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미쳤습니까, 휴먼?! Are you crazy, HUMAN?!展 [Chung M Art Company]

글 입력 2022.08.07 12:09

미쳤습니까, 휴먼?!

Are you crazy, HUMAN?!展

포스터.png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것

Chung M Art Company

청엠아트컴퍼니는 2022년 8월 25일까지 08AM 작가의 개인전 <미쳤습니까, 휴먼?! Are you crazy, HUMAN?!展>을 1층과 2층 공간에서 개최한다. 본 공간에 들어서게 된 계기는 자연스러운 이끌림과 호기심 때문이었다.

어느 날, 삼청동을 거닐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에 보이는 캔버스에 시선이 갔다. 문득 보이는 그림에는 피너츠(peanuts) 캐릭터가 등을 돌린 채 앉아있었다. 캐릭터를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주제로 한 전시겠다고 생각하며 전시장에 들어섰다.

그러나 전시 주제는 확신에 찬 예상을 180도 뒤엎었다. 캐릭터 이미지를 '차용'하여 그 이면에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냄으로써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낸 그림들이 걸려있었다.

US/Earth 727x910mm Oil on canvs. 2022

전시 제목인 '미쳤습니까, 휴먼?!'은 빅데이터 낚시 드립에 사용되는 일종의 밈(meme)으로 커뮤니티 상에서 흥미를 끄는 제목을 올리고 본문에서는 인공지능 로봇 이미지를 개시해 사람들을 속이는 형태로 유행했다.

이러한 밈을 개인전 타이틀로 정한 08AM 작가는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 미처 외면할 수 없게 하는 '미쳤습니까, 휴먼?!' 현상처럼 사람들이 외면할 수 없는, 그러나 정작 외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그는 도시의 윤택한 삶과 그 이면에 자리한 희생의 대조적인 모습에 주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자원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개인의 자유를 만끽하게 해주는 편리와 만족을 누리기 위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또한 인간의 욕심으로 자연의 울타리에서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이 그저 말없이 죽거나 눈에 띄지 않게 숨어서 살아야 하는 암울한 시대상을 반영한다.

표정을 숨긴 채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피너츠(peanuts)의 뒷모습이 오버랩되어 동물을 포함한 생명체의 아픔은 강조된다.

작가는 본 전시가 캠페인이 아님을 명시한다. 시각 예술가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평면 회화로 풀어낸 소통의 장이라고 말한다.

다만, 관람객에게 당부하는 한 가지가 있다. 전시 이후, 그들이 한 번이라도 자신의 주변을 되돌아본다면 그 행위만으로도 충분할 거라고. 더 나아가 인류애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작품과 밈(meme)이 다시금 떠오른다면, 성공적인 전시가 될 것이라는 작지만 큰 소망을 내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