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방꾸미기 프로젝트 2: 가구 [공간]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어보자.
글 입력 2024.06.06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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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만의 가구 고르는 수칙


 

컨셉트를 정했으니 이제 가구를 사야지. 가구를 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방의 구조와 자신의 생활패턴을 파악해서 정확한 치수로 사기가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통일되지 않고 지저분한 잡동사니는 최대한 안보이게 수납하기. 그리고 수납하는 가구나 소품을 예쁜것으로 사기. 원래 가진 것들과 조화로운지 확인하기. 나는 오늘의 집 3D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가구 배치 도면을 만들어봤다. 다음은 내가 살아가면서 하나씩 직접 바꾼 것들이다.

 

 

화면 캡처 2024-06-05 234500.png

 

 

원목 책장 - 우리 집안은 나름대로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삼남매가 모두 성인이 되면서 전집이나 각종 문제집이 떠나간 자리가 텅 비게 되었다. 읽지 않는 책들은 주변에 나누어주거나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아서 처리했다. 그동안 자리를 차지했던 대형 책장을 버리고, 내 방의 새로운 책장을 하나 샀다. 수집한 만화책부터 잡지, 학생 때 공부했던 추억이 담긴 문제집, 영어 시험을 준비하는 문제집 등이 남아있다. 책장이 예뻐도 안에 있는 책이 예쁘지 않으면 결론적으로 지저분해보이기 마련이다. 예쁘지 않은 책등을 안쪽으로 배치하는 팁도 있지만, 그러면 빼기 전까진 알아볼 수 없어서 별로 내키지 않았다. 나는 대신 만화 잡지나 예쁜 앨범 커버를 전면에 세워서 책등을 가리고, 매거진랙처럼 보이게 연출했다. 맨 하단 칸은 닫을 수 있는 문이 있어 문제집을 넣었다.

 

원목 침대 프레임 - 5년만에 침대 프레임을 샀다. 원래는 마음에 드는 프레임을 찾을 때까지 본가인데도 매트리스만 두고 살았다. 월넛 색상의 원목을 원했는데, 매트리스 받침대가 창살보다는 조금 더 돈이 들더라도 통 판이 있는 것을 사는 게 좋다. 조금 더 가격이 들더라도. 체리 색감이 들어간 것은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만족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바닥에 공간이 생겨서 개방감이 생기고 잡동사니 박스를 보이지 않게 가까이 둘 수 있다.

 

원목 서랍장 - 하얀 시트지의 서랍장이 부서진 후로 새 서랍장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떠났다. 워낙 옷이 많기도 하고, 서랍장은 자주 바꾸는 가구가 아니니까 고심해서 고르기로 했다. 인터넷 검색부터 여러 가구 브랜드의 오프라인 쇼룸, 가구 페어까지 돌아다녔다. 결국 한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고가의 서랍장을 장만했다. 내가 원했던 완벽한 다크 우드 색상부터, 직접 커스텀한 블랙 스틸 손잡이와 다리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철제 캐비닛 - 외국 학교 같은 느낌을 동경해서 엄마가 사준 건데 불량인지 문을 여닫을 때 소음이 너무 커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졸업 전에는 부자재와 원단을 넣었고, 지금은 가방을 쑤셔놓았다. 벽면에는 자석고리들을 붙여놓고 캡모자를 걸어놓았다. 사실은 화이트 컬러인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철제 트롤리 - 자취생 필수품 아닌가? 친구들이 유용하게 쓰는 것을 보고 이케아에서 구매했다. 사실 이케아 트롤리는 타 브랜드에 비해 약간 비싼데다 인디 핑크 색상이 아주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닌데, 나무 도마를 같이 사면 트롤리 박스 위에 얹어서 상판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나는 첫 번째 칸에 나의 덕질 용품들을 넣어두고 도마를 덮어 이동식 베드테이블을 겸하고 있다. 두, 세번째 칸에는 안경과 스티커, 사진 용품들을 넣어두었다.

 

원목 책상 (600*1000) - 중학생 때 아버지와 직접 조립한 추억이 있는 책상이다. 수납력도 좋지 않고 앉을 때 불편하고 서랍 손잡이도 약간 비뚤어졌지만, 버릴 수는 없다. 얕은 서랍에는 안경, 필통부터 당장 나갈 때 필요한 이어폰, 지갑, 보조 배터리, 손목 시계 등의 자리를 정해 뒀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외출 후에 제자리에 두지 않기 때문에 항상 다시 찾게 된다.

 

블랙 철제 책상 (700*1000) - 가장 최근에 산 가구이자, 아마도 마지막이 될 가구이다. 원래는 패턴 제도와 원단을 다뤘기 때문에 아주 넓은 책상을 썼었는데, 학교를 졸업하고서는 불필요하게 큰 책상이 필요가 없어졌다. 색상을 검정색으로 선정한 것은 나름대로 큰 도전이었다. 스터디 카페에 갔을 때 먹색 책상에서 더 집중이 잘 되는 것을 보고 처음으로 검정색을 고려했다. 대형 모니터와 노트북을 놓았을 때 시선과 공간이 편해야 하고, 원목 책상을 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모두 최적의 폭과 길이를 선정했다. 책상 위는 스틸 그레이와 투명, 스카이 블루로 꾸미는 중이다. 결론적으로 책상만 보면 마음에 든다. 하지만 혼자만 까만 가구라서 이질감이 든다. 이럴 거면 트롤리도 검정색으로 살걸! 게다가 바닥이 노란 마룻바닥이라 이질감이 배가 되고 있다. 조만간 조치를 취해야겠다.

 

원목 화장대 - 방을 꾸미기 초반에 당장 화장대가 없는 것이 너무 불편해서 덜컥 사버렸지만 지금 생각하면 약간 미스라고 생각한다. 사실 화장대가 불필요하게 넓을 필요가 없었다. 차지하는 크기 대비 수납공간이 많은 편도 아니라서 화장품을 세워 둬야 되는데, 화장품이 계속 보이는 것 자체가 미적으로 거슬린다. 어쩔 수 없지. 서랍에는 악세사리 박스와 함께 화장품들과 각종 팩, 알콜스왑 등 잡동사니들을 넣어둔다.

 

토르소 마네킹 - 코로나 시절 대학생활을 하며 집에서 과제를 하기 위해 산 토르소 마네킹. 어렸을 때라면 무서워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지금은 겉옷 행거 용도로 쓴다. 대부분의 경우 옷에 파묻혀있다.

 

전신 거울 - 토르소 옆에는 전신거울이 있다. 언니가 자취할 시절의 것을 갖다 놨다. 외출 전 미리 착장을 맞춰 본다.

 

미니 장식장(CD장) - 옛날부터 있었던 CD를 넣어두기 위한 미니 장식장.아래칸에는 부모님이 사모았던 클래식 CD를 그대로 넣어두었고, 윗칸에는 모아둔 인형과 여행 기념품, 피규어들이 있다.

 

 

[우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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