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전시를 보러 가는 이유 [시각예술]

글 입력 2022.07.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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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전시를 보러 가는가?


 

현대인은 왜 많은 문화 향유의 선택지 중 ‘전시’를 택할까?

 

사실 궁금한 작품이 있으면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된다. 사진이 다각도로 자세하게 나와있을 뿐더러, 갖은 설명까지 볼 수 있다. 굳이 모나리자를 보러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전시도 등장하였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장소성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전시 유형의 새로운 틈을 만든 것은 분명하다. 어쩌면 앞으로 그 영역은 더욱 확장되고 발전되지 않을까.

 

전시 밖에도 수많은 선택지가 존재한다. 영화나 독서, 운동에서 OTT서비스까지, 현대인이 향유하고 있는 문화 생활의 형태와 폭은 정말 넓다. 이러한 것들 사이에서 ‘전시’는 어떻게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하고 유지하는가?

 

다시 말해, 관람객의 입장에서 전시는 어떤 매력을 지니는가? 관람객은 왜 전시를 보러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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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흡인력, 몰입


 

미술관은 작품과 독대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관람객이 높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관람객은 자유 동선으로 이동하며 원하는대로 작품을 관람한다.

 

물론 미술관은 공간을 분리하거나 구역의 순서를 표시하는 등, 어느 정도 강제성을 부여한 동선을 제안한다. 따라서 관람객은 자유로우면서도 일관적인 관람이 가능하며, 종국적으로는 전시의 주제를 이해하고 체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미술관은 작품에 집중하기 좋은 분위기를 구성한다. 작품을 두는 공간의 벽 색깔, 조명의 색과 밝기 등 모든 것이 관람 경험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확실히 핸드폰이나 태블릿으로 작품을 살펴보는 것 보다 흡인력 있는 전시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중층적 경험의 제공


 

다음으로, 전시 관람은 자아효능감을 고취시키기에 좋은 기제이다. 관람객은 전시를 통해 예술이라는 학문을 더 쉽게 향유할 수 있다. 예술적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었음을 느낀다.

 

그뿐만 아니라, 예술은 사회의 여러 이슈나 다른 학문과 잘 어우러지는 특성이 있다. 작가가 인간과 사회에 대해 통찰한 내용을 예술을 통해 공유하고, 관람객은 이에 대응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낸다. 평소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낯설게 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평소에 많이 노출되어 무뎌졌던 이슈를 다시금 상기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예술은 역사, 철학, 과학 등 다양한 학문과 결합하여 관람객에게 간학문적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렇게 전시는 지적 확장 및 감성의 자극, 새로운 시각의 확보 등 중층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한번의 전시 관람을 통해 '문화 향유' 이상의 경험, 즉 성숙해진 시각을 지닌 ‘나’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원하는 만큼만, 원하는 방식으로


 

특히 전시의 이러한 중층적 경험 제공이 유의미한 이유는, 관람객이 전시에서 정보를 습득하고 체화하는 과정이 상당히 '주체적'이라는 점이다. 드라마, 영화 등과 같은 문화 콘텐츠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특장점으로 짚을 수 있는 지점이다.

 

관람객은 작품 자체를 제외하고 작품의 제목이나 벽에 적힌 설명, 팜플렛, 그 외 관련된 컨텐츠 등의 정보를 모두 자신이 원하는 만큼만, 원하는 방식으로 취할 수 있다.

 

또한,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 - 동선이나 공간의 분위기 등 - 이 존재하지만 관객에게 대부분의 자율성을 일임하는 구조이다. 즉 전시 외적의 생각을 가져오기도 쉬운 환경이다. 그러므로 관람객은 각자의 감상에서 '주인공'에 가까운 양상으로 존재한다.

 

자신의 의식을 끊임없이 재구성하는 자아를 재확인함으로써 보다 더 발전된 나에 환희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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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전시


 

전시를 보러가는 표면적인 이유는 다양하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할 사진을 찍기 위해, 해외 유명 미술관의 작품을 국내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문화 생활을 하고 싶어서 등. 본 에세이에서는 그 기저에 미술관이 제공하는 중층적 경험이 핵심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포착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계속해서 생겨나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산물뿐만 아니라 전시 관람 형태도 가상뮤지엄 등으로 굉장히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람객이 전시를 보는 이유, 미술관을 찾는 본질적인 이유에 대해 보다 깊은 통찰과 지속적인 탐구가 필요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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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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