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여러분 지금부터 제가 무슨 말을 할 거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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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입력 2024.02.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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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기고 노하우'라...

 

사실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왜냐하면, 노하우가 없기 때문에. '노하우'라 함은, '어떻게 하는지 안다'라는 뜻인데, 난 글을 쓸 줄 모른다! 그럼 지금 네가 하고 있는 것은 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비꼬기', 혹은 '영업', 또는 '하소연'을 하는 중이라고.


글을 잘 쓴다는 사람들의 글을 보면 놀랍다. 세련된 글감과 논리정연한 흐름, 명료한 결론. 그들의 글은 때로, 감동을 만들어 내는 힘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남이 쓴 글을 보며 새어 나오는 눈물을 찍어 내다가, 내가 쓴 것들을 보면 조금 허탈하기도 하다. 뭐 이런 걸 글이라고 쓸까 싶다.


그래도 내 글을 봐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어 말하자면, 내 글에서 재밌는 부분은 '방향성'이다. 나는 다수의 글에서 언급되는 것과는 다른 의견을 발화하고자 노력하는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해서 굳이 말하지 않는 부분이라든가, 언급되지 않는 소수-또는 나-의 의견이라든가. 잘 담겼을 진 모르겠지만 상관없다. 쓴 자의 의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읽은 자의 감상이기에(^^)


글감을 잡을 때, 머릿속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면 포털 사이트의 뉴스 탭을 돌아보고는 한다. 현시점에서 가장 불타는 화제는 무엇인지, 어떤 반응들이 오고 가는지 구경한다. 공감이 가는 댓글은 적어놓기도 한다. 행여나 나중에 관련해서 쓰고 싶은 것이 생길 수도 있지 않나?-그래놓고 잃어버린 쪽지가 셀 수 없을 정도다.- 가끔 서치하다가 아트인사이트 오피니언을 마주치면 반갑다. 아, 정말 불타는 열정을 가지신 분들(하트).


어떻게 어떻게 글감을 잡아서 쓰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모든 것들을 일단 쓰고 본다. 이건 글 쓰는 분들이라면 많이들 공감하실 것 같은데, 말을 고르고 쓸 수 있는 것만 쓰려고 하면 글이 진행되지 않는다.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열심히 고르고 골라 쓰고 나면 글이 턱없이 짧을 때도 있고, 생각보다 기대에 못 미치는 글이 나왔을 때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자판 위에 올려둔 손이 굳어가는 인고의 시간을 극복하시는 분들을 존경한다. 나는 그렇게 못 한다. 앞으로도 못할 것 같다...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고 나면, 완성된 결론이 맘에 들지 않을지라도 일단 한 번 쭉 읽어 본다.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으면 임시저장을 누르고 눕는다. 잠을 청한다. 그리고 그 글은 잊히겠지... 나중에 펴 봤을 때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수도 있다. 낙관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괜찮다 싶으면, 다시 읽으면서 쳐낼 것을 '즉각' 쳐 낸다. '음, 이 부분 체크!'하고 넘어가면 까먹는다. 재밌는 건, 이 과정에서 내 주장의 맹점을 찾고 보완하거나 결론을 바꾸게 되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있다는 것이다. 비로소 완성한 글이 처음 썼을 때와 확연히 다를 때 흥미로운 것 같다. 또 그런 식으로 글을 써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말이다. 아무튼, 읽다가 걸리는 부분이 없어졌을 때 비로소 기고, 또는 발행이나 업로드를 한다. 이 일련의 과정이 항상 반복된다.


노하우랄 건 없지만, 캐치한 글감에 대한 생각을 의식의 흐름대로 쓴 후 정신 붙잡고 퇴고하는 것이 내가 글을 기고하는 방법이다. 가끔 정신이 덜 붙잡혔는지 오탈자나 비문, 논리상의 오류가 글 안에 남아있는 채로 기고가 될 때가 있는데, 앞으론 그러지 않도록 눈을 동그랗게 뜨고 퇴고할 생각이다!!

 

아, 제목 얘기를 빼먹었다. 제목과 요약 글은 무조건 '클릭해 보고 싶은 문구'여야 한다. 내 기준, 보고 궁금해질만하거나, '피식'하게 된다면 합격이다. 요약 글은 제목을 설명할 만한데, 약간 신비로워야 한다. 너무 많은 걸 보여주면 내용을 제대로 안 읽게 되는 것 같다. 오늘 제목과 요약 글은 그런 의미에서 조금 마음에 든다!


아무튼, 아트인사이트에 글을 기고하기 시작한 후 이제 2년 차가 되었는데, 아직도 능숙하지 않아 실수가 잦다. 그런데도 하나 조금이나마 늘었다고 생각하는 건, 글을 쓸 때 힘을 빼고 내 생각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가는 능력이다. 미사여구를 붙이거나, 복선을 숨겨 놓거나, 장치를 심어 놓는 등 글을 아름답게, 기술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수하다. 사람들이 내 글을 보길 원하고 내 글로부터 '이러한' 걸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틀린 건 아니다. 

 

그렇지만, 방향을 설정해 놓고 원하는 피드백을 얻기 위해 고민하다가 건조하게 말라버린 글들을 여럿 남겨 놓고 나니, 홀가분한 머리와 손이 만드는 글이 얼마나 매력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읽으면서도 부담이 없고, 읽는 이가 본인의 상황과 연결 지을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글. 그것이 내 글의 목적지이지 않을까, 싶다.


글은 살면서 어떤 형태로든 계속해서 써야 하고 읽어야 하는 존재다. 그 존재가 때로는 귀찮고 힘겨울지라도 다들 건필하셔서 챕터의 끝의 끝에 예쁜 이야기를 담은 솔직함을 완성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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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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