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유니버설발레단 - 코리아 이모션, 한국의 '정'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 [공연]

한국만의 정서를 전 세계와 통하는 발레로 풀어낸 아름다운 선율
글 입력 2023.03.2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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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정기공연 코리아이모션 포스터.jpg

 

 

한국인의 ‘정’을 몸의 언어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정’이라는 것은 아주 오래전 선조들에서부터 내려왔고 지금도 우리 민족을,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정서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에는 단지 한 가지의 감정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이웃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 타인의 기쁨에 함께 공감하는 마음, 슬픈 일을 함께 도와주는 마음 모두 대표적인 ‘정’이다. 다소 추상적인 주제여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듯하였는데 여기 국립극장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이 한국의 아름다운 정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

 

2023 첫 작품인 <코리아 이모션>은 인간이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우아함의 극치인 발레를 이용해 한국적인 색채와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탄생시켰다. 


총 16명의 무용수가 자진모리장단과 드럼갱이 장단을 주고받으며 자유로운 형태의 즉흥연주를 선보이는 <동해랩소디>를 시작으로 <달빛유희> <찬비가> <다솜> <미리내길> <달빛영> <비연> <강원, 정선아리랑 2014>를 총 80분 동안 국악 성악 클레식과 발레가 한데 어우러져 연주했다.

 

 


'정'을 활용한 발레와 음악 (작품 소개)



한국인의 ‘정’을 주제로 설정해 표현한 발레인 만큼 이 공연의 주제는 사랑과 사모 그리고 그리움이 주된 내용이다. 크게 네 가지의 주제로 나누어 표현한 예술은 임을 사모하는 마음을 담은 <찬비가>, 모녀와 자매지간의 정을 표현한 <다솜>(이때 다솜이란 사랑이라는 뜻을 지닌 순우리말이다.), 부부간의 정을 담은 <미리내길>과 <달빛영> 그리고 국악과 클래식을 혼합한 <강원, 정선아리랑 2014>가 있다.


그 중 인상깊었던 작품은 <미리내길>과 <달빛영> 그리고 <강원, 정선아리랑 2014>였다.


<미리내길>은 먼저 간 남편에 대한 아내의 그리움을, <달빛영>은 떠난 아내에 대한 남편의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때 무용수들은 부드러운 곡선과 템포를 활용해 떠나간 임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임이 떠나가는 모습을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으로 표현한 것과 더불어 남은 사람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떠난 사람이 향한 방향으로 손을 뻗어 그리움과 사무치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은 관객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이때 주저앉은 이들의 표정 역시 사랑하는 임을 떠나보낸 슬픔과 홀로 남은 자신에 대한 외로움을 표현하여 이별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아울러 <강원, 정선아리랑 2014>의 경우 발레의 동작과 아리랑 음악을 혼합하여 국악과 클래식의 어우러짐을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한국의 국악과 서양의 발레 혼합을 상상했을 때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공연을 본 후 그러한 편견이 깨지게 되었다. 우아한 선율에는 그에 부합하는 느린 템포의 피아노만이 어울리는 것이 아니었다.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아는 정선아리랑과 발레의 조합은 부드럽고 우아한 동작에 활기참과 신명나는 분위기를 선사해주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어떤 곳인가 


 

'유니버설발레단'은 1984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사립발레단으로 “예천미지”(천상의 예술로 세상을 아름답게) 창단이념을 실천하며 세계적인 발레단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곳은 러시아발레의 화려하고 웅장한 고전발레 레퍼토리뿐 아니라 한국 고유의 전통을 바탕으로 한 창작 발레까지 풍성한 무대를 자랑하고 있다.

 

대부분은 하나의 공연을 보았을 때 공연의 주제나 내용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일 뿐 그 공연을 한 단체나 개인에 대해서는 특별히 궁금해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하나의 공연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많은 무용수의 수고와 노력 그리고 이들 발레단의 창단이념을 알고 공연장에 들어간다면 훨씬 깊이 있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하나의 작품이나 공연에는 그것을 표현하는 사람의 목표의식과 꿈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공연을 통해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는 5월에도 ‘심청’ 그리고 순차적으로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호두까기인형' 등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 작품들 모두 어렸을 적 한 번씩 읽어보았을 내용이기에 많은 관객과의 소통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주제이다. 하나라도 관심이 있는 작품이 있다면 이에 관련한 홈페이지나 공식 블로그를 참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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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의 정서 '정'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인 유병현 안무가는 ‘한국만의 정서를 전 세계에 통하는 발레로 풀어내고 싶었다.’라는 말을 통해 공연의 취지를 요약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인의 정이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감수성이 뛰어나 섬세한 감정을 지닌 한국인 특이점을 작품에 투영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움과 증오, 사랑과 애정, 등 상반되는 마음이 공존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정을 발레와 한국무용을 자연스럽게 융화시켰으며 한국적이면서 현대적인 감각 또한 놓치지 않았다.


*

 

발끝으로 서서 팔을 쭉 뻗어 올리며 우아한 자세로 춤을 추는 모습은 1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 동안 모두의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었다. 무대에서 80분 동안 진행되는 발레리나와 발레리노의 아름다움 뒷면에는 이들의 고뇌와 고단함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이 담겨있다. 그렇기에 이들의 모습은 공연을 보든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서양의 전통춤의 하나인 발레와 한국의 ‘정’을 활용해 한국 특유의 멋을 표현한 것이 인상 깊었다. 특히 마지막 아리랑과 발레가 합쳐진 공연은 한국의 대표적인 노래와 서양의 군무를 통해 참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살려 우리나라 특유의 정서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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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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