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글자로 그림을 읽게 해주는 -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글 입력 2022.11.17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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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아는 만큼 보인다고는 하나, 전시를 보러 갈 때 작가에 대해서만 알아보고 갈 뿐 작품 정보를 찾아본다거나 도슨트를 신청하거나 하진 않는 편이다. 제공되는 설명에 혹여 작품을 보는 시선이 갇힐까 괜히 꺼려지는 탓이다. 주어지는 리플렛 정도면 충분히 전시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명작을 감상하기 위해선 또 다른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동시대 작가의 전시가 아닌, 시대를 흘러서도 살아남은 명작들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작품이 ‘명작’이 된 맥락을 알고 난 뒤 작품을 접한다면 더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으리라.

 

솔직히 말하자면 미술사에 대해선 일자무식이다. 인상주의는 포착되는 순간을 중요시하는 화풍이라거나, 르네상스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부활을 추구했다거나.. 정도의 부끄러운 수준이다.

 

회화 전시에서도 붓터치 등의 표현적인 요소에 더 집중하곤 한다. 화가가 이 작품에 담은 열정이 궁금하고 어떤 대상을 더 강렬하게 드러내고 싶었는지 따위의 사소한 것들이 더 궁금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태도로 작품을 감상하면 그림이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해선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던 작품의 이름만 기억할 뿐, ‘무엇’을 그린 ‘어떤’ 화가였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다소 아쉽달까.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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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은 별 어려운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설명들로 가득해서 얕은 미술사 지식으로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쉬운 책이다.

 

솔직히 두께가 있어서 완독에 오래 걸릴까 조금 걱정스러웠는데, 하루 만에 뚝딱 읽었다. 책을 읽고 있는데 그림을 읽어내고 있는 느낌이랄까.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을 훼손하지 않고 설명하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들었다. 선을 넘지 않는 설명서라고 할 수 있겠다.

 

[“화산폭발로 한순간 사라졌던 로마의 옛 도시 폼페이가 발굴되며 아름다운 미술품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조각이나 벽화, 건축물들이었습니다. 회화가 땅속에서 2,000년을 버틸 수는 없죠. 당연히 그리스 로마 미술은 조각이 중심이 됩니다. 조각들이 대개 벌거벗고 있다 보니 다비드의 작품 속 인물들도 의상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p.87)

 

역사적 사실, 작품과 작가 간의 관계성을 쉽게 풀어주고 미술사조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기본이다.

 

이 책을 읽고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면, 책에서 읽어주는 그림에 대한 맥락을 바탕으로 작품의 내적 요소를 더욱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감상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또, 루브르가 아닌 다른 곳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과 비교함으로써 이 작품이 왜 명작인지 납득 되도록 설명하는 방식이 참 마음에 들었다.

 

비교되는 작품을 그린 화가가 다소 안쓰럽지만, 본래 무언가를 설명하기 위해선 유사한 사례에 견주어 설명하는 것이 가장 이해가 쉽지 않은가. 루브르 소장작에 대한 도슨트로서 손색이 없는 설명이다.(덕분에 <밀로의 비너스>가 왜 위대하다는 것인지 나는 이제야 알았다... 확실히 다른 작품들에 비해 아름답더라.)

 

만약에 유럽 여행 계획에 루브르 박물관 방문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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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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