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뉴욕에서 보내는 편지 (2) [여행]

글 입력 2022.12.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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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이어서 이번에는 뉴욕에서 내가 정말 좋았던 점을 몇 가지 뽑아 소개해 보고자 글을 쓴다. (작성한 장소 외에도 브루클릿 브릿지, 덤보, 소호 등 추천할 만한 명소가 많이 있지만 이 정도만 추리겠다.)


뉴욕은 자유로우면서도 바쁘고, 따뜻하면서도 긴장을 놓치면 안 된다. 뉴욕의 매력은 도심 그 자체이다.

 

높은 건물이 하늘을 찌르고 다리가 길고 얼굴이 작은 사람들이 신호를 무시하며 길을 건너는 맨해튼, 그리고 그 반대로 건물이 낮고 대체로 브라운 계열이 어울리는 브루클린. 나 또한 다른 여행객과 마찬가지로 이 두 도시를 일주일 간 여행했다.

 

그리고 그 도시 속 동네들을 살펴보면서 지하철 출구를 나갈 때마다 펼쳐지는 또 다른 뉴욕의 모습에 연신 감탄을 머금었다. 사람마다 다른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데 그 반려견이 주인과 너무나도 닮은 모습을 구경하는 것 또한 뉴욕의 재미 중 하나였다. 센트럴파크에는 청설모가 자신의 집에 사람들이 놀러 온 것 마냥 주인 행세를 했다지. 역시나 서양은 크리스마스에 진심이다. 핼러윈이 지나면 땡스기빙, 땡스기빙이 끝나면 바로 크리스마스라더니 그 말이 딱 맞았다. 아직 11월 중순밖에 안 됐는데 거리와 공원 그리고 백화점은 온통 크리스마스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뉴욕을 내려다보자 : SSUMIT 전망대


 

안타깝게도 나는 뉴욕에서 전망대를 하나밖에 가지 않았다. 하지만 '탑 오브 더 락'이라는 뉴욕의 클래식한 전망대에서 선셋을 보고 온 다른 친구의 말에 의하면 전망대는 두 번 가도 인상 깊었다고 말한다. 만일 뉴욕에서 오래 머무른다면 낮과 선셋 시간에 맞춰 전망대를 가보는 걸 추천한다. 뉴욕은 낮과 밤이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내가 간 SSUMIT 전망대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많이 방문한다. SSUMIT 전망대의 독특한 점은 입구에서 선글라스를 나누어 준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의아해했다. 왜 선글라스를 나누어주는 걸까? 이 궁금증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끝없이 올라가 전망대에 내리자마자 해결된다. 쏟아지는 햇빛에 이곳이 전망대인지 비닐하우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더웠다. 친구들은 각자 입고 온 겨울 점퍼를 벗기 바빴다. 사면이 유리와 거울로 이루어진 SSUMIT에선 선글라스와 바지 입기가 필수! 모두 명심하고 가면 좋겠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뉴욕은 정말 크고 건물이 높았다. 멍하니 거리를 내려다보면 노란 택시와 사람들이 움직였다 멈췄다를 반복하고 있었고 그걸 보고 있자니 내가 만든 장난감들이 움직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써밋에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머물렀다. 각자 뉴욕에 왔음을 사진을 찍으며 알리는 세계인들을 구경하고, 처음 와보는 뉴욕의 전망을 내려다보는 그 기분에 취해 한참 동안 방탄유리로 만들어진 창가 앞에서 서성거렸다. 내가 뉴욕의 일부가 잠시나마 되었다니. 그 기분이 감히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써밋은 전망에서 멈추지 않고 메탈 색상의 헬륨 풍선들이 떠다니는 방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 곳도 전망을 보라고 만든 방이지만 각자의 사진을 찍는 세계인들로 북적여 오래 머무를 수 없었다.

 

 

 

뉴욕 하면 자유의 여신상 : 페리 투어


 

어릴 때부터 뉴욕은 자유의 여신상,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을 공식처럼 외우고 다녔다. 그 세계적인 기념물을 보러 가는 지하철에서도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심지어 페리를 타는 그 순간에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신청한 자유의 여신상 페리 투어 종류는 '마제스틱'이다. 대부분 '랜드마크' 투어를 많이 신청하는 것 같다. 두 투어의 차이점은 '마제스틱'은 투어 시간이 한 시간이며 브루클린 브릿지와 자유의 여신상을 주력으로 보여주며 '랜드마크' 투어는 자유의 여신상뿐 아니라 미드타운과 다운타운을 모두 볼 수 있어 소요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내가 뉴욕에 간 날은 영하를 웃도는 날씨, 강바람이 매섭게 얼굴을 때리고 아무리 옷을 감싸도 그 겨울바람을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강추위에 한 시간짜리 페리 투어를 신청한 건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다.

 

페리의 왼쪽? 오른쪽? 어느 곳에 서있어야 자유의 여신상을 실감 나게 볼 수 있을까. 여행 전 찾아 본 블로그에서는 어느 쪽을 추천했더라.. 머리를 뒹굴뒹굴 굴리다가 그냥 빈자리가 난 쪽에 서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뉴욕을 바라보았다. 페리에 있는 거대한 스피커에서는 'Theme From - New York, New York'rhk 'Jay-Z - Empire State Of Mind'가 연속 재생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웃긴 건 '뉴욕'이라는 단어를 부르는 구절만 무한 반복하면서 말이다. 덕분에(?) 페리에 탄 관광객들은 여기가 뉴욕이고, 우린 지금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페리를 타고 본 자유의 여신상은 생각보다 멀었다. 멀리서부터 푸르스름한, 손을 하늘 높이 찌르고 있는 동상이 보였고 점점 가까이 다가갈수록 리버티섬을 가득히 채운 인파가 보였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뉴욕의 명물을 보러왔음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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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투어 중 찍은 자유의 여신상)

 

 

그들의 마음속에 있던 '자유의 여신상'은 무엇이었을까? 각자의 마음속에서 상상하던 자유의 여신상과 실제로 마주 봤을 때 자유의 여신상이 예상과 같았는지, 덜 했는지, 아니면 더 했는지 궁금하다. 나에게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 그 자체였다. 그렇기 때문에 추위와 강바람에 맞서서 두 눈에 담을 만큼 황홀을 지도 모른다.

 

나중엔 추워서 페리 안으로 들어가 창문 너머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과 뉴욕의 시내를 감상했다. 그날 찍은 영상 속에는 계속해서 'New York... New York...' 노래가 되풀이되고 있다. 그날과 비슷한 매서운 겨울바람이 부는 오늘 같은 날에는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New York... New York...'


 

 

여유있는 동네에서는 여유가 생긴다 : 웨스트빌리지(West Village)


 

웨스트 빌리지는 사실 처음 들어보는 동네였다. 다른 일행들이 우드버리 아울렛에서 쇼핑을 할 동안 쇼핑을 하지 않는 나와 나머지 일행이 우연치 않게 들린 동네인데 여행이 끝나고도 잔상처럼 남아있다. 처음에 이 동네에 들린 목적은 단지 브런치 가게 '부 베트(Buvette)'를 가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우리는 이 동네에 압도되고 말았다.

 

우리의 숙소가 위치한 브루클린 끝자락과는 다르게 너무도 정갈하고 깔끔한 이 동네는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서울의 압구정과 같았다. 무언가 여유로워 보이는 동네, 여유에서 나오는 품격과 배려. 바쁘게 걸어 다니는 사람이 없고 다들 여유롭게 한 손에 커피를 들고 거리를 걷는 뉴욕의 웨스트빌리지는 나에게 참 신선했다. 날이 좋으면 이 동네에서 자전거를 타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볼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욱더 이 동네가 부유한 동네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정신없이 거리를 걷고 붉은 다홍빛으로 페인트 된 집들을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지였던 '부베트'가 등장한다.


뉴욕의 브런치 식당 대명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브랜드 '부베트'는 그 인기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인 런던, 파리, 도쿄, 멕시코시티 등 5개의 매장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올해 서울에도 새로이 들어서 세계 여섯 번째 지점이 되었다. 그중에 우리는 본점에 온 것이다! 웨스트 빌리지 부베트는 생각보다 아늑하고 작았다. 겉에서 봐도 '나 뉴욕이야!'라고 말을 하는듯한 이국적인 디자인에 내부엔 브런치를 여유롭게 즐기러 나온 현지인들로 가득 찼다. 예상하건대 이 동네 주민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 일행이 주문한 메뉴는 먼저 카푸치노 2잔과 Waffle Sandwich, Croque Madame, Avocado Toast였다. 사악한 뉴욕의 물가답게 식빵 한 장으로 만들어진 토스트는 1만 7천 원에서 1만 9천 원 사이를 웃돌고 있었다. 그러나 첫 입을 먹었을 때의 그 따듯함과 황홀함은 어떻게 잊으리! 나와 일행은 각자의 접시에 놓인 음식을 먹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환호했다. 입속에서는 익숙한 듯 낯선 이국의 맛이 한데 모여 춤을 추고 있었고 굶주렸던 우리에게 부베트의 음식은 더욱 맛있게 다가왔다. 거기에 친절한 직원들까지!


세 접시를 깔끔하게 비우고 우리가 향한 곳은 웨스트 빌리지에 위치한 'Magnolia Bakery'이다. 바나나 푸딩으로 유명한 이 베이커리는 이미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매그놀리아의 바나나 푸딩 레시피를 이용해 바나나 푸딩을 만드는 한국의 카페가 늘어남에 따라 나의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매그놀리아에서 실제로 바나나 푸딩을 먹어보면 무슨 맛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한국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예상외로 달지 않았고 바나나와 촉촉한 쿠키 부분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생각보다 담백했다. 한국에서도 먹어 본 맛..이라고 말한다면 초 치는 반응이려나. 한국의 카페 문화가 이토록 발전했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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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빌리지에서 찍은 'Magnolia Bakery')

 

 

웨스트 빌리지는 정말 신기하다. 가게마다 매력 있고 특색 있다. 깔끔한 거리와 보기 드물게 대마 냄새가 나지 않는 풍경 또한 조금은 낯설다. 무엇보다 이 동네가 이토록 오래 생각나는 이유는 호기심으로 가득 찬 동양인 소녀들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지 않아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브로드웨이의 위엄! : 뮤지컬 '라이언킹'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브로드웨이에는 다양한 종류의 뮤지컬이 절찬 상영 중이다. 예전에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던 연극영화과 친구가 자신의 최종 목표는 브로드웨이에 가서 공연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의 중심 타임스퀘어 근처에 위치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을 몸소 경험해 보고자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부터 표를 구매해 14시간의 비행을 뚫고 날아왔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는 방법은 다양하다. 나처럼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를 할 수도 있다. 이 방법은 가장 간편하고 빠르지만 나의 경우 좌석이 비지정석이라 당일까지 알 수 없었고,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라는 단점이 있다. 다음으로는 Lottery(로터리)라는 사이트를 이용해 표를 구하는 방법이 있다. 로터리 사이트를 사용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인기 있는 뮤지컬을 예약할 수 있지만 당첨제이기에 원하는 일자와 시간에 표를 구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이외에도 TKTS를 사용해 표를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TKTS는 뮤지컬이 진행되는 타임스퀘어 외에도 링컨센터와 South Street Seaport 근처에도 위치하고 있다. TkTS를 사용한다면 당일 공연 티켓을 20~50%까지 할인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인기 있는 뮤지컬은 표를 찾아보기 어렵고 당일 좌석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모든 방법을 따져봤을 때 시간이 없는 여행객인 나는 인터넷에서 표를 예매해 뮤지컬을 보는 방법을 선택했다. 한국에서도 잘 보지 않던 뮤지컬을 17만 원이라는 돈을 들여 예약했을 때는 별생각이 없었다. 다른 곳도 아닌 브로드웨이 공연이기에 그만한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전날 알라딘 공연을 보고 온 일행이 마법의 양탄자가 실제로 날아다닌다고 감탄했을 때 속으로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라는 생각이 들며 비로소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후기는 완전, 100% 아니 어쩌면 200% 이상 대만족! 한국에서 뮤지컬을 많이 본 편은 아니지만 이전에 봐왔던 공연과 비교해 봤을 때 차원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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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에서 찍은 '라이언킹')

 

 

일단 내가 본 '라이언킹'은 등장인물이 모두 동물이어야 한다. 인간이 동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나의 오해였다. 세계의 가장 창의적인 사람이 모여 만든 듯한 세트장과 분장은 2만 2천보 걸음과 여행, 시차에 지친 나를 번뜩 깨게 만들었다. 공연 시작 전 친구와 나는 따뜻한 실내 온도에 노곤노곤 졸 정도로 몹시 피곤에 지친 상태였다.

 

이런 우리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건지 라이언킹 팀은 'Circle Of Life'로 우리의 단잠을 깨웠다. 아기 사자 심바가 태어남을 알리는 주술사 라피키를 시작으로 치타, 기린, 코끼리, 얼룩말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관객석 쪽에서 줄을 세워 나타나는 모든 종류의 동물들은 내 혼과 정신을 쏙 빼놓았다. 오케스트라와 라이언킹 팀의 하모니는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완벽했다. 시작과 동시에 압도 당했다는 말이 딱 라이언킹과 적합한 말일 것이다.

 

만약 당신이 뉴욕에 갔다?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봐보는 걸 강력 추천한다. 한국과는 또 다른 공연 스케일에 입을 다물 수 없을 것이라 감히 예상해 본다.

 

 

 

도심 속 거대한 공원 : 센트럴파크


 

센트럴파크에서 찍힌 영화와 드라마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다. 센트럴파크는 정말 매력 있다. 도심 한가운데 거대하게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 것도 신기한데 그곳에는 다양한 동물 친구들이 살고 있다는 건 정말 귀엽고 신선하다. 거대한 센트럴파크를 가로지르는 마차와 인력거, 자신들이 이 큰 공원의 주인인 것 마냥 행동하는 조그마한 청설모와 사람과 그 주인을 닮은 강아지들까지. 수많은 생명체들이 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센트럴파크에 들어서면 살아있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걸 알 수 있다.

 

내가 본 곰돌이를 닮은 강아지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겠다. 이름은 '로키', 견종은 아마 차우차우 같았다. 로키는 사람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센트럴파크 거리 가운데에 대(大) 자로 뻗어 움직이지 않았고 로키의 주인은 이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이 로키를 타이르다 못해 질질 끌었다. 로키는 완전 개 팔자가 상팔자였다.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배로 센트럴파크 거리를 청소하며 질질 끌려다녔고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이 귀여움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나와 일행들 또한 로키의 귀여움에 완전히 매혹되어 가던 걸음을 멈추었다. 주인은 이 강아지는 원래 관심을 받고 사람들한테 만져지는 걸 즐긴다고 말하며 우리에게 흔쾌히 만져봐도 된다고 말하였다. 사랑받는 걸 알고 있는 강아지라니, 너무 귀엽지 않은가!


센트럴파크에 온다면 꼭 베이글을 포장해서 풀 위에 앉아 먹어보기를 바란다. 뉴욕엔 유명한 베이글 집이 정말 많다. 나 또한 센트럴파크 근처에 위치한 'Liberty Bagels'와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ESS-A-BAGEL'을 포장해 각기 다른 날 센트럴파크에 앉아 먹어봤다. 우리가 베이글을 먹을 땐 길을 걷던 청설모가 혹시나 빵 부스러기라도 하나 떨어질까 하여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어떤 사람들은 피자 한 판을 통째로 포장해와 풀 위에 앉아 여유롭게 먹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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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파크에서 찍은 여유로운 사람들)

 

 

센트럴파크는 아마도 뉴욕에서 가장 경쾌한 공간일 것이다. 생명체들이 살아움직이고 지친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수많은 생명체들 속에서 나와 일행들도 여유롭게 앉아 가만히 베이글을 먹었다. 추위 속에서도 테이크아웃을 해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궁금했는데 그날의 나는 그들의 낭만과 여유를 언틋 알 것만 같았다.


 

 

다시 한국으로...


 

뉴욕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에게 뉴욕은 그다지 기대가 되지 않는 도시였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과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는 오늘날 서울과도 비슷하다. 정신없이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내가 사랑하는 여행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오랜 고민을 하였다. 나에게 뉴욕은 회색이었다. 수많은 차들과 사람들로 붐비는 세계인의 도시, 어쩌면 세계인의 낭만이 잠들어있는 이 뉴욕은 나에겐 회색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런지 마지막 날 내린 비가 회색빛 뉴욕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였다.

 

도시와 차가움. 뉴욕은 회색빛에 뭔가 모르게 차가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처음 방문한 뉴욕은 그저 차갑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차가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뒤 사람이 올 때까지 문을 잡아주는 배려와 고맙다는 말에 웃음으로 화답하는 그들의 매너. 도시 속에서 개를 보는 건 흔한 일이고 어느 매장이든 반려견들은 환영받는 존재이다. 실내 혹은 실외에 있는 강아지들을 보고 눈을 찌푸리는 이들 하나 없이 사랑스러운 눈빛과 미소로 답한다. 'How are you'라며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 대화 습관과 부담스럽지 않은 그들의 친절이 지구 반대편에서 온 낯선 이방인에게 참 따뜻하게 다가왔다.


뉴욕을 추천하는가? 이 질문에 마침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으리라.

 

'Absolutely!' 완전히, 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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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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