼 밝고 다채롭게, 그의 생과 작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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